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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 오리진

[오늘의 큐레이션] 디지털 미니멀리즘이란 무엇인가

절제된 온-오프 생활을 통한 보다 가치 있는 삶의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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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생활을 가만히 보면 절반이 디지털입니다. 그 이상인 사람도 적지 않을 겁니다. 아침에 눈 뜬 후부터 밤에 잠들기 전까지 다양한 스마트 도구를 끼고 삽니다. 그럴 만한 합당한 이유도 있습니다. 문제는 디지털 도구의 치명적인 특성 중 하나가 중독성이라는 겁니다.


우리의 관심과 주의(attention), 시간은 제한돼 있습니다. 모든 것이 풍요로워지는 시대에도 어찌할 수 없는 마지막 희소 자원은 사람의 주목일 거라는 말도 합니다. 그런 만큼 보다 가치 있는 것에 효과적으로 쓰는 일은 점점 중요성을 더해갈 겁니다. 오늘 관련 글을 소개합니다.


요즘 인터넷 공간에서 생겨난 '디지털 미니멀리즘' 운동에 관한 것입니다. '운동'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은 아닙니다. 일종의 슬기로운 생활을 위한 디지털 도구 사용의 지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예전에 소개한 '소셜미디어를 그만둬라. 당신의 이력을 좌우할 수 있으니까'라는 글을 쓴 칼 뉴포트(Cal Newport) 조지타운 대학 컴퓨터과학 교수의 새로운 글입니다.


이번에는 자신이 다듬어온 '디지털 미니멀리즘'의 철학을 제시합니다. 그도 강조하고 있지만 디지털 기기에 대한 무조건 부정이나 배격이 아닙니다. 분별있는, 그래서 보다 효과적인 활용을 위한 원칙들을 이야기합니다.


주의를 뺏아가는 것들이 너무 많아진 요즘, 절제 있는 시간 관리와 주의 집중을 통해 보다 가치 있는 생활을 설계하자는 제안입니다.

내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기술과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가끔씩 헷갈려 한다.


나 자신이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연구하고 개선하는 일을 하는 컴퓨터 과학자이다 보니, 응당 컴퓨터와 네트워크의 미래 역할에 대해서도 무척이나 낙관적일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글을 쓸 때 종종 인터넷 기기 발달의 어떤 측면에 대해서는 불만을 드러내곤 한다. 가령, 우리 문화가 점점 조지 오웰의 소설이 묘사하는 것처럼 소셜미디어에 종속돼 가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다. 심지어 나는 내 스마트폰에 대해서도 무관심하다.


최근에 와서 나는 내 개인적 일상에서 이런 디지털 기술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밑바닥에 깔려 있는 철학을 보다 명료히 정리하려고 애쓰는 중이다. (전문적인 일의 세계에서 기술의 역할은 뚜렷한 주제여서 그것에 관해서는 이미 글을 꽤 많이 썼다.)


이런 쪽으로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아직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잠정적인 생각들을 여러 사람과 함께 나누는 것이 내게도 유용한 연습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생각들 중의 많은 것이 한 가지 개념을 중심으로 맴도는 것 같아서 나는 그것을 '디지털 미니멀리즘'이라 이름을 붙여봤다.

미니멀리즘 운동


디지털 미니멀리즘으로 내가 뭘 뜻하는지 이해하려면 우선 이 명칭이 유래한 기존 공동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 등장한 미니멀리즘 운동은 보다 단순한 삶을 주창하는 블로거나 팟캐스터, 작가들의 느슨한 규합체가 주도한 것이었다. 여기서 '보다 단순한 삶'이란 흔히 가장 의미있고 가치 있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소수의 것들에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흔히 열망하도록 돼 있는 많은 활동과 항목들은 종종 희생시키기도 한다.


미니멀리스트들은 주변 사람들보다 돈은 덜 쓰되 소수의 가치 있는 것들을 더 많이 누리려는 경향이 있다. 또한 이들은 자신에게 중요한 것 중심으로 삶을 꾸리는 데 있어서 훨씬 의식적일 뿐만 아니라 종종 아주 급진적인(철저한 radical) 경향을 보인다.


미니멀리스트라 불리는 내 친구 조슈아와 라이언은 이 운동을 이렇게 묘사한다.


미니멀리즘은 사람들이 자기 삶에 가치를 더해주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 것을 돕는 생활양식이다. 인생의 길 위에 무분별하게 어질러져 있는 것들을 걷어냄으로써 우리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측면, 즉 건강이나 관계, 열정, 성장, 기여 같은 것들을 위한 자리를 만들 수 있다.


(미니멀리즘 블로그의 또다른 뛰어난 사례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추천한다: The Minimalists, Leo Babauta, Joshua Becker, Tammy Strobel, the Frugalwoods, Mr. Money Moustache. 그리고 조슈아와 라이언이 이 주제를 잘 담아낸 다큐멘터리도 넷플릭스에서 스티리밍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이런 생각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미니멀리스트 운동은 1970년대에 유행했던 자발적인 단순함의 추구부터 헨리 데이비드 소로에 이르기까지 시기를 달리해 여러 차례 유행했던 비슷한 이상과도 직접 연결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 새로운 점은 이 운동이 블로그 같은 인터넷 도구를 활용함으로써 막대한 규모의 청중에게 가닿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내가 맨처음 이 운동을 접한 것은 약 10년 전 레오 바부타(Leo Babuta)의 블로그 '선의 습관(Zen Habits)'을 통해서였다.

여기서 얻은 내용은 이 무렵 내 글쓰기와 말하기의 변화에 중대한 역할을 했다. 가장 특기할 만한 것으로는, 그 글 덕분에 나의 관심이 공부의 기술적 측면에서, 의미 있는 학습의 체험을 창조하는 철학적 측면으로 옮겨갔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기술에 관한 나의 철학도 계속해서 미니멀리즘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제는 내 철학도 미니멀리즘의 새로운 한 가지로 묘사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철학이란 점점 소음이 커져가는 우리 삶 속에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적절한 역할에 초점을 맞춘 철학이다.


디지털 미니멀리즘


내 나름대로는 디지털 미니멀리즘을 다음과 같이 느슨하게 정의해볼까 한다. 위에서 소개한 조슈아와 라이언의 말에서 일부를 따왔다.


디지털 미니멀리즘이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도구들(과 이 도구들 중심으로 이뤄지는 행동들)이 여러분의 삶에 가장 가치 있는 어떤 것을 더해주는지 질문하는 것을 돕는 철학이다. 이 철학의 취지는 우리가 의식적이고 공격적으로, 가치가 낮은 디지털 소음은 제거하고 정말 중요한 도구 사용을 최적화함으로써 우리의 삶을 현저하게 좋게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이다.


다시 말해, 디지털 미니멀리스트가 된다는 것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우리 삶을 엄청나게 좋게 만들 수도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생각을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이런 잠재력을 실현하기란 어려운 일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디지털 미니멀리즘의 핵심 원리로는 잠정적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을 꼽을 수 있다.


빠뜨리는 것이 나쁜 게 아니다. 우리 주변의 수많은 디지털 맥시멀리스트들은 온종일 이런저런 앱과 클릭에 매몰돼 있다. 이들은 그런 서비스를 일상에서 배제하기 시작했을 때 놓치게 될 잠재적인 잇점들을 열거함으로써 자신의 습관적 행동을 정당화한다. 나는 인정할 수 없다.

세상에는 조금씩의 가치를 더해줄 수 있는 활동들의 조합이 무수히 많다. 만약 당신이 피해간 모든 활동을 잃어버린 가치로 분류하겠다고 고집한다고 하자. 그럴 경우 하루 24시간을 아무리 미친듯이 뭔가로 채운다고 하더라도 그날 경험한 것들과 놓친 것들을 합산하면 무한 마이너스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놓친 것이 훨씬 더 많으니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다는 뜻) 그보다는 당신이 선택한 활동들로 얻게 되는 가치를 가늠해보고, 이 긍정적인 가치를 극대화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더 사리에 맞다.


많은 것보다 적은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앞에서 이야기한 원리의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제한된 시간과 관심(주의)을 상대적으로 가치가 낮은 온라인 활동에 낭비하는 대신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으로 보상받는 소수의 활동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80/20의 원리이다. 즉 활동의 양은 줄이되 더 높은 품질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결과적으로 가치 총액은 더 높을 수 있다.


디지털 맥시멀리스트(최대한 많이 쓸수록 좋다고 믿는 사람)는 얼핏 보기에 조금이라도 가치가 있다 싶으면 어떤 온라인 활동이라도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의 그런 활동은 뭔가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뚜렷한 목적도 없이 앱을 만들거나 웹사이트를 여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런 낮은 정도의 필터링이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의미가 없다.


그보다 생산적인 접근법은 가장 먼저 자신이 인간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들, 즉 그 위에 좋은 삶을 구축하고 싶어하는 원칙들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이런 원칙들을 가지고 보다 효과적인 필터로 적용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어떤 활동이든 먼저 이런 질문을 해보는 것이다. 이것이 내 삶에서 아주 소중히 여기는 뭔가에 중요한 가치를 더해줄 것인가?

가장 좋은 것이라고 하는 것은 그 나머지 것들과는 엄연히 다르다. 가령 눈앞에 주어진 온라인 활동이 앞에서 말한 원칙에서 제기된 질문에 긍정적인 답변을 주는 것이라고 가정해보자. 그것만으로 충분한 것은 아니다. 그 다음엔 다시 이런 질문을 해봐야 한다. 이 활동은 내 삶의 이런 영역에 가치를 더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인가?


자신이 세운 핵심 원칙에 비춰볼 때, 그것과 관계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활동은 무수히 많을 수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는 소수의 활동을 찾는 데 집중해야 한다. '최선의 것'과 '그 정도면 충분한 것' 간의 차이는 중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에 누군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자신이 트위터를 쓰는 이유는 다양한 뉴스원을 접하는 것이 가치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특히 주류 신문들은 자신이 관심 있는 뉴스는 외면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나는 트위터가 그의 뉴스 습득이라는 원칙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은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트위터의 게시물이 그런 목적을 달성하는 데 인터넷을 사용하는 최선의 방법일까?


디지털 소음은 또한 우리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과거 전통적인 미니멀리스트들은 도시의 수많은 물리적 소음 속에서 사는 것이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라고 여겼다. 오늘날 온라인 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끊임없는 클릭과 화면 스크롤은 (쏟아지는 뉴스로 인해) 불안으로 가득한 배경 소음을 일으킨다. 디지털 공간에서 하는 활동의 수를 확 줄이면 그 자체로 커다란 진정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가치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우리가 가진 주의(력)는 희소하고 허약한 것이다. 매일 쓸 수 있는 주의의 양은 한정돼 있다. 신중하게 목표를 겨냥했을 때 비로소 주의는 큰 의미와 함께 만족감을 가져다 줄 수 있다.


그렇지만 오늘날 막대한 돈이 투자되는 회사들의 유일한 목적은 가능한 한 우리의 주의를 앗아가고, 그럼으로써 북 캘리포니아의 소수 사람들을 위한 가치 창출에 최적화된 목표로 몰아가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위험스런 것이며 우리로서는 경계를 해야 할 일이다.


앞에서 썼듯이, 이 부분이 내가 트위터나 페이스북처럼 우리의 주의를 뺏아감으로써 수익을 올리는 대기업들에 대해 우려하는 점이다. 내 말은 그 회사들이 무가치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그 회사들이 구조적으로 가능한 한 사용자가 중독이 되게 공학적으로 설계됐다는 점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온라인 세계를 효과적으로 잘 활용하기만 한다면 많은 것들이 오프라인 생활도 더 잘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인류는 본래 디지털 방식의 삶을 위해 진화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무분별하게 온라인 활동에 빠져들 경우 혼란스런 소모 끝에 탈진 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또한 이런 사실은 온라인 활동 중에서 수익을 가장 많이 올리는 것들의 다수는 오프라인 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개선하는 데 인터넷을 활용하는 것들인 점도 설명해준다. 예컨데 디지털 연결망은 우리와 잘 맞는 커뮤니티를 찾거나 새로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삶의 진정한 가치는 휴대전화는 잠시 미뤄두고 밖으로 나가서 실제 삶 속에서 새로운 공동체와 어울릴 때에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디지털 도구가 생기기 이전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GPS만에 해도 우리 곁에 등장하기 오래전에 존재했던 문제(내가 가고 싶은 곳에 어떻게 갈까?)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줬다. 구글도 마찬가지로 기존의 문제(내가 필요한 정보를 어떻게 찾을까?) 해결에 도움을 줬다.


반면에 새로운 소셜미디어인 스냅챗은 그렇지 않다. 이런 범주에 속하는 도구들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이런 도구들은 주로 광고 판매를 위한 새로운 중독성 행동을 만들어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 십상이다.


능동적인 것이 수동적인 것보다 낫다.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는 장인 정신이 숨쉬고 있다. 우리는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가치 있는 무언가를 만드는 데서 큰 만족감을 느낀다. 우리가 온라인 활동 중에서도 가장 만족스럽게 느낄 때는 뭔가를 만드는 것이 포함된 활동을 할 때이다. 단순히 수동적으로 소비만 할 때와는 반대되는 것들이다.

지금까지 말한 것들은 아직 잠정적인 생각들이다. 이런 원칙들은 거의 전적으로 개인적인 생활 속에서 디지털 기술의 역할에 한해서만 적용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전문적인 영역에서 기술을 생산적으로 통합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르다.


지금까지 설명한 디지털 미니멀리즘에 대한 내 생각의 결론은 이것이다. 신중한 선별을 거친 단순한 삶을 뜻하는 미니멀리스트 디지털 생활은 기술에 대한 배격이나 회의론자의 반동적인 행동이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기술이 제공할 수 있는 막대한 가치를 수용하는 것이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진정으로 관심을 쏟는 것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활용하는 법을 알아내는 수고를 기꺼이 감수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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