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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뒤처지기 싫어”…30대가 집 가장 많이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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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동 작성일자2018.11.01. | 27,230 읽음

직장인 남소영 씨(30·여)는 지난달 서울 노원구 월계동의 전용면적 84m² 아파트를 4억7000만 원 주고 계약했다. 2억 원 정도 대출을 받아 잔금을 치른 뒤 내년 2월 이곳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한다. 최근 부동산 거래가 급속히 끊기며 ‘상투 잡은 것 아닌가’ 하는 불안함도 있지만 남 씨는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지금이 아니면 서울에 집 살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는 게 그의 속내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른 지난해부터 1980년대 이후 출생자가 주축인 30대의 서울 아파트 구매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집값 광풍의 이면에는 30대의 대규모 시장 진입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추격 매수’로 인한 젊은층의 가계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31일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국감정원에서 제출받은 ‘서울 아파트 매수인 연령분석’ 자료에 따르면 9월 말까지 매수인의 나이가 확인되는 올해 서울 아파트의 거래건수는 총 7만7944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30대의 아파트 매입 건수가 전체의 29.5%(2만3002건)로 그동안 부동의 1위였던 40대(29.2%·2만2776건)를 간발의 차로 제쳤다.


서울의 아파트 구매자를 연령대별로 분석한 자료는 이번에 처음 공개됐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이후 40대가 줄곧 전체 거래의 30% 이상을 차지하면서 1위를 지켰지만 올해 처음으로 30대가 역전했다.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에서 30대 구매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대비 2.1%포인트 늘었다. 반면 40대는 같은 기간 2.9%포인트 줄었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로 최근 30대에게 아파트 투자가 ‘트렌드’가 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대신 다른 재테크에 나섰던 젊은이들이 낡은 투자로 여겨지던 부동산 투자로 회귀한다는 것이다. 맞벌이 부부가 많아 현금 흐름이 좋은 반면 자녀 수가 적고 교육비 지출 등이 40대보다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점도 과감한 투자에 나설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한 아파트(전용면적 84m²)를 7억 원대에 구입한 윤모 씨(35)는 최근 주위에 부동산 투자를 권유하고 있다. 그가 산 아파트는 10개월 만에 실거래가 11억 원을 넘어섰다. 윤 씨는 “집이 팔리지 않아 이른바 ‘하우스푸어’로 고생하던 부모님을 보고 결혼 후 5년간 전세로 살았는데, 최근 상사의 권유로 산 집이 크게 올랐다”며 “성공 사례가 속출하니 부동산에 투자하는 또래도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를 살던 30대가 최근 서울 아파트 구매에 나서는 것은 ‘나만 뒤처지고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라며 “거래 급감 상황에서도 주택 거래가 늘어난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구) 등도 30대의 수요가 몰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편이다. 특히 집값 급등 시기에 주택 구매가 몰렸기 때문에 앞으로 집값이 떨어지는 시기가 오면 집단 패닉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상훈 의원은 “30대들이 서울 집값이 더 오를까 싶어 무리하게 추격 매수한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며 “과다한 대출 및 전세를 끼고 집을 샀는지를 금융당국이 꼼꼼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30대의 아파트 거래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한국 부동산 시장의 핵심 수요층이 바뀐다는 의미”라며 “새로운 수요층의 등장은 시장을 지탱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박 위원은 “최근 집을 산 30대는 단기적인 집값 조정을 맞아 새로운 하우스푸어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박재명 jmpark@donga.com·강성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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