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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진단 신청 ‘0’… 꽁꽁 얼어붙은 서울 아파트 재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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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동 작성일자2018.12.07. | 511 읽음

3월 기준 강화후 줄줄이 표류

국토교통부가 올해 3월 아파트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강화한 뒤 서울에서 안전진단을 신청한 아파트 단지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부활한 재건축 부담금과 강화된 대 출규제 등 시작부터 완료 단계까지 촘촘한 규제망에 걸려 서울 재건축 사업이 줄줄이 표류하고 있다.


6일 자유한국당 박완수 의원이 서울시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재건축 안전진단을 신청한 아파트는 27곳이었다. 모두 3월 5일 안전진단 기준이 강화되기 전에 신청했고 이 중 4곳만 통과했다. 그나마 서초구 방배동 삼호1∼3차와 구로구 오류동 동부그린 등 2곳은 추가로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까지 통과해야 재건축이 가능하다. 조건부 재건축(D등급)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서초구 관계자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조만간 적정성 검토를 의뢰할 계획”이라며 “이르면 내년 2월 초에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했다.


국토부는 올해 초 안전진단 평가항목에서 구조안전성 비중을 50%로 높이고 조건부 재건축 판정 시 건설기술연구원 등 공공기관에서 적정성 검토를 반드시 받도록 하는 등 기준을 강화했다. 기존에는 재건축 가능 연한(30년)만 넘기면 재건축을 하기 쉬웠는데 이를 틀어막은 것이다. 안전진단은 재건축 사업의 첫 단계로 이를 통과하지 못하면 사업 추진 자체가 불가능하다.


강화된 규정이 시행되기 직전 막차를 타기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에는 안전진단 신청이 쏟아졌다. 하지만 3월 4일까지 안전진단 관련 용역 계약을 맺지 못하자 통과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대부분 안전진단을 포기했다. 민간 정비업체를 선정해 정밀 안전진단을 받으려면 단지 규모에 따라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비용이 든다.


목동 신시가지 14개 단지 집주인들로 구성된 양천발전시민연대 관계자는 “적정성 검토를 거치라는 건 사실상 통과시켜주지 않겠다는 의미라 주민들이 비용까지 들여 추진하길 부담스러워한다. 일단은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아파트가 최근 주민 대상으로 비용을 모금하는 등 안전진단을 진행하겠다며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부동산업계는 통과 확률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안전진단을 통과한 곳도 올해 부활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때문에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강남구 대치동 쌍용2차와 서초구 반포동 주공아파트 1단지 3주구는 각각 6월과 7월 시공사를 선정했지만 몇 달째 시공계약을 맺지 못하고 있다. 건설사와 조합원들 간 세부조건에 대한 이견 때문이지만 이면에는 수억 원의 재건축 부담금을 부담스러워하는 조합원이 늘면서 사업 추진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치 쌍용2차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이대로는 시공계약이 언제 될지 장담할 수 없다”며 답답해했다.


재건축 부담금 때문에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 5단지와 6, 7단지는 재건축추진위원회 설립을 올해에서 내년으로 미뤘다.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 추진위 설립 시점의 공시가격과 재건축 종료 시점의 시세 간 차이를 초과이익으로 본다. 올해 집값이 많이 올라 내년에 공시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예상 초과이익이 줄어든다.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재건축 부담금에서 벗어났지만 대출 규제에 발목이 잡힌 단지들도 있다. 정부는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조합원 이주비를 포함한 대출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40%로 낮췄다. 2주택 이상 보유자는 추가 대출도 안 된다. 송파구 신천동 미성·크로바 아파트는 이주비 확보가 어려워 이주 시기를 내년으로 미뤘다. 최근 시공사인 롯데건설에서 1500억 원의 추가 대출을 받는 것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벌였지만 부결돼 이주 일정이 난항에 빠졌다.


재건축 사업이 지연되면서 중장기적으로 서울의 새 아파트 공급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근 2008년 이후 10년간 완공된 서울 아파트(28만8576채)의 60%(17만3046채)는 재건축이나 재개발 사업으로 지은 곳이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재건축 사업이 지연되면 향후 5년, 길게는 10년 이후 서울의 공급 물량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면 서울 내 새 아파트의 희소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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