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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오브 리뷰] 지방대생의 애가

조회수 2018. 7. 18. 08: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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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둘째 주의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소개합니다.

세상을 탐구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무엇보다 나를 알아가는 길
북클럽 오리진이 함께합니다

북클럽 오리진이 궁금하다면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살펴보는 '리뷰 오브 리뷰'입니다.


책과 저자에 관련된 정보 중심으로 전해 드립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생각의 디딤돌입니다. 애써 다가가야 할 이유입니다.


*소개할 만한 신간 추천도 받습니다. journey.jeon@gmail.com으로 알려주세요.

지방대생의 문제를 통해 우리 사회의 서울 중심성을 진단한 책입니다.


저자 최종렬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문화사회학에 관한 책을 다수 출간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대구경북권 지방대생을 문화사회학적으로 심층 해석했습니다. 계기는 포털 사이트에 연재된 웹툰 <복학왕>이었습니다.


저자는 2017년 <복학왕의 사회학: 지방대생의 이야기에 대한 서사 분석>이라는 논문을 통해 ‘왜 지금의 청년 담론은 수도권 중심인가’라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주목받았습니다.


그 후속으로 지방대 졸업생과 부모 들 이야기까지 담았습니다. 그 결과, 수도권 중심 청년 담론에 의문을 제기하는 데서 나아가 한국 사회는 왜 서울 중심으로만 돌아가는지, 지방에 사회자본과 문화자본이 얼마나 열악한지, 대구 경북 지방은 왜 보수적인지 진단하는 일종의 ‘지방 보고서’를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저저에 따르면, 지방대생의 최고 가치는 성취나 성공이 아닌 ‘가족의 행복’이라고 말합니다. “해도 안됐던” 개인적 경험에다, 문화자본과 사회자본의 취약성, 전통적인 가부장 문화와 세대 간 유대가 합쳐지면서 ‘적당주의 집단 스타일’의 보수주의적 가족주의로 귀결됩니다.


경제기반 열세와 사회안전망 취약으로 인한 높은 가족 의존성도 지방에 더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지적합니다.

“대학원에 갈 거면 아빠가 집 나가래요. 학교가 멀어서 수업 있는 날에만 아빠 집에서 다니려고 했거든요. 그랬더니 여자가 무슨 공부냐며 못 받아주겠다는 거예요.” 불안한 예감이 들어맞았다. 자식에 대한 낮은 기대. 특히 딸에 대한. 여자의 생은 능력 있는 남편 만나 가정을 꾸리고 애를 낳고 키우며 사는 것이라 굳게 믿는 ‘대구 경북의 마음’.

한문학자 강명관 교수의 첫 여행기입니다. 2016년 1월 11일-2월 5일 인도와 스리랑카를 다녀온 후 썼습니다.


환갑을 넘은 나이에 처음 여행기를 출간하게 될 줄은 생각하지 못했지만, 인도·스리랑카 여행이 그에게 전해준 경험과 느낌이 그만큼 소중했기 때문에 용기를 냈다고 말합니다. 


책벌레로 유명한 저자는 여행 중의 단상과 함께 인도·스리랑카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책 이야기도 풀어 놓습니다.


네루의 《세계사 편력》을 비롯해 《간디 자서전》과 《힌두 스와라지》, 인도 사상의 뿌리를 들여다볼 수 있는 《마하바라타》와 《바가바드기타》 등 관련 도서들도 곳곳에 인용합니다.


저자 자신은 그저 ‘여행지를 무심히 지나친 단순한 여행객’이라고 말하지만 낯선 곳을 거닐며 사람과 물정을 살피는 글에는 날카로운 단상과 통찰이 가득합니다. 

간디의 말은 정말 놀랍다. 차별받는 불가촉천민의 고통보다 ‘힌두교의 분열’이 더 걱정이란 말인가. ‘힌두교의 저력이 뿌리째 흔들리는 것’이 바로 그 힌두교에 의해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차별과 학대, 가난에 시달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라는 것인가. 도대체 종교가 먼저인가, 인간이 먼저인가. 세계의 근원을 이해하는 종교가 있다 할지라도, 그것이 인간을 차별하는 논리를 만들어낸다면, 그 종교는 불필요할 뿐 아니라 사악한 것이기도 하다. 이 점에서 나는 양보할 생각이 전혀 없다.

인문학자 문광훈 교수의 신작 에세이입니다.


저자는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독문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현재 충북대 독문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렘브란트의 웃음』, 『심미주의 선언』, 『가장의 근심』 등 여러 책을 써왔습니다. 이번에 『조용한 삶의 정물화』, 『비극과 심미적 형성』을 함께 출간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카시러와 칸트,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의 글을 통해 계몽주의를 재해석하고 현재적 의미를 풀어 이야기합니다.


칸트는 스스로 생각한다는 것이 "혁명보다 어려운 사고 개혁"이라 했습니다. 그만큼 불편한 일입니다. 불리한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부단히 더 나은 '자신'을 모색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굳이 왜 그래야 하는가? 자신의 생각으로 자기 삶을 꾸려가는 것이야말로 인간만이 향유할 수 있는 근원적 기쁨이며, 자발적인 주체로 태어나는 과정의 고통이 자기창조적 생활이라는 기쁨을 주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답합니다.


'스스로 생각하기의 내면화와 생활화'의 전통을 만들어가자고 제안합니다. 그것은 강제와 억압, 지배와 명령 없이 삶에 스며드는 예술을 통한 심미적 이성의 방식으로 조금씩 담금질해 나가는 것으로 실현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칸트는 이 미성년의 상태가 불편한 것이 아니라 "편안하다"고 적는다. "미성년으로 지내는 것이 편안하다." 생각 없이 사는 것은 편안하기 때문이다. 먹고 마시고 배설하고 소비하며 살아가는 것은 더없이 안락하지 않는가? 거기에는 아무런 생각이나 고민이 없어도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대가(cost)가 있다. 이 안락함은 동물적 안락함이다. 생각 없는 삶은 인간의 '삶'이 아니라 금수(禽獸)의 '생존'이다. 동물적 안락에서는 반복만 있고 발전 혹은 성숙은 없기 때문이다. 반성하지 않으면 기계적 반복 속에서 항구적 퇴락해갈 뿐이다. 여기에 쇄신의 기쁨―스스로 만들어가는 창조의 활기는 없다.

오리진 7월 북샵 안내


탈무드 원전을 토대로 한 입문서를 번역했습니다. 그동안 주로 우화집 등의 형태로 국내에 소개된 탈무드는 과거 주일미군 군목으로 파견된 저자의 책이 재편집되어 퍼지면서 원전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이 책은 미국 유대교신학교를 나와 현역으로 활동 중인 두 정통 랍비가 하브루타(학습 파트너)를 이뤄 함께 대중용으로 저술한 스테디셀러입니다.


탈무드는 토라(구약성서)와 더불어 유대인이 전한 양대 문화유산으로 꼽히지만 방대한 분량과 특유의 난해함 때문에 일반 독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책으로 남아 있습니다.


보통 특대판형 20권으로 출간되는 탈무드는 책장에 꽂으면 폭이 1미터에 이르며, 전체 분량이 250만 단어, 5400쪽이 넘는 탈무드를 매일 한 쪽씩 읽으면 전권을 마치는 데 7년 이상이 걸린다고 합니다.


이 책은 탈무드의 기원, 체제, 특징을 상세히 설명할 뿐 아니라 탈무드 원전에서 그 정수를 보여주는 90여 개의 절을 가려 뽑아 알기 쉽게 해설했습니다.


원문을 옮긴 후 그 맥락과 배경, 예화들을 곁들여 랍비들의 가르침을 현대적인 맥락에서 재해석함으로써, 탈무드가 지금 우리가 살아가며 부딪히는 여러 문제들에도 해답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원제 Swimming in the Sea of Talmud: Lessons for Everyday Living.. 1997년 출간.

현실주의 대 이상주의, 인간의 자유의지 대 신의 뜻의 대립은 탈무드 곳곳에 등장한다.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며 어느 한쪽에 치우치기보다 때로는 이쪽, 때로는 저쪽의 주장에 공감한다. 정해진 답을 일방적으로 고수하지 않고 구체적인 상황과 문제에 따라 최선의 해결책을 고민하는 것이 탈무드가 고리타분한 여느 종교 저작들과 달리 실질적인 삶의 지침서로서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일 것이다.

국내에선 비교적 낯선 분야인 복원가의 작업과 일상을 풀어놓은 책입니다.


저자 김겸은 한국에서 미술사와 미술비평을 전공하고 일본과 영국에서 보존복원을 공부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작품보존팀 팀장을 거쳐 지금은 김겸미술품보존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로댕, 마르셀 뒤샹, 살바도르 달리, 안젤름 키퍼, 헨리 무어, 호안 미로, 클래스 올덴버그, 백남준, 권진규, 이성자 등 여러 작가의 작품 외에도 이한열 열사의 운동화와 문익환 목사의 피아노 등 다양한 근현대 기록물을 복원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그동안 복원 과정의 이야기와 함께 자신이 경험한 예술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복원가의 시선에서, 현재에 충실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시각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과거를 찬찬히 돌아보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보존복원이란 행위는 새로운 이야기가 유물에 덧입혀지는 과정이며, 그 끊임없는 과정 속에서 유물은 살아 있는 역사가 된다고 역설합니다.

어떤 사물은 시간을 기억한다. 이한열의 운동화는 1987년 신촌 대학가를 거닐던 한 청년의 삶이 멈추는 순간 역사가 되었다. 역사의 목격자인 운동화를 다시 숨쉬게 하는 것이 내가 맡은 일이었다. 참으로 조심스럽고도 지난한 작업이었다.

유물이나 예술작품의 가치는 물질로서의 존재보다 그것을 둘러싼 이야기로부터 나온다. 명작들은 과거의 이야기뿐 아니라 동시대 사람들로부터 새로운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덧입으며 새 생명을 획득해나간다. 보존복원이란 행위는 새로운 이야기가 유물에 덧입혀지는 과정이다. 그 끊임없는 과정 속에서 유물은 살아 있는 역사가 된다.

미국이 왜 지금처럼 '억측과 환상'의 나라가 되었는지에 대한 통렬한 자기 진단서입니다.


저자 커트 앤더슨(Kurt Andersen)은 미국의 유명 작가이자 문화비평가입니다.


이 책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식자층 사이에서 쏟아진 자기반성과 진단서 중 대표작입니다. 어떻게 해서 미국 사회가 과학과 객관적인 사실 대신 억측과 환상을 좇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인지 그 연원을 추적합니다.


저자는 미국의 판타지 산업이 지위와 분야에 상관없이 미국인의 본성 깊은 곳에 만연해 있다고 지적합니다.


대통령이 된 도널드 트럼프야말로 정치란 이상을 두고 벌이는 경쟁이 아니라 이미지를 두고 벌이는 경쟁임을 구현한 “판타지 산업의 끝판왕”이라고 말합니다.


더 이상의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해 이성의 회복을 촉구합니다. 비단 미국뿐 아니라 주관적인 의견과 감정 앞에서 이성과 합리성이 추락하는 현실에 대한 탄식으로 읽힙니다.


원제 Fantasyland: How America Went Haywire: A 500-Year History. 2017년 9월 출간.

미국의 두드러진 특징은 행상꾼들, 이를테면 “무언가를 만들고 실행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구하고 꿈꾸는 사람들”이 아니라 “자기홍보에 능하고 법을 조롱하며 가끔씩 사기를 치고 이곳저곳을 전전하면서 자기변신을 시도하는 사람들”의 전례 없는 자유와 성공이었다. 그는 “미국인들에겐 무엇보다 사기꾼 기질”이 있으며, 이것은 “보통의 미국인들이 부당한 방법으로든 정당한 방법으로든 역사상 다른 어떤 나라 사람들보다 자신의 야망을 추구할 기회를 더 많이 누렸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는 말이다”라고 썼다. 물론 수많은 사기꾼들이 성공을 거두려면 그만큼 남의 말에 잘 속아 넘어가는 사람들도 매우 많아야 할 터였다.

시인 이영광의 다섯번째 시집입니다. <나무는 간다> 이후 5년 만입니다.


저자는 1998년 「문예중앙」으로 등단한 이래 다수의 시집과 선집을 출간하며 시대와 존재의 고통을 체화한 시들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시집에서는 사람이 지닌 한계이자 매개인 '몸'을 통해 '사람다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지금-이곳'에서 물러서지 않는 방식으로 세계의 난폭과 몰이해를 정면으로 마주함을 보여줍니다.


시인은 현실의 위협에 맞춰 변화를 꾀하기보다 자신이 지금 감지하는 통증과 몸의 언어를 오랫동안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사람다운 삶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프랑스의 에세이스트이자 철학자 장 그르니에의 대표 산문집입니다. 그의 작품을 오래 연구하고 번역해온 김화영 고려대 불문과 명예 교수가 이번에 새로 번역했습니다.


저자 장 그르니에(Jean Grenier)는 프랑스의 뛰어난 에세이스트이자 철학자입니다. 대학 교수를 지냈고 에세이스트로서 아름다운 산문을 많이 썼습니다. 알베르 카뮈의 중고교 시절 은사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저자가 젊은 시절 머물거나 여행한 북아프리카, 이탈리아, 프로방스, 그리스, 스페인 등 지중해 연안의 여러 지역, 나라, 도시들과 그 내면화된 인상을 담았습니다.


『섬』과 더불어 저자 특유의 감성과 사유로 가득한 작품으로 손꼽힙니다. 『섬』이 고향 브르타뉴의 북쪽 바다(대서양)에서 느낀 어두운 상념들을 표현했다면 『지중해의 영감』은 남쪽 바다(지중해)에서 느낀 빛의 취기와 명상의 정신을 펼쳐 보입니다.


원제 Inspirations Mediterraneennes. 1940년 출간.

인간의 모습을 생각한다는 것은 먼저 수많은 소묘가들과 화가들이 인간의 모습을 보고 그린 그림들을 그 불가분의 관계 속에서 생각하는 일이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살아 있는 존재의 모습들이 심지어 대리석이나 색채로 된 모습들만큼의 힘도 발휘하지 못한다. 그들은 살아 있는 모습들에서 공허함을 볼 뿐이다. 그 모습들을 다듬어 만든 이는 아마도 그가 그 모습 속에 담을 수 있는 의미 있는 모든 것을 다 생각한 것은 아니리라. 그 모습들은 동시에, 혹은 차례로, 너무나 많은 것을 의미하고 있어서 우리는 그 속에서 길을 잃을 지경이다. 그 인간의 얼굴들은 묶은 끈이 풀린 한 다발의 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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