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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오브 리뷰] 종교가 아니어도

조회수 2018. 9. 19. 08: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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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둘째 주의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소개합니다.

세상을 탐구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무엇보다 나를 알아가는 길
북클럽 오리진이 함께합니다

북클럽 오리진이 궁금하다면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살펴보는 '리뷰 오브 리뷰'입니다.


책과 저자에 관련된 정보 중심으로 전해 드립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생각의 디딤돌입니다. 애써 다가가야 할 이유입니다.


*소개할 만한 신간 추천도 받습니다. journey.jeon@gmail.com으로 알려주세요.

일본의 국민작가로 불렸던 엔도 슈사쿠의 강연집입니다. 최근 영화로도 제작된 소설 《침묵》으로 유명합니다.


엔도 슈사쿠(遠藤周作, 1923-1996)는 게이오 대학 불문과를 졸업한 후, 프랑스 리옹 대학에서 불문학을 공부하다 결핵으로 2년 반 만에 귀국한 뒤, 본격적인 작가로 활동했습니다. 1995년 문화훈장을 받았고 자주 노벨문학상 후보에도 올랐습니다.


‘신과 구원의 문제’, ‘그리스도교의 아시아적 수용’이라는 묵직한 주제의 종교소설을 주로 발표했고, 간간이 밝고 유머러스한 산문과 대중소설도 출간되었으나 강연집이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1966-1986년 사이 진행된 아홉 차례의 강연을 엮었습니다.


자신의 대표작 《침묵》을 비롯한 《사무라이》와 《스캔들》에 얽힌 이야기를 비롯해,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 조르주 베르나노스의 《어느 시골 신부의 일기》 등 20세기 유럽 문학 속 기독교와 인간의 모습을 재치 있는 말솜씨로 풀어갑니다.


원제 ‘인생의 후미에(人生の踏繪)’는 《침묵》의 독자가 작가에게 보낸 편지에서 따온 표현이라고 합니다. ‘후미에’는 에도시대에 기독교 신자를 색출하기 위해 성상을 동판에 새겨 나무판에 끼워 넣고 밟게 한 것을 말합니다.


작가는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 나름대로 ‘시대의 후미에’, ‘생활의 후미에’, ‘인생의 후미에’가 있기에 소설을 자신의 인생이나 생활에 투영해서 읽고 감동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원제 人生の踏繪. 2017년 1월 출간.

우리 소설가는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인생을 알 수 없고, 인생에 대해 결론을 낼 수 없기 때문에 손으로 더듬듯이 소설을 쓰고 있을 뿐입니다. 인생에 대해 결론이 나오고 미혹이 사라졌다면 우리는 소설을 쓸 필요가 없겠지요. 소설가는 헤매고 또 헤매는 사람입니다. 어둠 속에서 헤매고 손으로 더듬어가며, 인생의 수수께끼에 조금씩이라도 다가가고 싶어서 소설을 쓰는 겁니다.

'탈종교' 사회에서 종교 없이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폭넓게 살펴보고 조언하는 책입니다.


저자 필 주커먼(Phil Zuckerman)은 미국의 종교사회학자입니다. 현재 캘리포니아 주 클레어몬트 피처 칼리지 교수로 있으면서 무종교 문화를 연구하고 책을 써왔습니다.


이 책에서는 역사 속에서 무종교주의의 전통을 돌아보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종교 없는 사람들의 내면과 삶의 방식을 탐구합니다. 무교인 사람들의 스펙트럼은 폭이 넓지만 도덕성과 인간애, 공동체와 사회에 대한 연대의식,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관점 등에서 공통점이 있다는 데 주목합니다.


무종교인에게는 종교적 심성이 없을 것이라는 편견과는 달리, 이들은 자기 확신과 타인에 대한 공감, 책임감 있는 시민의식, 합리적인 의사 결정,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 같은 것들로 삶을 충실히 꾸려 간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어야 종교의 의미는 물론이고 인간성의 본질도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종교 없이 살아도 괜찮을지, 자녀를 종교 없이 키워도 될지, 종교 없는 사회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고난이나 큰 병을 맞닥뜨릴 때 종교 없이 어떻게 대처할지 등에 대해 조언합니다.


원제 Living the Secular Life: New Answers to Old Questions. 2014년 12월 출간.


무종교인이 된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활력과 의욕, 열정, 끈기를 갖고 지금 여기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여기의 삶이야말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유일한 삶이기 때문이다. 또 이 세상이 우리가 가진 전부이므로 세상을 더욱 나은 곳으로 만드는 일에 헌신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신이나 구원자보다 가족과 친구들을 더 사랑하고 선을 행하며 타인들을 올바르게 대하는 것과도 연관되어 있다. 이런 행위가 세상을 모두에게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철학자 이진경의 신작입니다. 이번에는 선불교를 공부하며 사색한 과정의 기록입니다.


철학자의 눈으로 본 불법 세상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의문을 던진 결과물입니다.


≪벽암록≫으로 촉발된 지은이의 호기심은 다양한 선어록을 접하며 철학하는 길로 이어졌고, 선禪 세계가 눈앞에 펼쳐졌다고 말합니다.

내가 선사들의 언행을 들어 하고 싶은 것은 선이 갖는 매혹의 힘을 보여주는 일이다. 그 매혹의 이유를 살짝이나마 드러내어 다른 이들로 하여금 그 매혹의 힘에 좀 더 쉽게 말려들게 하고 싶다. 이를 통해 선승들이, 아니 부처가 가르치고자 한 삶이 어떤 것인지 생각하도록 촉발하고 싶다.

영국 문학평론가이자 철학자인 테리 이글턴의 신작입니다. 니체, 마르크스, 비트겐슈타인, 프로이트을 통해 자신의 '신체적 유물론'을 이야기한 책입니다.


대표적인 마르크스주의 문학 평론가인 이글턴(Terry Eagleton, 1943년생)은 현재 랭커스터대학 영문학 교수로 있으면서 다양한 책을 써왔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저자의 '신체적 유물론'은 인간의 몸을 철학적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런 점에서 아리스토텔레스와 기독교도인 토마스 아퀴나스까지 여기에 포함됩니다.


관념론이 인간을 절대적으로 자율적이며 자족적인 존재로 보는 데 반해, 신체적 유물론은 인간 주체가 항상 자기에게 어느 정도 낯선 자임을 강조합니다.


또한 생명을 앞세우는 '신유물론'도 포스트구조주의와 마찬가지로 인간을 망각하는 형이상학적 유물론이라며 비판합니다.


저자는 인간 몸의 분열성, 창조성, 자기초월성에 주목합니다. 인간은 무언가로 고정되기를 한사코 거부하면서 울타리를 뛰어넘는 존재라고 강조합니다.


원제 Materialism. 2017년 2월 출간.

유물론은 대단히 통이 큰 개념이다. 유물론의 관심사는 정신/신체 문제부터 과연 국가는 일차적으로 사유재산 보호를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까지 폭넓게 펼쳐져 있다. 유물론은 신에 대한 부정을 뜻할 수도 있고, 중국 만리장성과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발목이 서로 은밀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믿음일 수도 있고, 또는 아무도 금문교를 바라보지 않더라도 금문교는 계속 존재한다는 주장일 수도 있다.

인간이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는 지구력의 숨은 비결을 분석한 책입니다.


저자 알렉스 허친슨(Alex Hutchinson)은 캐나다 국가대표 육상 선수 출신의 물리학 박사이자 과학 전문 칼럼니스트입니다.


이 책은 자신의 선수 시절 경험을 계기로 지구력의 비결에 대해 오래 취재하고 연구한 결과물입니다. 인간이 한계 상황에 대처하는 원리와 이를 극복해 내는 힘에 대해 다양한 사례와 이론을 토대로 이야기합니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가 느끼는 한계란 몸이나 마음 어느 한 쪽의 영역이 아니라 둘의 상호작용 결과이며, 그것의 대부분은 뇌가 통제합니다.


이런 뇌에서 보내는 몸의 보호를 위한 통제 신호와 싸우며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힘이 지구력이며, 그것은 뇌가 설정한 한계를 넘어서는 정신력의 결과임을 보여줍니다.


원제 Endure: Mind, Body, and the Curiously Elastic Limits of Human Performance. 2018년 2월 출간.


작은 섬나라 영국이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 제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 비결을 이야기한 책입니다.


저자 박지향 교수는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나와 뉴욕주립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의 근대성, 민족주의와 제국주의를 주로 연구했습니다. 얼마 전 서울대에서 정년퇴직했습니다.


이 책은 저자의 주력 분야인 영국사 연구를 종합한 결과물입니다. 영제국이 만들어진 역사적 과정을 압축적으로 소개합니다.


제국의 초석을 다진 엘리자베스 1세부터 전 세계 해군의 역사를 새로이 쓴 넬슨 제독, 영국의 지적 토대를 만든 프란시스 베이컨 등 작은 섬나라가 세계 최강 제국이 되기까지, 정치.경제.기술.지식 등 사회 다방면의 주역들의 업적을 정리하는 한편, 영제국의 성공 비결을 입체적 시각에서 조명합니다.

이 책은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 끝에서 해협을 건너가야 닿을 수 있는 작은 섬나라 영국이 어떻게 세계 최초의 의회민주주의 제도를 정립하고, 세계 최초의 산업혁명을 수행했으며, 세계 최대의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는지를 탐구해보려는 노력이다. 물론 오늘날의 영국은 과거의 영광을 많이 잃었고, 브렉시트 같은 사건이 있어야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존재로 물러났다. 그럼에도 영국이 자랑하는 ‘세계 최초’의 여러 기록은 인류가 역사를 공부하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작가 J. M. 쿳시의 자전소설 3부작 중 청년기에 해당하는 작품입니다.


남아공 태생의 저자(J. M. Coetzee)는 1983년과 1999년 맨부커상을 두 차례 수상한 데 이어 200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평소 사적인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과묵한 작가로 알려졌지만, 자신의 삶과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투영한 자전적 소설을 3부작으로 썼습니다.


그중 두번째인 『청년 시절』은 혁명의 소용돌이로 혼란에 빠진 남아프리카를 떠난 쿳시가 런던에서 진정한 예술가로 발돋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이십대 시절을 다뤘습니다.


작가의 실제 ‘삶’과 소설적 ‘허구’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진실’을 향해 치밀하면서도 거침없이 나아갑니다. 그 과정에서 예술가의 소명에 대한 동경과 젊은 예술가의 내면을 휘젓는 감정과 딜레마를 그렸습니다.


원제 Youth. 2002년 출간.

그는 삶이 그를 위해 비축해놓은 모든 걸 견딜 준비를 해야 한다. 설령 그것이 망명과 천한 노동과 비방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만약 그가 예술의 지고한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고, 축복받은 재능을 타고나지 못했다는 사실이 마침내 드러나면 그것까지 견딜 준비를 해야 한다. 현재와 미래의 모든 고통에도 불구하고 역사의 준엄한 심판, 이류라는 운명을 견딜 준비를 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부름을 받지만 선택받는 건 극소수다. 사자 주변에서 앵앵거리는 모기들처럼, 일류 시인은 하나지만 이류 시인들은 구름처럼 많다.

베스트셀러 『섬에 있는 서점』의 미국 작가 개브리얼 제빈의 신작입니다. 다섯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연작 소설입니다.


개브리얼 제빈(Gabrielle Zevin, 1977년생)은 뉴욕 태생으로 하버드 대 영문학과를 졸업했습니다. 독특한 시선과 재치 있는 구성, 유머러스한 문체로 청소년 문제에서 여성 문제까지 다양한 주제의 작품을 발표해왔습니다.


아버지가 러시아계 유대인, 어머니가 한국인이어서 남다른 시선을 갖게 됐다고 합니다. 전작 『섬에 있는 서점』(2014)에서는 책으로 이어진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그리기도 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여성의 현실과 민감한 주제를 특유의 유머러스한 문체와 재치있는 구성으로 그려냈습니다. 세대와 처지가 다른 다섯 여자의 사연이면서 모두 연결되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원제 Young Jane Young. 2017년 8월 출간.

그 여자애는 하원의원이 유부남이라는 걸 알면서도 유혹했죠. 내 보기에 그 여자앤 권력과 스포트라이트를 향해 달려든 거예요. 아니면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거나. 행실이 단정치 못하고 몸매는 좀 많이 풍만하지만 얼굴이 예쁘장한 그런 여자들 있잖아요. 그래서 자기가 대단한 사람이나 되는 줄 알고 레빈 같은 남자를 꾀려고 했던 거죠. 나는 그런 사람들한테는 영 동정심이 안 생겨요. 아니 근데 그 여자애 성이 뭐였더라?… 진짜 수치였어요. 레빈은 입지가 탄탄한 하원의원이었거든요. 그 여자애만 아니었다면 레빈은 첫번째 유대계 대통령이 될 수도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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