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브 리뷰] 불평등과 진보

조회수 2018. 8. 8. 0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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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첫 주의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소개합니다.

세상을 탐구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무엇보다 나를 알아가는 길
북클럽 오리진이 함께합니다

북클럽 오리진이 궁금하다면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살펴보는 '리뷰 오브 리뷰'입니다.


책과 저자에 관련된 정보 중심으로 전해 드립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생각의 디딤돌입니다. 애써 다가가야 할 이유입니다.


*소개할 만한 신간 추천도 받습니다. journey.jeon@gmail.com으로 알려주세요.

국내 저자가 불평등 문제의 뿌리와 해법에 대해 이야기한 책입니다.


저자 이선경은 한양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주 SCAD(Savannah College of Art and Design) 석사 과정을 중퇴했습니다. 현재 원스탑잉글리쉬(www.onestopeng.com) 대표이며, 유튜브 채널 〈알아둘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Stuff Worth Knowing)〉운영자입니다.


이 책에서는 불평등 문제에 대해 기원부터 해소 방안까지 논합니다. 상위 1%가 전 세계 부의 50% 이상을 소유한 현실이 개탄스러워 '평범한 시민'으로서 6년간 불평등 문제를 공부하고 고민한 결과물이라고 소개합니다.


생물학, 역사, 철학, 사회학, 경제학, 과학의 다양한 분야를 오가며 의문에 답을 달듯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인간의 폭력적 본성과 탐욕에 대한 고찰부터 시작해 불평등 피라미드를 강화하려는 자와 허물려는 자의 신·선악 이데올로기·생산 도구 쟁탈전의 역사, 폭주하는 자본주의가 낳은 불평등 피라미드에 감춰진 비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불평등 문제 전망, 그리고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까지 망라했습니다.


불평등 문제는 좀 더 깊이 생각하면 99%만의 문제가 아니라 나머지 1%까지 포함한 인간 모두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공존의 문제라고 역설합니다.

핵심적인 열쇠는 '소통'과 '인식'의 공유이다. 세상을바꾸는 일은 피라미드 아래쪽 99%가 연대하여 스스로의 힘으로 하기 전에는 불가능하고, 어찌되었든 그들 자신이 무지의 장막을 뚫고 나오지 않으면 안 된다. 이는 꼭 99%에 속한 개개인 모두가 스스로 모든 걸 다 인식하고 알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것은 개개인더러 초인이 되라고 요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99%끼리의 정보와 지식의 소통이 원활하다면 초인이 부럽지 않을 정도의 훌륭한 집단지성을 작동시킬 수 있다.

현대인의 불안과 비관적인 생각과는 달리, 10가지 항목에 걸쳐 인류의 삶이 더 나아지고 있음을 논변한 책입니다.


저자 요한 노르베리(Johan Norberg)는 스웨덴 출신 저널리스트입니다. 스톡홀름 대학교에서 사상사를 전공한 후 국제경제, 세계화 등을 주제로 방송과 저술 활동을 해왔습니다. 현재 미국 카토 연구소 선임 연구원과 브뤼셀의 국제정치경제 유럽센터 선임 연구원을 겸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실증적 자료를 토대로 인류 사회의 '진보'를 논변합니다. 전쟁, 테러, 범죄, 불평등, 지구온난화 등 전 지구적인 사회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가며 참혹한 과거의 현실과 개선된 현재의 상황을 비교합니다.


그 결과, 식량, 위생, 빈곤, 폭력, 환경, 문해력, 자유, 평등 등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본 조건 측면에서 볼 때 인류는 진보해왔다고 주장합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불안해 하는 것은 부정적인 뉴스들에 항상 노출되어 있는 데다, 좀 더 근본적으로는 민족주의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정치인들과 테러리스트들과 독재자들이 ‘현재에 대한 공포’와 ‘과거에 대한 향수’를 조장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그 결과가 영국의 브랙시트 국민투표 가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었다고 말합니다.


원제 Progress. 2016년 10월 출간.

전쟁과 범죄, 재난, 빈곤은 고통스러운 현실이다. 지난 10년 동안 글로벌 매체들은 새로운 방식, 즉 생생한 화면으로 매일 24시간 이런 사실들을 우리에게 일깨워주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어디에나 있는, 지금까지 늘 존재해왔던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았던 일부 문제들이다. 지금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런 문제들이 빠르게 줄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예외이지만, 한때는 일상이었다.

전쟁의 지휘관이 아닌 직접 수행한 병사들의 체험에 초점을 맞춰 쓴 전쟁사입니다.


저자 마이클 스티븐슨(Michael Stephenson)은 영국의 군사사가이자 저술가입니다. ‘밀리터리북클럽(Military Book Club)’을 비롯해 25년 넘게 군사 전문 잡지 편집자로 일하면서 관련 책을 썼습니다.


이전까지 전쟁사가 주로 전략과 전술의 승패를 조망하는 위로부터의 역사였다면, 이 책은 참혹한 전장 속 병사들의 처절한 생존과 죽음을 그린 ‘밑에서 본 역사’입니다.


병사들은 전장에서 어떻게 싸웠는가? 죽음의 위험에 직면하여 무엇을 느꼈는가? 그들은 무엇에 의지했는가? 자신의 살인 행위에 죄책감을 느꼈는가? 어떻게 속죄하려 했는가? 이런 질문 위에서 전쟁의 경험과 감정을 이야기합니다.


선사 시대의 부족 전투부터 고대 그리스의 펠로폰네소스전쟁,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전쟁, 중세의 십자군전쟁, 유럽의 왕위 계승 전쟁, 미국의 독립전쟁과 남북전쟁, 양차 세계대전, 베트남전쟁과 이라크전쟁까지 다양한 전쟁과 전투가 소개됩니다.


전쟁과 관련된 객관적인 통계 자료와 연구서를 비롯해 참전 용사들의 회고록과 호메로스, 존 스타인벡의 문학 작품까지 인용해가며 전쟁의 실제 광경을 되살리고 잘못된 통념을 깹니다.


The Last Full Measure: How Soldiers Die in Battle. 2012년 5월 출간.

현대의 전투는 영웅적이지 않다. 병사들이 따라야 할 대의는 조작되었고, 국민적 헌신은 자취를 감췄다. 서구의 월등한 화력이 정면 대결을 무모하게 만들었기에 민간인과 구별되지 않는 전사들이 등장했다. 반군 병사들은 반칙적(?) 전술로 맞섰으나 보통은 미군보다 훨씬 더 많이 죽었다.

바이킹의 역사부터 유산까지 모든 것을 이야기한 책입니다.


저자 라스 브라운워스(Lars Brownworth, 1975년생)는 미국의 논픽션 작가입니다. 고교 역사 교사 출신으로 팟캐스트와 저술 활동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바이킹 이야기를 통해 서사시인, 영웅, 여행자로 구성된 북유럽의 세계를 되살려냅니다. 흔히 바이킹 하면 무지막지한 해적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저자는 바이킹의 이야기에는 잔혹한 폭력 그 이상의 것이 있다고 말합니다. 


이들의 파괴는 결과적으로 창조의 밑거름이 되었고, 가는 곳마다 그곳의 정치적·경제적 풍광을 바꾸어 새로운 서유럽의 기반을 구축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는 거지요.


이들은 법을 만들고 배심원에 의한 재판이라는 참신한 제도를 잉글랜드에 도입했을 뿐 아니라, 훌륭한 상인이었으며, 아이슬란드에 정착해 더블린을 건설하고 바그다드에서 북미 연안에 이르는 정교한 교역망을 구축한 탐험가이기도 했습니다.


바이킹의 특성으로 군사적 기량이나 항해술이 아니라 그들의 놀라운 적응력과 응용력을 꼽습니다. 지금까지 곳곳에 남아 있는 바이킹의 유산도 소개합니다.


원제 The Sea Wolves. 2014년 12월 출간.

이들이 지금까지 우리를 사로잡는 매혹은 '바이킹’이라는 이름을 단 크루즈 선박과 NASA의 우주탐사선, 일반적인 항해 용어, 프랑스의 ‘-벡(-bec)’·영국의 ‘-비(-by)’로 끝나는 지명 등이 그것이다. 또 요일 가운데 세 개는 바이킹 신의 이름을 딴 것이고〔수요일(Wednesday)은 오딘(Odin), 목요일(Thursday)은 토르(Thor), 금요일(Friday)은 프레이(Frey)에서 따온 것이다〕, 전화기와 컴퓨터를 연결해주는 유비쿼터스 무선 기술인 블루투스(블로탄)도 바이킹 왕의 이름이다.

물이 보여주는 다양한 현상을 새로운 과학적 개념으로 설명해주는 책입니다.


저자 제럴드 폴락(Gerald H. Pollack)은 미국 워싱턴대학 생물공학과 교수입니다. 물 연구와 근육의 수축 및 운동에 관한 전문가입니다. 


우리는 물이 고체인 얼음, 액체인 물, 기체인 수증기로만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세 가지 상만으로는 다양한 물의 현상을 만족스럽게 설명할 수 없는 때가 있습니다.


이에 저자는 고체와 액체의 중간 형태인 ‘배타 구역(exclusion zone)’이라는 네 번째 상을 제시합니다. 이때 물은 액체와 고체의 중간으로, 얼음처럼 딱딱하지 않으며 마치 점성이 높은 액체처럼 행동합니다.


이 개념으로 그동안 미제로 남아 있던 물의 다양한 현상들을 설명합니다. 100미터가 넘는 나무 속을 물이 이동한다든지, 파도가 지구 몇 바퀴 거리를 돈다든지, 99퍼센트 이상이 물로 된 푸딩이 뭉쳐 있는 현상 같은 것들입니다.


단, 책에서 설명하는 주장과 실험 방식들이 아직 주류 과학계로부터 완벽히 검증되지는 않았으며, 헬스케어 및 물 산업계와 관련되었다는 이유로 일부 과학계로부터 비판받고 있다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물에 관한 생각과 연구를 자극하는 책입니다.


원제 The Fourth Phase of Water: Beyond Solid, Liquid, and Vapor. 2013년 5월 출간.


수학자 김민형 교수가 일반인에게 수학의 세계를 설명한 책입니다.


저자는 현재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머튼칼리지 교수이자 서울고등과학원 석학교수로 있으면서 국내를 오가며 강연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그동안 강연해온 내용을 토대로 수학이라는 장대한 세계에 관해 7개 장으로 나누어 문답식으로 설명합니다.


기본적인 수학의 원리부터 정보와 우주에 대한 이해, 윤리적인 판단이나 이성과의 만남 같은 사회문화적인 주제에 이르기까지 세상 모든 순간을 이해하는 데 바탕이 되는 수학적 사고의 정수를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수학을 인간의 사고 능력을 확장시켜온 방편으로 접근합니다. "정답을 찾는 게 아니라, 인간이 답을 찾아가는 데 필요한 명료한 과정을 만드는 일"이라고 설명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다소 어려운 문제들도 언젠가는 상식이 될 것입니다. 오늘날 인간이 가지고 있는 지능과 상상력에 어떤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수학적인 이해력의 차이 때문일 것입니다. 반대로 어떤 새로운 사고가 공통된 상식이 되는 과정도 수학적인 이해력을 바탕으로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마음산책 출판사의 ‘말 시리즈’ 열 번째 책이자 첫 국내 인물 편입니다. 박완서 작가의 한창 때였던 1990년부터 1998년까지 모두 일곱 편의 대담을 실었습니다.


부제가 '소박한 개인주의자의 인터뷰'입니다. 1970년 마흔 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소설 『나목』을 발표하면서 등당한 박완서 작가는 시대와 이념, 철학에 휩쓸리지 않는 개인의 시선과 소박한 일상의 풍경을 담은 작품을 쓴 작가로 우뚝했습니다.


전쟁을 겪은 사람으로서, 여성에게 박한 사회의 여자로서, 사랑하는 이들을 먼저 떠나보낸 아픔을 겪은 어머니이자 아내로서 끝까지 강단을 잃지 않았습니다. 부드럽고 곧은 심지를 인터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인 고정희, 문학평론가 정효구, 문학평론가 김경수와 황도경, 소설가 공지영, 여성학자 오숙희, 문학평론가 권영민, 시인이자 수필가 피천득이 각각 대화 상대로 나서 문학과 사회와 개인사에 관해 들은 이야기를 전합니다.


가족, 교육, 어머니에게서 받은 지대한 영향, 학창 시절, 도시와 시골, 가난과 계층, 그리고 남성의 삶과 여성의 삶, 작가이자 개인으로서 자신을 성숙하게 만든 경험 등 작가의 다양한 일화와 소회, 교훈을 접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난 좋은 의미의 개인주의자라고 생각해요. 내가 중하니까 남도 중한 거지, 전체를 위해서 나 개인을 희생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그런 소박한 민주주의 개념이 남자와 여자 사이라고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정도의 생각밖에 전 없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억압하는 사회가 싫은 거죠. 남자가 여자를 억압하는 사회도 싫고, 여자가 남자를 억압하는 사회도 싫어요.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처음으로 심층 인터뷰한 책입니다. 대담자는 일본의 젊은 작가 가와카미 미에코(川上 未映子, 1976년생)입니다.


미에코는 2002년 가수 데뷔 후 2007년 첫 소설 『와타쿠시리쓰 인 치아, 혹은 세계』로 문단에 등장해 2008년 『젖과 알』로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십대 시절부터 하루키의 작품을 읽어온 오랜 팬이자 문인으로서 2015-2017년 네 차례의 길고 심도 있는 인터뷰를 통해 하루키의 다양한 대답을 끌어냅니다.


『기사단장 죽이기』를 비롯한 장편소설 구상 과정의 에피소드부터 창작의 원천이 된 유소년기의 경험, 일상적인 작업방식, 페미니즘적 비판에 대한 생각 등 소소한 일상 속 에피소드부터 소설에 대한 철학까지 폭넓게 묻고 답을 듣습니다.


소설 속 여성 캐릭터가 너무 성적으로만 소모된다는 비판을 통해 하루키의 '사과'를 끌어내기도 합니다.


원제 みみずくは黄昏に飛びたつ. 2017년 4월 출간.

지금까지도 나는 이성에 봉사하는 일은 잘 안 되고 있어요. 그냥 살다 보면 문학이란 게 본래 그런 것 아니겠어요. 본질적으로 억압받는다든가 서러운 계층, 그늘에 가려진 층에 대한 애정을 쏟게 되는 게 당연한 것 아니겠어요. 내 경우 결혼 생활에서 상당한 대우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자이기 때문에 태어나면서부터 당하게 되는 경험 이전의 문제의식이 없을 수 없지요. 남자들이 여성 문제를 건드릴 때에는 여성을 자꾸 대상화하게 돼요. 그러나 여성은 체험만으로도 여성 문제를 잘 쓸 수 있다고 봐요.

베토벤의 교향곡 전 곡을 시대적, 생애사적, 인문학적으로 해석한 책입니다.


저자 나성인은 서울대 대학원에서 독일시를 전공하고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대학에서 문학과 음악의 관계 연구로 수학했습니다. 귀국 후 문학 코치(가곡 분야에서 음악가에게 시적 해석을 지원하는 전문가), 공연기획자 및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종합적인 장르인 교향곡을 통해 작곡가 베토벤의 삶과 사상을 해석합니다.


베토벤이 살았던 당시의 시대적 배경, 교향곡의 형성 과정 및 구조, 이전 세대의 바흐, 하이든, 모차르트의 음악과 베토벤의 음악이 어떻게 다른지 자세히 설명합니다.


베토벤은 격변하는 혁명의 시대를 살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음악가로서 청력을 상실하고, 사랑하는 여인과 끝내 결실을 맺지 못하는 고통을 겪기도 했습니다.


지독한 ‘운명’을 겪어내는 과정이 아홉 개 교향곡에 담겼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추상적 음악의 감상을 돕기 위해 문학과 미술, 신화 등을 교차시켜 가며 다양한 접근을 시도합니다.


듣기 좋은 베토벤 교향곡 음반도 추천했습니다.

베토벤은 음악에 자유와 진보를 담고자 했다. 그에 가장 적합한 장르는 교향곡이었다. 여러 악기가 무대에서 함께 소리를 내는(sym+phony) 교향곡은 이미 사회공동체를 상징하는 음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이 ‘음향적 사회’를 지배하는 질서는 주선율과 보조선율 간의 위계─마치 과거 시대의 신분질서처럼─가 아니라 조화로운 전체를 이루려는 다양한 역할의 협력과 경쟁에서 나온다. 이 ‘음향적 사회’의 목적은 ‘조화로운 전체’가 합리적인 작곡법에 의해 점점 발전하여 더 고양되고 숭고한 감정에 이르는 것이다. 이처럼 교향곡은 ‘합리적인 사회는 진보한다’는 신념의 표현이었다.

1977년 등단한 관록의 시인 최승호의 신작 시집입니다.


총 105편의 시편에 사회의 폐부를 찌르는 강한 비판 의식을 비롯해 특유의 위트 있는 시어가 담겼습니다.

쥐뿔모자를 써도 아무것도 아닌 것들
개뿔모자를 써도 아무것도 아닌 것들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들에 상처받고
피 흘리다 보면 어느덧 노인

노인은 지하철을
공짜로 탄다

「우리는 쥐뿔들에게 상처받는다」 부분

1990년대 시집 『황금빛 모서리』로 주목받았던 시인 김중식이 25년 만에 낸 두번째 시집입니다.


시인은 뒤표지 글에서 “첫 시집이 고난받는 삶의 형식이었다면, 이번 시집은 인간의 위엄을 기록하는 영혼의 형식”이라고 썼습니다.

이루지 못할 약속을 할 때
우리는 다가가면서 멀어진다
우는 이유를 잊을 때까지 우는 여자여
우리는 가끔씩 울어야 한다
우주가 좁도록 세포분열하는 아메바처럼
우리는 만난 적도 없는데 한가득 헤어져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건
가을 숲 불꽃놀이가 끝나더라도
우리가 할 일은 봄에 꽃을 피우는 것
가장 깊은 상처의 도약
가장 뜨거웠던 입의 맞춤
할례당한 사막 고원에 핀 양귀비처럼

언제 파도가 왔다 갔는지
사막에서 바다 냄새가 난다
이루지 못할 약속을 할 때
우리는 다가가면서 멀어질지라도
봄에 할 일은
꽃을 피우는 것

「물결무늬 사막」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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