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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오브 리뷰] 이상한 남, 외로운 남, 순응하는 남

조회수 2016. 8. 2. 19: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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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마지막 주 신문 서평 면에 소개된 주요 신간들을 일별합니다

북클럽 오리진이 궁금하다면

지난주 주요 신문 서평 면에 소개된 책과 리뷰들을 살펴보는 '리뷰 오브 리뷰'입니다. 지면에 소개된 리뷰 내용과 관련 정보를 중심으로 일별하는 시간입니다. 책과 저자에 관련된 정보 중심으로 전해 드립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생각의 디딤돌입니다.

지난주에는 한국 남성에 관한 책 세 권이 나란히 출간되면서 주목받은 점이 눈에 띕니다. 관점은 다르지만 이들을 묶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예전 같지 않은 남성의 위상과 그로 인한 다양한 반응들입니다.


사회 변화와 함께 가부장적 질서에 균열이 생기면서 생기는 현상들이라고 하겠습니다. 해외 번역서에 이어 이제 국내 저자들이 다양한 책들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도 더 부각될 문제로 보입니다.


과학 분야 해외 화제작이 또 두 권 번역돼 나왔습니다. 구글에서 미래 연구 프로젝트를 지휘하고 있는 레이 커즈와일의 '마음의 탄생'과 진화생물학의 대가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 교수의 '인간 존재의 의미'입니다.


최근 인공지능(AI)의 개발과 더불어 인간의 마음(mind)의 문제는 한층 정교한 수준에서 논의가 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철학자가 아닌 과학자와 공학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얼마 전 20세기초 독일(프로이센)의 자연지리학자 알렉산더 폰 훔볼트의 전기 '자연의 탄생'에 이어 존 앤더슨의 '내추럴 히스토리'가 번역돼 나왔습니다. '자연사'에 대한 관심은 자연 과학에 대한 이해의 폭이 커져가는 신호로 읽힙니다.


알렉 로스의 미래산업 보고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파상적으로 퍼져가는 기술 혁신이 우리 삶과 산업 전 분야에 가져올 변화와 가능성, 대비책을 담은 최신 저작입니다.


국내 인문서 '조선 선비의 산수 기행'은 옛 문인들의 색다른 글을 맛볼 기회도 되지만, 요즘 같은 무더위에 '방콕 여행'을 위한 읽을거리로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문학 분야에서는 소설가 김탁환이 세월호 참사의 또 다른 주인공 잠수사 이야기를 단행본으로 냈고, '얼굴 없는 작가'로 유명한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 첫 권이 번역돼 나왔습니다.


또 창비시선이 400호를 맞아 대표 시인들의 작품을 골라 한 권으로 묶어냈습니다.


오늘날 한국 남자의 일그러진 모습을 분석한 책입니다.


저자 오찬호는 1978생 사회학도입니다.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저술과 강연에 전념해왔습니다. 전작으로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 괴물이 된 이십 대의 자화상』(2013), 『진격의 대학교 : 기업의 노예가 된 한국 대학의 자화상』(2015)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허세 가득한 한국 남성의 실상을 진단합니다. 우선 ‘여자들이 설치는 세상이 돼버려서 남자는 점점 더 살기가 힘들다’는 왜속된 인식부터 바로잡습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세계 성 격차 보고서 2015’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이 정치 경제적 권한의 수준은 남성의 65%에 불과합니다. 조사 대상 145개국 중 115위입니다.


저자는 이런 한국 남자의 심리를 이해하는 코드로 군대와 학교 교육,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남자가 생계를 책임지고 여자는 이를 지원하는 가족 모델)을 꼽습니다.


남성은 권위주의와 경쟁주의 문화에 절어 있는 학교와 폭력, 명령, 복종만이 절대 진리인 군대를 거치면서 남자(sex, 생물학적 성)는 점점 남성(gender, 사회적 성)으로 변해가고, 소통과 공감 능력을 잃어간다는 거지요.


최근 고개를 들고 있는 남성들의 세력화와 여성 혐오 범죄도 이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번에는 여성 상담심리사가 남성의 숨은 상처와 억압된 심리를 진단합니다.


저자 선안남은 현재 심리상담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상담, 집필, 강연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남성 내담자들이 늘면서, 잘못된 남성상 때문에 고통받는 남성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책을 쓰게 됐다는군요.


저자에 따르면 남자들은 어릴 때부터 ‘남자다움’의 압력에 시달리며 속마음을 감추며 살아왔기 때문에 이해받기 힘들고 심지어 오해받기 쉬운 존재가 됐습니다.


철들지 않는 어른 아이, 허세 부리는 소년부터 언제나 영웅이고 싶은 가장, 쓸쓸한 뒷모습의 아버지가 다 그런 고통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저자는 오랫동안 상처 입은 채 고립되어온 남자들의 심리를 깊이 이해하면서 감정의 골을 해결하고, 어쨌든 함께 살아가야 하는 남자와 여자가 좀 더 조화롭고 행복하게 어울릴 수 있도록 돕는 지혜를 전합니다.


이 책은 중년의 남자 만화가가 쓴 그림 에세이입니다. '본격 남자망신'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였습니다.


저자인 권용득(1977년 생) 프리랜서 만화가가 같은 직업을 가진 아내와 아홉 살 아들과 살면서 8년 간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쓴 일기를 모은 에세이입니다. 


경상도 왜관에서 곧잘 ‘남자 망신’이라는 억압적 언어에 눌려 자랐지만, 이제 한국 전통의 가부장적인 모습을 탈피해 새로운 아빠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저자도 아버지에게 받은 상처가 완전히 치유되지는 않았지만 아들에게 되물림하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설거지도 하고 아들의 장수풍뎅이를 돌보기도 합니다. 아버지 세대와 달리 같은 직업을 가진 아내와 철저하게 관계의 균형점을 찾아 보조를 맞추며 살아갑니다.


미국의 혁신 전문가가 미래 기술이 불러올 산업 전반의 변화와 대응책을 제시한 책입니다.


저자 알렉 로스(Alec Ross, 1971년생)는 2008년 오바마 대선 캠프의 기술, 미디어 정책 참모로 일하다가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 장관에 의해 혁신 담당 수석 자문관으로 영입된 인물입니다.


당시 4년간 전 세계의 산업 현장과 새로운 혁신 기술을 목격하고 기업가들을 만난 후에 쓴 책입니다. 급변하는 기술이 가져올 미래 산업의 전략을 담은 보고서입니다.


저자는 로봇·유전체·금융 분야의 혁신 기술이 사회와 산업, 우리 생활 전반에 걸쳐 새로운 빅뱅을 불러올 것이라며 각 현장에서 얻은 변화의 흐름을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나아가 이런 변화에 대한 대응은 개인을 넘어 사회적 준비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사회적 해법은 개방성, 청년창업, 여성의 적극적 사회 진출,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으로 압축됩니다. 저자는 문과와 이과처럼 분야에 대한 기계적 구분은 미래 세대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면서, 세계를 기반으로 생각하고 활동하는 습관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원제는 The Industries of the Future입니다. 2016년 2월 출간됐습니다.


'지능기계의 시대'(1990), '특이점이 온다'(2005)는 책으로 인공 지능 담론을 주도해온 저자의 새 책입니다.


이 책에서는 인간의 마음을 뇌의 작동 방식으로 분해해 보임으로써 의식 있는 기계 지능의 가능성을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인간의 뇌를 기본적으로 패턴을 인식하는 기계로 봅니다. 패턴 인식을 통해 좀 더 고차원적인 형상을 그려내고,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감정이나 감상을 만들어낼 뿐 아니라 미래 패턴도 예측한다는 거지요. 


저자는 강력한 지능기계인 인간의 뇌를 분석하고 그 알고리즘을 추출해냄으로써 인공지능을 개발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컴퓨터에서도 인간과 같은 의식과 의지를 지닌 기계 지능이 탄생할 수 있다고 보는 거지요.


저자는 의식이 무엇인지, 또 의식을 기준으로 세워진 인간의 보편적인 윤리체계, 자유의지, 정체성을 철학적으로 고찰합니다. 기계 역시  의식을 가진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면 인간과 동등한 존재로 대우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처럼 강한 인공지능의 출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여전히 논란거리입니다만 저자의 견해는 관련 논의에서 빠지지 않습니다.


이 책이 출간된 후 저자는 구글의 엔지니어링 이사로 영입돼 현재 인공 지능을 비롯한 미래 사업을 지휘하고 있습니다.


원제는 How to Create a Mind: The Secret of Human Thought Revealed입니다. 2012년 11월 출간됐습니다.

나는 뇌가 얼마나 복잡한지 이야기하는 기존의 수백만 권의 책에 또 한 권을 덧붙이고자 이 책을 쓴 것이 아니다. 그와 반대로 단순성의 힘을 일깨워주고자 이 책을 썼다. 패턴을 인식하고 기억하고 예측하는 정교한 기초적인 메커니즘이 신피질에서 수억 번 반복되면서 어떻게 우리 생각의 엄청난 다양성을 만들어내는지 설명할 것이다. 핵과 미토콘드리아DNA에서 찾을 수 있는 유전자코드 값의 다양한 결합에 의해 유기체의 놀라운 다양성이 발생하듯이, 신피질의 패턴인식기 안에서 또 패턴인식기 사이에서 찾을 수 있는 패턴값의 다양성에 의해 생각, 사고, 기술의 놀라운 다양성이 발생한다.

(중략)

사람들은 대개 기계가 의식을 가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위협을 느낀다. 이러한 논의가 의식이 있는 인간의 영적인 가치를 떨어뜨린다고 간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반응은 ‘기계’라는 개념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현재의 ‘기계’를 바탕으로 이 문제를 이해한다. 물론 오늘날 기계들이 인상깊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나 역시 현재 볼 수 있는 기술의 결과물들을 의식을 가진 존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기계들은 머지않아 우리가 의식이 있는 존재라고 간주하는 생물학적 인간과 구별할 수 없는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며, 이로써 우리가 의식에 부여하는 영적인 가치도 공유하게 될 것이다.

(중략)

호모사피엔스의 가장 중요한 진화는 양적인 것이었다. 즉, 이마를 넓히는 대대적인 확장공사를 성공적으로 이룩해냄으로써 더 많은 신피질을 확보한 것이다. 신피질이 늘어남으로써 인간은 개념적으로 고차원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로써 예술과 과학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 발전을 일궈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10배는커녕 10퍼센트도 확장하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한 진화를 기술적으로 해쳐나갈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인간은 이제 클라우드로 연결된 디지털신피질을 무한하게 활용하게 될 것이며, 지금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추상적 사고를 하게 될 것이다. /'마음의 탄생' 중에서

진화생물학의 대가인 저자가 인생의 말년에 거대한 물음들에 답한 책입니다.


자연 과학과 인문학을 넘나드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왜 그러한가?' 같은 궁극적인 질문에 대해 답합니다.


저자는 오늘날 인류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수십만 년에 걸친 생물학적 진화와 문화적 진화를 탐사합니다. 인간이 어떻게, 왜 출현하고 살아남았는지를 설명합니다.


저자는 인간의 존재 의미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다른 생명체들과 비교하고 나아가 추론을 통해 태양계 바깥에 존재할지 모를 생명체들과도 비교할 때 가장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궁극에는 인문학이 우리를 인간답게 만들고, 과학이 인류 미래의 불행을 막는 쓰일 수 있다고 결론 내립니다.


목차를 보면 거장이 펼치는 이야기의 윤곽이 그려집니다.


I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

1 의미의 의미

2 인간 종의 수수께끼를 풀다

3 진화와 우리의 내면 갈등


II 지식의 통일

4 새로운 계몽 운동

5 없어서는 안 될 인문학

6 사회적 진화의 원동력


III 다른 세계들

7 인류, 페로몬 세계를 잃다

8 초유기체

9 미생물이 은하를 지배하는 이유

10 외계 생명체의 초상

11 생물 다양성의 붕괴


IV 마음의 우상들

12 본능

13 종교

14 자유 의지


V 인간의 미래

15 우주에서 홀로 자유롭게


원제는 The Meaning of Human Existence입니다. 2014년 10월 출간됐습니다.


미국 워싱턴DC의 관광 명소로 스미소니언 박물관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단연 인기 최고인 곳이 자연사박물관입니다.


‘자연사’(natural history)는 ‘박물학’(博物學)이라는 말로도 번역됩니다. 자연계의 동식물과 광물까지, 한마디로 세상 만물의 이치를 두루 탐구하는 활동입니다.


학문이 세분화되기 전까지는 그런 활동가들이 많았습니다. 이 책에서는 그 궤적으로 추적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카를 폰 린네, 알렉산더 폰 훔볼트, 찰스 다윈, 존 뮤어, 헨리 데이비드 소로, 레이철 카슨에 이르기까지 주변 환경에 관해 더 많이 알기 위해 역경을 견딘 남녀들의 삶과 여정을 모았습니다.


저자 존 앤더슨(John G. T. Anderson)은 애틀랜틱대학(바하버) 생태학/자연사 교수입니다. 미국의 인간생태학회(Society for Human Ecology) 회장을 지냈고, 자연사네트워크(Natural History Network)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 고전부터 근대 자연학자의 전기와 여행기, 일기, 도감에 이르기까지 1차 자료와 문헌을 토대로 쓴 책입니다.


저자는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로 위협받고 있는 시대에 연구실이나 실험실에 갇히지 않고 자연계 전체를 포괄하는 시야를 제시해 줄 수 있는 자연사 연구자들이 어느 때보다도 귀하고 절실한 존재들이라고 말합니다.


원제는 Deep Things out of Darkness, A History of Natural History입니다. 2012년 12월 출간됐습니다.


조선 시대 선비들의 팔도 명산 유람기를 골라 묶은 책입니다.


조선시대 지리학 전문가인 정원림(鄭元霖, 1731-1800)의 『동국산수기(東國山水記)』와 그 밖의 문집에 실린 산수유기 중에서 수작들을 가렸습니다. 동국산수기는 조선조 문인들의 산수유기(山水遊記) 53편을 모은 책입니다. 


편역자는 허경진 연세대 교수와 전송열 교사입니다. 우선 정원림의 책을 완역하고, 여타의 산수유기에서 가려 뽑아 모두 20편을 선정, 집필 시점을 기준으로 계절순으로 재배치했습니다.


각 편마다 작가 소개와 작품 해설을 더했고,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조선 영조 때 제작된 <해동지도>를 도판으로 사용했습니다.


조선 선비들이 산과 물을 찾은 것은 현대인의 등산과는 좀 달랐던 모양입니다. 편역자들에 따르면 성현 공자(孔子)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습니다.


공자는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 어진 자는 산을 좋아한다”(知者樂水, 仁者樂山)고 했지요. 하지만 조선 시대에는 지금처럼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고, 또 사회적, 신분적 제약도 많아 산을 유람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산수유람 기록은 일종의 간접 체험을 위한 소중한 독서물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조선 문인들의 여행 취향과 정취를 맛볼 수 있는 책이라 하겠습니다.


15년 시골(안성) 생활을 해온 작가의 신작 에세이입니다. 미니멀리스트의 단순한 삶을 예찬합니다.


더 적게 소비할 때 더 많은 것을 창조할 수 있고, 낭비 없이 살 때 더 중요한 가치들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더 단순해지려고 채찍질하며 단련했다. 먹고, 자고, 산책하고, 명상하고, 그 이외의 시간은 내가 좋아하는 일에 쓴다. 삶이 단순해지니, 책 읽기와 글쓰기에도 탄력이 붙었다. 전보다 더 많은 책들을 읽고, 더 많은 책들을 써낼 수 있었다. 놀랍게도 시골에 사는 동안 서른 권도 넘는 책을 써냈다. 나는 더 관대해지고, 생활은 활력으로 넘치며 약동했다. 지인들은 내 모습에서 가난에 찌든 모습은 찾기 어렵다고 말한다. 누가 보더라도 좋아 보였다. 이것은 내가 시골에서 단순한 방식으로 살게 되면서 얻은 선물이고 축복이다.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중에서

2014년 국민 모두에게 아픔을 안긴 세월호 참사, 그 중에서도 시신 인양에 목숨을 건 잠수사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입니다.


작가 김탁환이 처음 시도한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소개합니다. 당시 고통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작가로서는 이례적으로 곧바로 자료 수집에 이어 작품을 써내려갔다고 하는군요.


시계 제로의 심해로 내려가야만 했던 민간 잠수사를 주인공으로 르포르타주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저들에겐 제가 맹골수도에서 거금을 번 잠수사로만 보이는 겁니다. 게다가 그들이 저를 돈으로 보듯, 민간 잠수사도 실종자들을 돈으로 보고 간 것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지 않는 겁니다. 처음 그 얘길 들었을 땐 너무 화가 나서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습니다. 아무리 설명해도 제 말을 믿어 주지 않는 겁니다. 서러웠습니다. 잠수사들이 맹골수도에서 어떻게 버텨 왔는지 대한민국 국민은 전혀 몰랐습니다. 지구를 한 마을이라 부르며 곳곳의 특종을 실시간으로 전하는 세상에서 민간 잠수사에 대한 소식만 어떻게 쏙 빠졌을까요. /'거짓말이다' 중에서

해외 화제 작가의 책이 번역돼 나왔습니다. 이 책의 유명세에는 저자의 신비주의가 한몫 하고 있습니다. 


엘레나 페란테(Elena Ferrante)라는 필명의 저자는 해외 문학계에서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작가 중 한 명입니다. 1992년 첫 작품 『성가신 사랑』으로 평단을 놀래키고 2002년 『홀로서기』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지만 한 번도 대중 앞에 신원을 드러낸 적이 없습니다.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출생했지만 고향을 떠나 고전 문학을 전공하고 오랜 세월을 외국에서 보냈다는 사실 외에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이 책은 나폴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 여자의 60년에 걸친 우정 이야기 '나폴리 4부작'의 첫 권입니다.


나폴리 4부작은 지적인 재능을 타고났지만 어려운 가정 환경 때문에 중학교에도 못 가고 라틴어와 그리스어를 독학하는 릴라와,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모범생이지만 절친한 릴라 앞에서 열등감을 느끼는 레누, 두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첫 권은 두 주인공의 유년기부터 사춘기까지의 우정을 다뤘습니다.


원제는 L'amica Geniale입니다. 2011년 출간됐습니다.


창비시선 400호 기념시선집입니다. 창비시선은 1975년 신경림의 <농무>를 시작으로 40년 동안 한국시단의 주요 무대가 돼왔습니다.


박성우, 신용목 시인이 창비시선 301번부터 399번까지 각 시집에서 비교적 짧은 호흡으로 따라 읽을 수 있는 시 한 편씩을 선정하여 엮었습니다. 두권의 시집을 낸 시인의 경우 하나만 수록해 총 86편의 시가 실렸습니다.


선정 기준에 대해서는 “이를 두고 단시(短詩)라고 불러도 좋고 한뼘 시나 손바닥 시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 독자들이 가능한 한 여유롭게 시와 마주 앉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다. 짧은 시가 쉽다는 뜻이 아니라 가파른 길을 짧게 나눠서 걸어가면 어떨까 하는 기대 말이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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