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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비중 더 커진 기업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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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동 작성일자2018.11.05. | 154 읽음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임직원이 300명 이상 근무하는 대형 사업장 근로자 가운데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 유연성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기업들이 노동비용을 줄이기 위해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 근로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일자리의 질이 나아지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공공부문과 달리 민간 대기업과 중견기업에서는 일자리의 질이 나빠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4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300명 이상이 일하는 대형 사업장의 임금근로자는 총 253만4000명이며 이 중 37만3000명이 비정규직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8월(33만4000명)보다 3만9000명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정규직 근로자는 2만9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위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300인 이상 대형 사업장에서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많이 늘어난 건 2011년 8월 이후 7년 만이다. 이에 따라 대형 사업장에서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비율은 17.2%로 1년 전 15.6%보다 1.6%포인트 올랐다.


최근 수년간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하고 대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300인 이상 사업장의 임금근로자는 꾸준히 증가해 왔다. 2012∼2017년에는 정규직이 주로 늘었다. 특히 2012년과 2015년에는 정규직이 각각 10만 명 이상씩 늘었고, 반대로 비정규직은 3만 명 이상씩 감소했다.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바뀌는 일자리의 선순환이 이뤄진 셈이다.


그 결과 2012년 180만3000명이던 대형 사업장 정규직 수는 2017년 213만2000명으로 32만9000명 늘었다. 같은 기간 비정규직은 30만7000명에서 33만4000명으로 2만7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올해는 비정규직이 한 해 만에 3만9000명이나 늘며 이런 선순환 흐름이 깨져버린 것이다.


이처럼 대형 사업장에서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많이 늘어나는 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질 좋은 일자리를 늘리려던 정부의 의도와 달리 민간 기업들은 한번 고용하면 해고하기가 어려운 경직된 노동 시장 구조로 인해 비정규직을 늘리는 방법을 택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공공부문뿐 아니라 민간 기업에도 일자리를 늘려줄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직원이 더 필요하더라도 높은 비용이 드는 정규직을 뽑는 대신 비정규직을 뽑고 있다는 것이다. 이병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정규직을 뽑으라고 강요하면 오히려 채용이 줄어드는 딜레마가 생길 수 있는데, 기업들은 비정규직을 채용하는 식으로 노동시장 규제에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고용 안전망 강화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노동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노동개혁도 병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날 한국은행 역시 ‘BOK경제연구’에 실린 ‘우리나라 고용구조의 특징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현재 한국의 고용시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동이 막혀 있어 사회적 비용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이새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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