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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오브 리뷰] 측정되지 않는 아픔

조회수 2018. 12. 12. 07:4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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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첫 주의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소개합니다.

세상을 탐구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무엇보다 나를 알아가는 길
북클럽 오리진이 함께합니다

북클럽 오리진이 궁금하다면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살펴보는 '리뷰 오브 리뷰'입니다.


책과 저자에 관련된 정보 중심으로 전해 드립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생각의 디딤돌입니다. 애써 다가가야 할 이유입니다.


*소개할 만한 신간 추천도 받습니다. journey.jeon@gmail.com으로 알려주세요.

<아픔이 길이 되려면>의 저자 김승섭 고려대 보건과학대학 교수의 신간입니다.


이번에는 우리 몸을 둘러싼 지식의 사회사를 다뤘습니다. 저자가 20년간 의학과 보건학을 통해 공부해온 몸과 질병에 관한 주제들을 ‘지식 생산’의 맥락에서 비판적으로 조명했습니다.


저자는 “인간의 몸은 다양한 관점이 각축하는 전장”이라며 국내외 사례를 들어가며 몸을 둘러싼 지식의 생산 과정과 배후에서 작동하는 이해관계와 이데올로기를 들춰보입니다.


일제강점기의 인종주의 과학이라든가, 담배회사의 과학자 매수 사례, 대규모 재난 위험과 죽음의 불평등, 소득수준과 뇌의 차이 등의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합니다.


한 사회에서 어떤 지식이 생산되고 배제되는지, 누가 왜 특정 지식을 생산하는지 비판적으로 살펴보는 한편, 진정으로 필요한 지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상식’이라 불리는 것들에 대해 반문할 줄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몸은 다양한 관점이 각축하는 전장입니다. 저는 그 관점들이 모두 동등한 수준의 합리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권력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 더 많은 눈길을 주고, 권위에 굴하지 않고 비판적 질문을 던지는, 여러 가설과 경쟁하며 검증을 통해 살아남은 관점들이 그렇지 못한 관점들보다 우리에게 더 많은 의미를 준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당장은 사소해 보일지도 모르는 그 차이를 분별해내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차이가 먼 훗날 돌이킬 수 없는 거대한 간격이 되는 경우를 종종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공공 분야의 디지털 자동화가 초래할 사회적 문제를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저자 버지니아 유뱅크스(Virginia Eubanks)는 뉴욕주립대 정치학 교수이자 초당적 싱크탱크인 뉴아메리카New America의 일원으로도 활동하는 운동가입니다.


디지털 정보가 정부와 기업에 의해 수집, 저장, 공유되고 그것이 다양한 사회적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데 관심을 갖고 활동하는 아워데이터바디즈프로젝트Our Data Bodies Project 공동 창립자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도 디지털 시대 공공 분야의 의사 결정이 갖고 있는 문제점들을 이야기합니다.


최근 공공서비스에도 자동화 기술이 도입되면서 한편에서는 빅데이터, 알고리즘 등의 첨단 기술 도구가 관료주의를 대신해 효율과 투명성을 높여줄 거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자동화된 의사 결정 시스템이나 데이터마이닝, 위험 예측 모형 등 공적 서비스 분야에 침투한 첨단 기술이 빈곤층이나 소수자, 소외 집단에 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고발합니다.


통합 데이터 시스템과 디지털 감시 인프라는 역사상 비할 데 없는 수준의 통제력을 제공하는 만큼, 신기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 설계 원칙을 지금 당장 논의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원제 Automating Inequality: How High-Tech Tools Profile, Police, and Punish the Poor. 2018년 1월 출간.

소외 집단은 공적 혜택에 접근하거나, 치안 유지가 잘되는 지역을 통행하거나, 의료보험 제도 안으로 들어가거나, 국경을 넘을 때, 더 높은 수준의 데이터 수집 요구에 맞닥뜨린다. 수집된 데이터는 이들을 의심과 추가 조사의 표적으로 삼는 데 이용되면서, 소외 집단의 주변성을 강화하는 작용을 한다. 이들 집단은 부적격하다고 여겨져 처벌적 공공 정책과 집중 감시 대상으로 지목되고, 이런 순환이 다시 시작된다. 이는 일종의 집단적 적신호이자, 되먹임 되는 불평등의 순환 고리이다.

최근 자본주의의 불평등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미국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의 책입니다. 부제가 '무엇이 중산층을 무너뜨리고 있는가'입니다.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1949년생)은 하버드 법대 교수 출신으로 2012년 상원의원으로 선출된 후 당내에서도 더 진보적인 활동을 펴왔습니다.


이 책은 지난 8월 저자가 발의한 ‘책임 있는 자본주의법Accountable Capitalism Act’을 발의하기까지 자신의 문제의식을 이야기합니다.


미국의 몰락한 중산층을 대표하는 세 인물의 인터뷰 내용과 자신의 어린 시절 가족 이야기를 교차시켜가며 정치가로서의 신념을 담았습니다.


트럼프 당선 직후 쓴 이 책에서 저자는 2008년부터 심화된 경제위기와 불평등 문제, 중산층 몰락, 세대간 소득 격차를 이야기하며 “지금이 바로 싸울 시점”이라고 말합니다.


레이건 정부 시절부터 시작된 부자 감세와 낙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자본주의의 황금시대'로 돌아가자고 주장합니다.


원제 This Fight Is Our Fight: The Battle to Save America's Middle Class. 2017년 4월 출간.

오늘날 이 나라는 상류층 사람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한다. 로비스트와 변호사 군단을 고용할 만큼 부유한 모든 기업에게 유리하게 작동한다. 고용된 근로자보다 더 저율로 세금을 내는 모든 백만장자에게 유리하게 작동한다. 워싱턴의 호의를 살 돈이 있는 모든 사람에게 유리하게 돌아간다...

훨씬 더 매끈하고 교활하며 근사한 모양새를 갖춘 새로운 부패는 우리 정부를 잘못된 길로 인도하고 매일같이 한 가지 결정을 내릴 때마다 부자와 권력자를 항상 챙기도록 만든다. 이 부패는 정부를 부와 영향력을 이미 손에 쥐고 있는 사람들의 도구로 변질시킨다. 이 부패는 미국의 중산층을 도려내고 우리의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심리학자가 쓴 독특한 시각의 뇌과학 책입니다.


저자 닐스 비르바우머(Niels Birbaumer)는 현재 독일 튀빙겐대학교 의료심리학·행동신경생물학 연구소 소장이며, 공동 저자인 외르크 치틀라우(Jorg Zittlau)는 독일 프린랜서 저널리스트입니다.


저자들은  '뇌의 사고가 과대평가’되었으면서, 텅 빈 상태의 중요성을 역설합니다. 뇌가 지칠 줄 모르고 밤낮으로 일할 경우 대뇌피질의 뉴런은 사방에서 전하를 계속 생성할 것이고 결국 과부하가 걸리게 된다는 거지요.


따라서 오히려 “우리 뇌는 텅 빈 상태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텅 빈 상태'란 사고와 감각이 멈춰서는 ‘무(無)’의 상태를 말합니다.


욕조에 몸을 담근 최적의 휴식이나 수면을 통해 ‘텅 빈 상태’를 만날 수도 있지만, 명상이나 섹스, 스카이다이빙 같은 스포츠나 특정한 리듬이 만들어내는 재즈연주 같은 무아지경에서도 일순간 ‘텅 빔’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런 텅 비우기가 휴식과 치유, 창의력과 에너지를 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여러 실험과 데이터를 통해 보여줍니다.


원제 Denken wird überschätzt 2016년 9월 출간.

자연은 이 뇌 영역을 지칠 줄 모르고 밤낮으로 일하는 생각 펌프로 창조했다. 대뇌피질을 이렇게 활동하도록 내버려둔다면 대뇌피질의 뉴런은 사방에서 전하를 계속 생성할 것이고 결국 전하는 너무나 많아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단순히 발작 수준을 뛰어넘는, 아주 강력하고 당사자를 압도하는 대폭발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중략) 이런 상황에 이르지 않으려면 두꺼비집이 설치되어야 한다. 두꺼비집 역할을 하는 것은 시상과 여기에 속한 신경전달물질 및 뉴런이다.

국내 나무 전문 작가가 전국의 숲을 답사하며 쓴 에세이입니다.


저자 강판권(1961년생)은 경북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현재 계명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있으면서 나무와 생태 답사에 관한 책을 써왔습니다.


이 책에서도 저자가 계절에 맞춰 국내 각지의 숲을 다니며 나무를 관찰한 여정을 글과 사진으로 기록했습니다.


전라북도 부안 내소사 전나무숲을 비롯해 충청북도 보은 법주사 오리숲, 경상남도 합천 해인사 소나무숲, 전라남도 장성 백양사 비자나무숲, 제주도 절물 자연휴양림 등 전국의 다양한 숲들이 소개됩니다.

중국의 <후한서>와 <삼국지>에 따르면 소도는 기원 전후에서 기원후 4세기까지 삼한시대 마한, 변한, 진한의 제사 장소였다. 그런데 이 장소에는 언제나 나무가 있었다. 그 나무는 다름 아닌 솟대, 즉 솟아오른 나무였다. 소도는 국법도 미치지 못할 만큼 신성한 장소였는데, 그 누구도 이곳으로 도망온 죄인을 잡아갈 수 없었다. 우리도 각자 마음에 소도를 만든다면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신성한 공간을 가질 수 있다.

최근 칼럼으로 화제가 된 김영민 교수의 짧은 글들을 모은 책입니다.


저자는 하버드대에서 동아시아 사상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현재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로 있으면서 일간지 등에 칼럼도 쓰고 있습니다.


이 책은 지난 10여 년간 다양한 매체에 기고해온 칼럼을 비롯해 주례사, 졸업 축사 등 56편의 다양한 에세이를 묶었습니다.


자신이 일상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영화에서, 대화에서 만나고 경험하고 생각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책을 매개로 “내 곁의 사람들과 함께 사는 일에 대해 떠들고”, “우리 사회에 통용되는 불문율을 깨뜨리는, 비판적 인식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그리하여 나는 어려운 시절이 오면, 어느 한적한 곳에 가서 문을 닫아걸고 죽음에 대해 생각하곤 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불안하던 삶이 오히려 견고해지는 것을 느꼈다. 지금도 삶의 기반이 되어주는 것은 바로 그 감각이다. 생활에서는 멀어지지만 어쩌면 생에서 가장 견고하고 안정된 시간. 삶으로부터 상처받을 때 그 시간을 생각하고 스스로에게 말을 건넨다. 나는 이미 죽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버티고 살아갈 수 있다고.

SF 문학계에서 주목받아온 중국계 미국 작가 켄 리우의 대표 단편 선집입니다.


켄 리우(Ken Liu, 1976년생)는 중국 간쑤 성의 란저우 시에서 태어나 열한 살 때 가족과 미국으로 이민한 후 하버드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한 후 하버드 법학 전문 대학원을 졸업, 변호사로 일하면서 소설도 써왔습니다.


2011년에 발표한 단편 「종이 동물원」이 이듬해 SF 및 판타지 문학계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휴고 상과 네뷸러 상, 세계환상문학상을 휩쓸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대표작 「종이 동물원」을 비롯해 SF에서부터 환상문학, 하드보일드, 대체 역사, 전기(傳奇)소설에 이르기까지 켄 리우의 작품 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총 14편의 중단편 소설을 묶었습니다.


원제 The Paper Menagerie and Other Stories. 2016년 3월 출간.

“봤지요? 틸리가 없으면 당신은 일을 할 수가 없어요. 자신의 삶조차 기억 못 하고, 어머니한테 전화 한 통 못 겁니다. 이제 인류는 사이보그입니다. 우리는 이미 오래전에 의식을 전자(電子)의 영역으로 확장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자아를 두뇌 속으로 다시 욱여넣기가 불가능합니다. 당신들이 파괴하려고 했던 당신의 전자 복제판은 문자 그대로 실제의 당신입니다.”

「천생연분」 중에서

톨스토이의 대표적인 중단편을 새로 번역해 묶은 책입니다.

 

석영중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교수와 정지원(고려대 노어노문학과 박사과정)이 번역했습니다.


중편소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1886년에 출간된 것으로 톨스토이의 중단편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입니다. 성공한 판사로서 출세 가도를 달리며 평탄한 인생을 살아가던 주인공 이반 일리치가 어느 날 찾아온 원인 모를 병으로 서서히 죽어 가는 과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단편 '광인의 수기'는 죽음에 대한 공포로 정신적인 고통을 겪는 주인공이 광인이 되기까지의 사연을 기록한 이야기입니다. 1884년 무렵 집필되어 똘스또이 사후인 1912년에 출간된 미완의 단편입니다. 여행 중 작은 마을의 여관방에서 갑작스레 엄습한 우울과 공포에 시달렸던 똘스또이 자신의 자전적 체험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원제 Smert' Ivana Il'icha, Zapiski sumasshedshego.

〈맹장? 신장?〉 그는 혼잣말을 했다. 〈이건 맹장 문제도 아니고 신장 문제도 아니야. 이건 삶, 그리고…… 죽음의 문제야. 그래, 삶이 바로 여기에 있었는데 자꾸만 도망가고 있어. 나는 그걸 붙잡아 둘 수가 없어. 그래. 뭣 하러 나를 속여? 나만 빼고 모두들 내가 죽어 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어. 남은 시간이 몇 주냐, 며칠이냐, 그것만이 문제야. 어쩌면 지금 당장일 수도 있어. 빛이 있었지만 이제 캄캄한 어둠뿐이야. 나도 여기 있었지만, 곧 그리로 가겠지! 그런데 그게 어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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