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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

전세보증금 받기 위한 노력, 고통받는 세입자

일어나지 않으면 더 좋을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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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쉬운 돈 관리의 시작
브로콜리입니다.

  ▶ 지난 포스트 요약  

이직과 이사를 동시에 해야 하는 A 씨, 전세 계약 만료 2개월 전 집주인에게 나가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전세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아니, 내 돈인데 대체 왜 줄 수 없다는 거지?'

2018년 2월 24일 A 씨의 일기

침착하게 상황을 파악하려 3일 밤을 꼬박 새웠다.

생각보다 비슷한 처지의 사람이 많았다.


별다른 조치 없이 계약을 연장한 사람도 많았다.

나는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 인터넷에 있는 대로 차근히 절차를 밟기로 했다.


아마, 긴 싸움이 될 것 같다.

▶ 2018년 2월 25일 본격적인 싸움의 시작

[#1. 내용증명 보내기]

내용증명은 우편법 시행규칙 36조에 의해 어떤 내용의 우편물을 언제 누가 누구에게 발송하였는가를 우체국장이 공적인 입장에서 증명하는 제도입니다. A 씨는 구두로 집주인과 싸우는 것보다 직접적인 '내용증명'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바로 내용증명을 보냈습니다. (A 씨는 당시 중개인 없이 부동산 직거래 했기 때문에, 내용증명은 집주인인 B 씨에게만 보냈습니다. 만약, 중개인 및 임대인 등의 관계가 있으면 모두에게 내용증명을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2018 3월 16일 A 씨의 일기

등기로 보낸 내용증명 서류가 반송되었다.

이유는 수신거부.


그래서 다음날 또 보냈다.

또 반송되었다.


전화로 따지고 싶었지만 집주인이 내 전화를 받지 않은지는 이미 일주일이 넘었다.


계속된 반송에 대처하여 반송된 내용과 신분증, 계약서 등을 챙겨

주민센터로 가 집주인 주민등록 초본을 발부받았다.


그리고 재판부에 제출하여 우편물을 송달했다.


우편물을 송달하면 법정절차에 따른 것이기에 등기로 보내지 않아도 받은 것으로 간주된다고 한다.


우선 전세자금 대출의 일부는 지금까지 모았던 결혼자금으로 메웠다.

여자친구한테 왠지 미안하다..


하지만 누구보다 걱정해주고 응원하고 도와주는 걸 보니 고맙기도 하다.


사회 초년생을 얕본 악마 같은 집주인.

내 이돈을 받기 위해 저승까지 따라가리..

▶ 2018년 4월 15일 이사 준비

[#2. 임차권등기 명령 고시]

A 씨는 새 직장에 출근하기 위해 새로운 집을 얻었습니다. 자금이 부족하기에 다른 대출을 알아봤지만 A 씨의 사정을 알게 된 부모님이 보증금 일부를 지원해주셔서 반 전세로 집을 구했습니다. 다시 전세를 하기엔 두렵기도 하고 자금도 부족했죠. A 씨의 여자친구가 동창이 변호사라 소개해줄 테니 같이 싸워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비용이 조금 들더라도 심리적인 압박을 위해 변호사를 통해 집주인에게 연락했습니다. 계약만료 2일 이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임차권등기 명령'을 하겠다고 말입니다.

** 임차권등기 명령이 된 집의 경우 중개사들이 해당 매물을 중개하지 않기 때문에 매물이 거래가 되지 않아 전세보증금 반환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2018년 4월 15일 A 씨 일기

이사 준비를 위해 짐을 쌌다.


비상금, 결혼자금까지 모아둔 돈이 다 허투루 날아간 것 같은 느낌이다.


서울에 오면, 이직하면 다 잘 풀릴 줄 알았는데..

연봉이 높아졌으니까 부모님 용돈도 늘려드리고 싶었는데..


비상금이라도 있어서 다행이다.


이사비용이 부족해 혼자 짐을 쌌다.

여자친구가 친구들한테 연락해 이삿짐을 싸는 날 도와주러 왔다.


비록 짐을 싸느라 만났지만 오랜만에 친한 사람들과 편하게 얘기하니 새삼 정말 행복했다.

그리고 너무 미안했다.


변호사가 임차권등기 명령에 대해 집주인과 통화했다 한다.


돈을 돌려줄 수 없단다.


뻔뻔한 집주인의 태도에 사람 잘못 만나 헛된 고생하는 내 신세가 처량해 눈물이 났다.


임차권등기 명령을 신청하면 중개인이

해당 매물을 중개하지 않는다던데..

오히려 집이 팔리지 않아 돈을 못 받진 않을까

생각이 많은 밤이다.


돈.. 돌려받을 수 있을까?

▶ 2018년 5월 5일 이사 완료

[#3. 임차권등기 명령 신청 완료]

결국 집주인은 돈을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이사 전,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하여 집 사진을 꼼꼼히 찍어뒀습니다. 그리고 변호사의 조언에 따라 집주인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지 못하게 빠르게 임차권등기 명령을 신청하고 2주 만에 확정을 받았습니다. 임차권등기 명령이란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고,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경우 세입자가 관할 법원에 해당 사실을 신청하여 법원의 명령에 따라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등기하는 제도입니다. 등기되면 임차인에게 우선변제권과 대항력이 유지되어 전세금 회수가 수월해집니다. A 씨는 임차권등기 명령이 확정될 때까지 문제가 있는 서울 집에서 성남까지 2주간 4시간을 넘게 출퇴근을 했습니다. 임차권등기 명령이 확정되고 난 후에는 새로운 집에서 편하게 출퇴근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마음은 편하지 못했지만 말이죠.

2018년 5월 8일 A 씨의 일기

임차권등기 명령 후 집주인은 변호사의 전화도 받지 않고 완전히 잠수를 탔다.


변호사의 추천대로 바로 지급명령을 신청했다.

지급명령이 확정될 경우 연 이자 15%까지 붙는다니

어디 X 줄 좀 타봐라..

▶ 2018년 5월 10일 종전의 낌새

[#4. 지급명령 확정]

A 씨의 집주인은 지급명령 확정 이후 돈을 준비했다며 연락이 왔습니다. 하지만 전액이 아닌 1천만 원이 부족한 금액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집주인은 A 씨의 변호사를 얕보는 초보 사기꾼이었던 듯합니다. 빠르게 집기류 압류 절차를 걸쳐 강제집행했습니다. 집기류 압류의 압박이 들어오자 집주인은 정신을 차린 걸까요. 전세금과 이자 그리고 변호사 선임비 모두 돌려주겠다며 2주만 기다려 달라 했습니다.

2018년 6월 20일 A 씨의 일기

남들은 2~3년이 지나도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글을 많이 봤는데 드디어 모두 돌려받았다.


변호사 선임비도 전부 받아내고 싶었지만

더 이상 골치 아프고 싶지 않아 인생교육비라 생각하고 말았다.


남은 대출금을 갚고 부모님께

보태드린 보증금도 돌려드렸다.


혼자 살아보기 전엔 '집'을 너무 쉽게 본 것 같다.

소송을 진행하며 배운 것이 너무 많다.


이런 고생을 하는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내 경험을 널리 알리고 싶다.


 이 글은 실제 사건을 각색한 것입니다. 전세보증금을 반환하기까지 변호사 선임비도 들고 꽤나 긴 시간이 들었지만, 그래도 짧은 시간 내 반환했으니 정말 다행인 사례죠.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 개인이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까지 끌고 가시는 분들도 많으십니다. 더한 경우는 그냥 계약을 연장하는 경우도 있죠. 집을 남이 산다는 이유로 투기의 용도로 생각하고 접근하는 악질적인 사례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더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갭투자, 단순히 이익과 손실이 아닌 누군가에겐 먹고사는 삶이 달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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