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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오브 리뷰] 도덕도 진화하는가

조회수 2016. 10. 4. 16:3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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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마지막 주 신문 서평 면에 소개된 주요 신간들을 일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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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주요 신문 서평 면에 소개된 책과 리뷰들을 살펴보는 '리뷰 오브 리뷰'입니다. 지면에 소개된 리뷰 내용과 관련 정보를 중심으로 일별하는 시간입니다. 책과 저자에 관련된 정보 중심으로 전해 드립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생각의 디딤돌입니다.

지난주 많은 서평 면을 크게 장식한 책은 이언 모리스의 '가치관의 탄생'이었습니다. 인류 역사를 진화론적으로 새롭게 해석한 책들로 국내외에서 잇따라 관심을 받고 있는 학자의 책입니다.

이와 함께 국내 중국 현대사 전문 연구자인 조영남 교수의 야심작 '덩샤오핑 시대의 중국' 시리즈(총 3권)가 주목받았습니다.

경실련 사무총장 출신의 학자인 유종성 교수가 불평등과 민주주의 관계를 조명한 '동아시아 부패의 기원'과, 30대 '부채 세대' 저자가 자신과 또래들의 체험을 토대로 쓴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는 국내 현실에 경종을 울립니다.

과학 책으로는 세계적인 지식 큐레이터인 존 브록만이 세계 석학들에게 '최고의 매력적인 이론'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답을 얻어 모아 출간한 '이것이 모든 것을 설명할 것이다'와, 프랑스에서 유튜브 과학 채널로 인기를 모은 진행자의 '대단하고 유쾌한 과학 이야기'가 있습니다.

문학 책으로는 고은 시인의 새 시집 '초혼'과 김기택 시인의 첫 산문집 '다시, 시로 숨쉬고 싶은 그대에게'가 선을 보였습니다. 

인류문명사의 대가인 이언 모리스의 신간입니다.


스탠퍼드 대학 역사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이언 모리스(Ian Morris) 《문명의 척도》,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 지난 200년 동안 인류가 풀지 못한 문제》, 《전쟁의 역설 : 폭력으로 평화를 일군 1만 년의 역사》 같은 일련의 책들로 진화론을 새로운 수준에 올려놓고 있는 학자입니다.


2012년 11월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그가 한 ‘인간 가치관에 대한 태너 강연’을 발전시켜 책을 냈습니다.


이 책에서는 물질의 힘(에너지)이 어떻게 인류의 문화와 가치관, 신념을 한정하고 결정짓는지에 대한 설명을 전개합니다. 인류의 발전 과정을 에너지 획득 방식에 따라 수렵채집, 농경, 화석연료의 3단계로 나누고, 에너지 획득 방식들이 해당 시대에 득세할 사회적 가치들을 결정하거나 최소한 한정했다고 주장합니다.


10만 년 전쯤 기본적인 인간 가치라고 할 만한 것들이 처음 출현했고, 이후 복잡한 가치, 규범, 기대수준, 문화 체계가 개발되면서 이러저러한 협력 체제를 유지하는 역할을 했으며, 이 협력 체제가 우리의 생존 가능성을 높여 주었다고 말합니다. “각 시대는 결국 그 시대가 필요로 하는 가치관을 정한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본문 이외에 저명한 학자 3인과 세계적인 문학가 1인의 논평을 싣고, 다시 저자가 이에 대한 포괄적인 재반론까지 덧붙였습니다.


원제는 Foragers, Farmers, and Fossil Fuels: How Human Values Evolve입니다. 2015년 3월에 출간됐습니다.


사회 불평등과 부패의 인과관계에 대한 통념을 뒤집는 책입니다.


저자 유종성은 시민운동가 출신 학자입니다. 일찌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정책연구실장과 사무총장을 지낸 후 미국 하버드대에서 공공정책학 박사 학위를 받고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캠퍼스를 거쳐 현재 호주 국립대학교 정치 및 사회변동학과 교수로 있습니다.


2006년 케임브리지대학교 출판부에서 출간됐던 『Democracy, Inequality and Corruption-Korea, Taiwan and Philippines Compared』을 우리말로 번역했습니다. 그의 박사 학위 내용 중 일부를 발전 보완해 단행본으로 낸 책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한국과 대만, 필리핀에 대한 비교 연구를 토대로 “부패가 불평등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라 불평등이 부패를 초래한다”는 주장을 폅니다.


그에 따르면 불평등이 심하면 아무리 좋은 민주주의 제도를 갖추고 있어도 개혁 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습니다. 소수 권력 엘리트와 다수 일반인 모두가 '부패 행위’에 다가가기 쉬워지기 때문입니다. 권력자들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비리에, 각종 특혜에서 소외된 일반인들은 배타적인 혜택을 얻기 위해 비리에 가까워진다는 거지요.


반대로 상대적으로 평등한 사회에서는 후견인에 의존하는 후견주의, 소수의 엘리트에 의해 국가가 좌지우지되는 엘리트 포획 등이 다수에 의해 견제되는 구조가 갖춰진다는 겁니다.


오늘날 불평등이 민주주의 제도를 왜곡시키고 있다는 토마 피케티나 조지프 스티글리츠와 같은 경제학자의 주장과도 맥을 같이하는 이야기입니다.


중국의 개혁개방이라는 주제를 꾸준히 연구해온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자신의 그간 연구 성과를 세 권으로 묶어 냈습니다.


저자의 문제 의식은 원래, 소련과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는 실패한 개혁 개방을 중국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가였다고 합니다. 저자의 답은 첫째 덩샤오핑을 중심으로 하는 강력하고 통찰력 있는 정치 리더십의 형성, 둘째 효과적인 정치제도의 수립과 유능한 당정간부의 충원, 셋째 적절하고 실현 가능한 개혁 전략과 정책의 선택으로 요약됩니다.


이 책은 그 해답을 풀어쓴 것에 해당합니다.


'덩샤오핑 시대의 중국 3부작' 1권 『개혁과 개방』은 4인방이 체포된 후부터 1982년 공산당 12차 당대회까지의 시기를 다룹니다. 이 시기에 통치 엘리트들의 합의와 전 국민의 지지 속에서 개혁 개방을 지도할 덩샤오핑 체제가 확립됐습니다.


2권 『파벌과 투쟁』은 1987년 공산당 13차 당대회까지의 시기입니다. 정치 엘리트들이 ‘개혁파’와 ‘보수파’로 파벌 정쟁을 벌이는 와중에 민주화를 요구하는 반체제 지식인까지 등장했던 시기입니다. 이 과정에서 개혁파의 선봉장이었던 후야오방이 보수파의 맹공을 받아 실각하면서 개혁 개방은 위기를 맞았습니다.


3권 『톈안먼 사건』은 1989년의 톈안먼 민주화 운동과 1992년 덩샤오핑의 ‘남순강화(南巡講話)’에 대해 자세히 기술합니다. 덩샤오핑이 정치적 반대를 극복하고 어떻게 중국 비상의 토대를 만들 수 있었는지 생생한 증언들을 들려줍니다.


오늘날 중국 굴기의 역사적 토대와 공산당 권력의 작동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한 해설서로도 읽힙니다.


세계 정상급 지성 148명이 각각 '가장 좋아하는 심오하고 우아하고 아름다운 설명'을 제시하고 답한 글을 묶은 고급 과학 교양서입니다.


이 책을 엮은 존 브록만(John Brockman)은 인문학과 과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지식 콘텐츠의 기획자로 유명합니다. 지식 소사이어티인 '리얼리티 클럽(Reality Club)과 그 후신 '엣지(edge.org)의 설립자이자 운영자이기도 합니다.


그는 매년 ‘올해의 질문’을 선정해 세계 최고 석학들의 대답을 모아 공개합니다. 이 책은 2012년 질문으로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심오하고 우아하고 아름다운 설명은 무엇인가?”라고 묻고 답들을 모은 책입니다.


각 분야의 쟁쟁한 석학들이 각자 인간, 사회, 우주를 설명하는 과학적 이론과 철학적 사고들 중에서 가장 신뢰할 만하다고 여기는 이론과 개념들을 골라 제시하고 글을 썼습니다.


수전 블랙모어의 '자연 선택에 의한 진화', 매트 리들리의 '생명은 디지털 코드이다', 리처드 도킨스의 '중복 축소와 패턴 인식', 스콧 애트런의 '비합리성의 힘', 오브리 드 그레이의 '진작 일어났어야 할 일부일처제의 종말' 등 지식 최전선의 통찰 가득한 이야기들이 이어집니다.


원제는 This Explains Everything: Deep, Beautiful, and Elegant Theories of How the World Works이며, 2013년 1월 출간됐습니다.

Edge.org 올해의 질문과 답변 페이지


프랑스에서 인기 높은 과학 채널 운영자가 낸 책을 번역했습니다.


저자 브뤼스 베나므랑(Bruce Benamran, 1977년생)은 2013년 과학 대중화를 위해 유튜브 채널에 “생각 좀 해봅시다(e-penser)”를 열어 지금까지 77만 명의 구독자를 모았다는군요.


이 책을 통해 과학을 알고는 싶지만 수식과 이론의 복잡함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한 일반인에게 쉽고 재미있게 과학을 설명합니다.


왜 하늘은 파랗고, 태양은 노랄까? 야간에 착륙하는 비행기는 왜 착륙하기 15분 전에 기내 등을 끌까? 자석은 왜 자기를 띨까? 5원소란 무엇일까? 엔트로피란 무엇일까? 일반상대성 이론에서 ‘일반’은 무엇을 의미할까? 시간은 착각일까? 같은 89가지 질문과 답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복잡한 수식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들을 가지고 기본 원리와 이론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책이라고 출판사는 소개합니다.


원제는 Prenez le temps d'e-penser: Tome 1입니다. 2015년 12월 출간됐습니다.

'생각 좀 해봅시다' 유튜브 채널


이른바 대한민국 첫 '부채 세대'인 저자가 청년들의 어두운 현실을 드러내고 사회적 해법을 촉구한 책입니다.


저자 천주희(1986년생)는 성공회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과 사회학을 전공하고, 연세대학교에서 〈대학생은 어떻게 채무자가 되는가〉라는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지금은 문화사회연구소와 청춘희년네트워크 운영위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이 책에서는 학자금 채무 당사자로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빚쟁이로 전락한 청년들을 인터뷰하고 조사했습니다.


저자는 지금의 우리 사회가 구조적으로 ‘학생-채무자’를 양산하는 ‘신학력주의 사회’라고 진단하면서, 그 결과 ‘부채 세대’가 출현했다고 분석합니다.


부채 세대란 대학 졸업 후 학자금 대출과 신용카드 빚, 불안정한 직업 등으로 삶을 부채로 영위할 수밖에 없는 세대를 가리킵니다. 고성장의 과실을 누렸던 세대의 안정적인 직장과 수입 구조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 채 부채에 시달리는 세대를 말합니다.


저자는 그 원인이 저성장 단계에서도 학생들에게 대학을 강요하고 빚을 강권하는 채권-채무의 새로운 권력 지형과 사회경제적 구조에 있다면서, 대학 등록금의 문제로만 국한되었던 대학 교육의 문제를, ‘신학력주의’, ‘학생-채무자’, ‘부채 세대’라는 새로운 프레임으로 전환해야만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국정원 50년 역사의 빛과 어둠을 해부한 책입니다.


저자 김당(1960년생)은 이 분야를 오래 취재하고 보도해온 언론인입니다. 1995년부터 국정원의 폐쇄적인 조직 운영과 정보 독점의 폐해와 불법 행위를 추적 보도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불법공작으로 얼룩진 국정원의 전력을 망라해, 진보 정권의 개혁 드라이브와 실패, 뒤이은 보수 정권의 잘못된 국정원 운용을 포괄적으로 다뤘습니다.


전현직 원장과 고위 간부, 요원, 전문가 들의 증언과 구체적인 자료를 토대로 국정원의 조직·예산·공작의 특징을 분석한 것이 종래 관련서와의 차별점이라고 출판사는 소개합니다.


시인 고은이 '무제 시편' 이후 3년 만에 내놓는 시집입니다.


제1부에 102편의 시와 제2부에 미발표시 「초혼」을 실었습니다. ‘장편 굿시’인 「초혼」은 원고지 130매 분량에 달하는 회심의 역작입니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시인은 소월의 운을 빌려 “원통하고 절통한 근대 백세 난리 중에/천부당만부당으로 스러져간” 영혼들을 “피 토하는 득음공부 소리공부 다 바쳐” 위로합니다. 


제1부에 실린 「시 옆에서」는 시로 쓴 시인의 약전이기도 합니다.


‘때’와 ‘곳’에 얽매이지 않는 ‘자가자무(自歌自舞)’의 분방한 시정신으로 우주와 소통하는 대자유의 세계를 펼쳤다고 출판사는 소개합니다.

구글 알파고에게 없는 것/그것이 나에게 있다//슬픔 그리고 마음//집에 돌아와 신발을 벗고 뉘우친다/내 슬픔은 얼마나 슬픔인가/내 마음은/얼마나 몹쓸 마음 아닌가//등불을 껐다
(「최근」 전문)
나 돌아가지 않으리라/나 하늘로/나 도솔천/나 용궁 심청/나 천제의 하늘/나 환인의 하늘/그곳으로 돌아가지 않으리라//나 소월의 초혼 신 내려/이 고려강토/이 고려산천 도처마다 떠돌며/신방울 울려/신북 치며/신피리 불며/내 비록 맺힌 소리나마/이 소리로 소리제사 소리공양 내내 올리며/이 땅의 반만년 원혼 혼령 위무하며/살아가고저
(「초혼」 부분)

1989년 한국일보로 등단한 김기택 시인의 첫 산문집입니다. 


시인은 직장 생활을 하다가 서른 넘어 등단한 후 시 쓰기와 직장 생활을 이십여 년간 병행해오면서 밥벌이에 지치고 세상에게서 외면당한 이 땅의 모든 존재에 귀 기울여왔습니다.


부제가 '직장인의 어깨를 다독인 51편의 시 배달'입니다. 시 51편과 함께 자신의 시 감상과 자전적 이야기, 체험적 시론, 삶의 소회를 곁들였습니다.

시는 일과 밥에 붙들려 꽃 지는 줄도 모르는 나에게 다른 세계로 향하는 출구를 열어주었다. 시적 상상에 빠져 있는 동안은, 이 세상이 이 세상 같지 않았다. 숨통이 트이는 시간이 있었고 막힌 것이 뚫리는 경험이 있었다. 차츰 이중생활에 익숙해져서 수시로 현실 공간에서 상상 공간으로 빛의 속도로 이동하는 것을 즐기게 되었다.

물론 내가 상상 공간에서 숨 좀 쉬었다고 삶의 조건이 조금이라도 바뀌는 건 아니다. 현실에서 나는 여전히 돈과 일과 힘 있는 손이 쥐고 흔드는 대로 휘둘렸으며, 순하게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다가 어수룩하게 당했으며, 아무리 달려도 생활은 거기서 거기였으며, 꽤 달렸다고 생각해도 여전히 힘 있는 손아귀에 뒷덜미가 잡혀 있었다.

하지만 시 쓰기를 통해 삶과 현실을 견디어내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받았다. 시는 내 안의 정체불명의 괴물을 달래주었으며, 쓸모없으면서도 막무가내로 절실하기만 한 욕망을 허구의 공간에서 충족시켜주었다. 시는 지겹고 지루하고 틀에 박힌 일상이나 닳고 닳도록 보아서 아무런 감흥도 없는 것들을 두근거리며 이제 막 처음 보는 것 같은 신선한 ‘첫 경험’으로 하게 해주었다. 답답하고 좁은 시야와 숨구멍을 확장시켜주었다. /프롤로그 <밥에 붙들려 꽃 지는 것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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