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브 리뷰] 그 나라들이 저마다 행복한 이유

조회수 2016. 8. 30. 07:27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8월 넷째 주 신문 서평 면에 소개된 주요 신간들을 일별합니다

[북클럽 오리진] 컨텐츠 카톡으로 받아보기

지난주 주요 신문 서평 면에 소개된 책과 리뷰들을 살펴보는 '리뷰 오브 리뷰'입니다. 지면에 소개된 리뷰 내용과 관련 정보를 중심으로 일별하는 시간입니다. 책과 저자에 관련된 정보 중심으로 전해 드립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생각의 디딤돌입니다.

지난주에는 평전 두 권이 상대적으로 크게 주목받았습니다. 한 사람은 현직 대통령이고 다른 한 사람은 요절한 청년입니다. 러시아의 절대권력자 블라디미르 푸틴을 다룬 평전과 36세에 요절한 미국의 젊은 수련의의 자전적 유고가 여러 곳에 소개됐습니다.


최근 국내외에서 잇따르고 있는 '묻지마' 폭력에 주목한 책 두 권이 나란히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각각 미국과 이탈리아 작가가 쓴 책인데, 단순한 개인의 일탈 문제가 아니라 레이거노믹스 혹은 신자유주의의 사회 구조가 그런 파열음을 만들어낸다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국내에서는 드물게 일본 문헌을 토대로 '전쟁문헌학'을 개척해온 김시덕 교수의 묵직한 학술서 '일본의 대외전쟁', 독일 저자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13곳의 비결을 들어본 책도 각각 눈길을 끌었습니다.


붉은 녹의 문제를 집중 조명한 '러스트'와 중동의 대국을 이야기로 쉽게 풀어낸 '사우디 아라비아'는 뛰어난 해외 논픽션 도서로 반길 만합니다.


문학 쪽 책이 많습니다. 소설로는 <책 읽어주는 남자>의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신작 장편과 신예 작가 백수린의 새 소설집이, 에세이로는 젊은 작가 장강명의 솔직 과감한 글모음과 중견 호원숙 작가의 잔잔한 산문이 대비를 이뤘습니다.


요즘은 미국 대선과 북한의 핵 개발 위협, 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반발 같은 것들 때문에 러시아 뉴스가 상대적으로 뜸합니다만, 한반도 주변 4강에서 빼놓을 수 없는 나라가 이 동토의 대국입니다.


그 중심에서 사실상 15년 넘게 실권을 행사하고 있는 푸틴을 두고 차르라 부르는 것은 하등 이상할 게 없습니다.


이 책은 뉴욕타임스의 모스크바 특파원을 지낸 국제문제 전문 기자인 스티븐 리 마이어스(Steven Lee Myers)가 푸틴을 집중 조명해서 쓴 평전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폐허가 된 레닌그라드에서의 어린 시절, KGB 근무, 베를린장벽이 무너진 다음 근무지 드레스덴에서 철수하고 나서의 공백기, 이후 권력 핵심부로 진입해나가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소개합니다.


그가 그리는 러시아의 미래가 강대국 소련과 옛 러시아를 합친 대(大)러시아 구상이며, 도덕적으로 타락한 서방세계를 구원할 ‘제3의 로마’를 그리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원제는 The New Tsar: The Rise and Reign of Vladimir Putin입니다. 2015년 9월 출간 당시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습니다.


지난주 [책 속으로] 코너에서 소개했습니다.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책 속으로] 숨결이 바람 될 때 바로가기


10년 전 미국에서 속출했던 직장과 캠퍼스 내 폭력 사건들을 사회 구조적 병리 현상으로 진단한 책입니다. 최근 국내에서 파상적으로 보도되는 묻지마 폭력 사건에 연결시켜 출간한 것으로 보입니다.


저자 마크 에임스(Mark Ames, 1965년생)는 러시아에서 재외 언론인 활동을 하다가 미국으로 돌아가 글을 쓰는 논픽션 작가입니다.


미국의 레이건 정부 시절부터 클린턴 정부에 이르기까지 직장과 캠퍼스 내 폭력 사건을 조명했습니다.

 

근본 원인이 살인자 개인의 머릿속이나 정신 상태가 아니라 잔혹한 경쟁 문화와 무차별적인 해고가 일상화된 레이거노믹스의 산물이라고 주장합니다. 신자유주의 시스템이 직장과 학교를 어떻게 파괴해 갔는지 고발합니다.


원제는 Going Postal: School Shootings, Workplace Massacres, and the Untold History of America's Failed Rebellions입니다. 2005년 11월 출간된 책입니다.


앞의 책과 비슷한 맥락의 책입니다. 부제가 '금융자본주의 시대의 범죄, 자살, 광기'입니다. 돌출적인 개인의 사회 폭력처럼 보이는 사건들이 사실은 신자유주의가 낳은 병리 증상이자 부작용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저자 프랑코 ‘비포’ 베라르디(Franco ‘Bifo’ Berardi, 1948년생)는 이탈리아의 맑시즘 이론가이자 사회운동가입니다. 후기산업사회에서 미디어와 정보기술의 역할에 주목한 책을 써왔습니다.


이 책에서는 2012년 '다크 나이트 라이즈' 상영관의 총기 난사범을 비롯해 버지니아 공대의 조승희, 콜럼바인 사건의 범인들, ‘유튜브 살인마’ 페카에릭 우비넨 등 과시적인 다중 살인범들의 심리를 살펴봅니다.


이와 함께 범죄와 관련한 르포, 영화와 소설을 비롯한 예술 작품, 역사, 철학, 정신분석학의 논의들을 연결시켜 현대 사회를 진단합니다.


한국을 다녀가서 쓴 견문록도 한 장(章)으로 들어가 있더군요.


원제는 Heroes: Mass Murder and Suicide입니다. 2015년 2월 출간됐습니다.


국내에서는 드물게 일본 근세 문헌 해독을 바탕으로 성과를 내고 있는 연구자의 무게 있는 학술서입니다.


저자 김시덕(1975년생)은 고려대 일어일문학과에서 학부와 석사를 마친 후 일본의 국립 문헌학 연구소인 국문학 연구 자료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2011년 일본에서 <이국 정벌 전기의 세계(異征伐記の世界)>라는 제목으로 먼저 출간했던 책을 이번에 우리말로 냈습니다. 부제가 '16~19세기 일본 문헌에 나타난 전쟁 정당화 논리'입니다.


조선 정벌(임진왜란)을 비롯해 근세기 일본이 벌인 여러 침략 전쟁들이 일본 내에서 '정당한 전쟁'으로 재생산되어 기억되는 과정을 추적했습니다.


과거 한중일 삼국에서 전쟁 당사국이 내세운 정벌의 논리는 전통적인 도덕관념인 천도(天道)를 대신해 상대국을 징벌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자는 나아가 이를 통해 한일 강제 병합, 청일 전쟁은 물론, 현대 미국의 대테러전,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 행동까지도 보편적 원리의 하나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 관심은 인간 정신과 행동의 근본에 자리한 <전쟁>에 대한 탐구로 뻗어 있습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2017년 초 후속 저서인 <전쟁의 문헌학>을 펴낼 예정이라는군요. 다음 책이 기대됩니다.


행복은 어느 나라나 관심사인 모양입니다. 우리가 최고의 선진국이고 부자 나라라고 생각하는 독일도 정작 자신들은 그리 행복하지는 않은지, 저자가 다른 나라에서 행복 비결을 찾아본 책이어서 흥미롭습니다. 부제가 OECD 선정 '가장 행복한 13개국'에게 배운다입니다.


저자 마이케 반 덴 붐(Maike Van Den Boom)은 네덜란드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독일 작가입니다. 네덜란드와 멕시코에서도 살아본 후 왜 독일인은 두 나라 사람들보다 불행하다고 여기는지 답을 찾아 나섰습니다.


OECD가 선정한 ‘가장 행복한 13개국’인 코스타리카, 덴마크, 아이슬란드, 스위스, 핀란드, 멕시코, 노르웨이, 캐나다, 파나마, 스웨덴, 오스트레일리아, 콜롬비아, 룩셈부르크를 9개월간 여행하며 사람들을 만나 조사한 결과에다, 네덜란드 뤼트 페인호번 교수 팀이 지난 100년의 전 세계 행복 연구를 정리한 자료를 더했습니다.


13개국 사람들의 인생 철학, 문화, 가치관 등을 전합니다. 어느 나라가 정답이라고 주장하기보다 각자 자신들만의 기준으로 가족과 이웃, 지역, 국가와 조화를 이루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이들의 기준을 참고해 국가에 요구할 부분, 개인이 변화할 부분,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부분 등을 구분해서 행복 요소를 늘려가자는 것이 저자의 메시지입니다.


원제는 Wo geht’s denn hier zum Gluck?: Meine Reise durch die 13 glucklichsten Lander der Welt und was wir von ihnen lernen konnen입니다. 2015년 4월 출간됐습니다.


부제가 '소리 없이 인류의 문명을 위협하는 붉은 재앙'입니다. 한갖 녹이 문명을 위협한다는 말이 과장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책 한 권에 꽤나 설득력 있는 사례들을 모아놓았습니다.


저자 조나단 월드먼(Jonathan Waldman)은 미국 논픽션 작가입니다. 다트머스대학교에서 환경과학을 공부하고 보스턴대학교에서 과학저널리즘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후 다양한 직업을 거치며 글을 써왔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샌프란시스코에서 40피트짜리 요트에 거주하는 동안 겪었던 녹과의 싸움에서 영감을 얻어 집필했다는군요. 출간 당시 찬사가 쏟아진 책입니다.


요즘 우리 주변에는 온통 스테인리스나 알루미늄 소재들이어서 녹은 찾아보기도 어렵지만 이 책을 보면 달리 보게 됩니다.


녹은 속도가 워낙 느려서 존재를 쉽게 알아차릴 수 없지만 그 어떤 자연재해보다 많은 손해를 입힌다고 저자는 일러줍니다. 자칫 다리(橋)를 무너뜨리고, 핵발전소의 반응기를 잠식하며, 핵폐기물 용기에 구멍을 내는 등 부지불식간에 우리 목숨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거지요.


맥주를 캔에 담는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무려 125년 동안 공학자들이 녹과 사투를 벌여야 했고, 자동차는 녹 때문에 1년에 약 3.5kg씩 가벼워진다는 등 깨알 지식들로 꽉 찬 책입니다.


원제는 Rust: The Longest War. 2015년 3월 출간됐습니다.


한때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했던 OPEC의 영향력도 유가 하락으로 동반실추하면서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의 위상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중동의 주요국이자, 우리로서는 원유 수입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산유국이며, 국제정치적으로 가까이 해야 하는 우방입니다.


그런 점에 비하면 이 나라에 대한 우리의 이해 수준은 여전히 일천합니다. 이 책은 그런 거리를 좁혀줄 수작입니다.


저자 캐런 엘리엇 하우스(Karen Elliott House, 1947년생)는 《월스트리트저널》 편집국장 출신으로 오랫동안 사우디아라비아와 중동을 취재하면서 퓰리처상까지 받은 베테랑 저널리스트입니다.


쌓아온 지식과 경험과 통찰을 종합해 사우디아라비아의 과거와 현재를 담고 미래를 전망했습니다. 여느 학술서와는 달리 필력 좋은 저널리스트의 취재기여서 현지 정보가 풍부하고 수월하게 읽힙니다.


원제는 On Saudi Arabia. 2012년 9월 출간됐습니다.


두 주 전 [리뷰 오브 리뷰]에서 미즈노 나오키 교토대 교수와 재일 2세 학자인 문경수 교수의 '재일조선인'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재일조선인’이란 1945년 8월 15일 이후 일본에 잔류한 조선인을 말합니다. 사연은 생계를 위해 ‘밀항’을 시도한 이부터 일본 본토의 노동력 부족 때문에 ‘강제 연행’된 이까지 다양합니다.


이 책은 그 문제에 대한 심층적인 토대에 해당합니다. 저자는 재일조선인 2세 학자인 윤건차(尹健次, 1944년생) 가나가와대학 명예교수입니다.


그의 도쿄대학 박사학위 논문인 「조선근대교육의 사상과 운동」의 내용을 수정하고 다듬어 30여 년 만에 다시 출간했다는군요. 일본 이와나미서점이 2015년 9~11월 전 3권으로 출간한 <「在日」の精神史>를 우리말로는 928쪽짜리 한 권으로 묶어 냈습니다.


식민지 시기 생존을 위한 도일(渡日), 갑작스런 해방과 분단, 남과 북 그리고 일본이라는 세 국가 사이에서 벌어지는 정체성의 혼돈으로 이어지는 재일조선인의 총체적 역사를 각종 학술자료와 200명이 넘는 사람들과 만나 이루어진 인터뷰, 그리고 저자 본인의 이야기를 녹여 풀어냈습니다.


자이니치의 삶과 역사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출판사는 소개합니다.


최근 작품 활동이 가장 활발한 작가 중 한 명인 장강명의 첫 에세이입니다.


2014년 11월 보라카이로 3박5일 신혼여행을 다녀온 여행 이야기가 뼈대를 이룹니다. 하지만 신혼여행의 추억을 담은 책이라기보다는 작가의 청춘, 연애, 결혼, 결혼 후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솔직히 드러냈습니다.


첫사랑, 첫 섹스, 첫 직장 생활 같은 것들에서 어떻게 벗어났는지, 부모의 반대를 무릅쓴 연애와 결혼은 어떠했는지, 그리고 끝내 한국을 떠나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온 것은 어떤 이유에서인지에 대해 털어놓습니다. 장강명의 인생 분투기라 할 만합니다.

앞으로 우리 부부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이런 에세이를 써놓은 주제에, 내가 술에 취해 바람을 피우게 될지도 모르고, HJ가 운명적인 사랑을 발견해 나를 떠날지도 모른다. 그러면 아마 이 책은 결혼과 사랑과 믿음에 대한 지독한 아이러니의 사례가 되겠지. 나는 두고두고 놀림감이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아이를 갖지 않고 둘이서 잘 살기로 했다. 그런 결심을 하고 나는 신촌의 비뇨기과에 가서 정관수술을 받았다. 어영부영하다가 결심이 흔들릴 게 두려웠다. 비뇨기과 의사가 “자녀는 몇 분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둘 있습니다”라고 거짓말했다.

우리에게는 박완서라는 큰 작가의 맏딸이라는 수식어의 위광이 여전히 크게 느껴지는 호원숙 작가의 수필집입니다.

 

 2004년 어머니와 떠난 네팔 여행을 시작으로 어머니를 잃고 다녀온 이베리아, 발틱해 여행까지 지난 십여 년의 여행 기록을 한 권으로 묶었습니다.


쉰 살이 넘어 홀로 떠난 여행, 어머니와 남편과 함께 떠난 여행,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한 여정, 어머니를 잃고 떠난 여행 순간순간의 소묘와 단상이 잔잔한 감흥을 줍니다.


《책 읽어주는 남자》로 유명한 독일 작가 베른하르트 슐링크(Bernhard Schlink, 1944년생)의 신작 장편소설입니다.


작가는 판사를 거쳐 법대 교수로 일하던 중 1987년 친구와 즉흥적으로 소설을 써보자고 한 것이 계기가 되어 추리소설을 발표하면서 데뷔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1995년 《책 읽어주는 남자》를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작가로 주목받았고, 2014년 국내 첫 국제문학상인 박경리 문학상을 받기도 했지요.


이번 작품은 성공한 변호사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가장 복잡하고 내밀한 미로인 사랑과 죽음의 문제에 접근했다고 출판사는 소개합니다. 소설가 배수아가 번역했습니다.


원제는 Die Frau auf der Treppe. 2014년 8월 출간됐습니다.


신예 소설가 백수린이 2년 만에 펴낸 두 번째 소설집입니다. 2014년 여름부터 2015년 가을까지 발표한 소설 10편을 실었습니다.


2014년에 나온 첫 소설집 『폴링 인 폴』이 곱고 촘촘한 서사의 결로 언어와 소통에 대한 성찰을 보여줬다면, 이번 소설집에서는 폭설처럼 쏟아져내리는 눈부신 빛 아래 배음(背音)처럼 포개진 세계의 비참을 특유의 섬세함으로 그려냈다고 출판사는 소개합니다.


빛은 어둠속에서만 일렁일 수 있는 것처럼, 행복은 어떤 참담함을 배경으로 해서만 온전히 우리 것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합니다.


북클럽 오리진이 궁금하다면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