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브 리뷰] 너무 늦지 않았습니다

조회수 2017. 12. 20. 07: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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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셋째 주 신문 서평 면에 소개된 주요 신간들을 일별합니다.

세상을 탐구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무엇보다 나를 알아가는 길
북클럽 오리진이 함께합니다

북클럽 오리진이 궁금하다면

지난주 주요 신문 서평 면에 소개된 책과 리뷰들을 살펴보는 '리뷰 오브 리뷰'입니다.


지면에 소개된 리뷰 내용과 관련 정보를 중심으로 일별하는 시간입니다. 책과 저자에 관련된 정보 중심으로 전해 드립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생각의 디딤돌입니다. 애써 다가가야 할 이유입니다.


현생인류가 지구를 점령할 수 있었던 비결을 탐구한 책입니다.


저자 팻 시프먼(Pat Shipman)은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인류학과 명예교수입니다. 동물고고학과 화석생성학의 대가로 죽은 동물 뼈가 변형되는 과정과 이유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화석학 연구사에 한 획을 그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고인류학, 생물학, 유전학, 기후학 등 최신 과학을 토대로 인류의 특성을 심층 조명합니다. 제목의 침입종이란 인간을 말합니다. 약 20만 년 전 아프리카 대륙에서 진화한 이래 거침없이 자연을 개척하고 적응한 끝에 지구 곳곳을 점령한 사실을 가리킵니다.


한때 공존했던 네안데르탈인은 멸종한 반면 현생인류는 살아남은 비결은 뭘까요. 저자는 현생인류가 가졌던 문화적 완충재와 융통성, 그리고 가축화를 듭니다.


현생인류는 몸집이 더 크고 근육질이었던 네안데르탈인에 비해 에너지 필요량이 작아 혹독한 기후에서도 유리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뼈바늘 같은 도구로 옷을 만들어 추위를 견딜 줄 알았습니다.


게다가 네안데르탈인은 늘 먹던 것을 먹으며 보수적인 입맛을 유지했던 데 반해 현생인류는 식성에서도 융통성을 발휘한 결과 생존에 유리했습니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늑대-개와의 동맹을 통해 공생을 도모할 수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원제 The Invaders: How Humans and Their Dogs Drove Neanderthals to Extinction. 2015년 3월 출간.

인간을 5만 년 전부터 오늘날까지 이처럼 대항할 수 없는 막강한 침입자로 만든 기술적 진보는 부분적으로 우리가 가축화라고 부르는, 제3의 종과의 전례 없는 동맹을 결성한 능력에 있다.

우리는 늑대를 개로, 그리고 훨씬 이후에는 야생 양의 일종인 무플론을 염소로, 야생 오록소를 소로, 야생 고양이를 집고양이로, 말을 빠른 이동 수단으로 바꾸었다. 우리는 자신을 위해 다른 종의 특성을 빌려서 사용하는 능력을 키웠고, 이 능력을 이용해 지구라는 행성의 거의 모든 서식지에서 생존력을 키워왔다.

1980년대 미국의 신보수주의 하에서 일어난 반페미니즘 역풍을 조명한 책입니다.


저자 수전 팔루디(Susan Faludi, 1959년생)는 1980년대에 활약한 여성 저널리스트입니다. 이 책은 그녀의 데뷔작으로 출간 당시에도 화제가 됐을 뿐 아니라 그 뒤로도 페미니즘의 고전으로 읽혀 왔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1980년대 미국 레이건 정부의 신보수주의 물결 아래 언론, 대중매체, 정치 등 사회 여러 분야에서 페미니즘과 여성을 상대로 전개된 반격을 '백래시(backlash)'라 명명하고 비판적 분석을 시도합니다.


그 후로 '백래시'는 사회 변화나 정치적 변화로 인해 자신의 중요도나 영향력, 권력이 줄어든다고 느끼는 불특정 다수가 강한 정서적 반응과 함께 변화에 반발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로 페미니스트 사전의 주요 개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미국 여성들이 준비 없이 맞닥뜨린 ‘반페미니즘’ 선전전을 표층부터 심층까지 파고든 이 책은 페미니즘에 대한 반동이 특수한 시대 상황의 산물인 동시에 보편적 현상이라고 말합니다.


원제 Backlash: The Undeclared War Against American Women. 1991년 첫 출간 후 2006년 15주년 기념판 출간.

페미니즘에 대한 반격은 여성들이 완전한 평등을 달성했을 때가 아니라, 그럴 가능성이 커졌을 때 터져 나왔다. 이는 여성들이 결승선에 도착하기 한참 전에 여성들을 멈춰 세우는 선제공격이다. …… "그건 마치 큰 변화를 앞두고 위협을 느낄 때 반격의 선두 주자들이 변화의 공포를 이용하는 것 같다.”

패션을 소재로 그리스 철학과 문화 속에 숨어 있는 권력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저자 연희원은 고려대에서 옴베르트 에코의 기호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에코의 기호학》, 《유혹하는 페미니즘》 등의 책을 썼습니다.


이 책에서는 서양 철학의 원류라고 하는 고대 그리스 시대의 패션과 흥미로운 일상을 통해 감춰진 권력 관계를 이야기합니다.


가령, 고대 그리스에서 열린 올림픽 경기에 남성들은 나체로 참가하고 여성들은 경기장 출입이 금지된 것은 나체가 일종의 지배층인 시민 남성들의 '과시적인 패션’이었고 ‘권력’을 상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패션과 화장이 시민 남성의 아내에게는 허용되지 않았지만 화류계 종사자에게는 허용되었던 것도 시민 남성들의 이중 잣대의 결과였다는 거지요.


철학자인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가 평상시 입었던 옷들에서도 남성 시민에 의해 주도된 외모차별주의를 포착합니다.


우리가 사소하다고 외면했던 패션이 사실은 인류의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이런 패션을 지배권력은 활용해왔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까짓 한낱 패션 따위가 인간의 근원을 이해하게 하는 인문학적?철학적 성찰의 주제가 될 수 있느냐고요? 네, 물론입니다. 패션은 인류의 역사 안에서 인간다움, 남성다움, 여성다움, 그리고 이에 대한 저항과 대안을 비롯한 문화와 역사를 만들어왔고 또 앞으로도 계속 만들어갈 영역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패션이야말로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인간적인 인간성을 형성해온 영역이니까 말이지요. 그런 만큼 패션에도 철학적?인문학적 성찰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의 남성학 연구자가 쓴 요즘 남자 이야기입니다. 부제가 '세상이 바뀌면 남자도 바뀌어야 한다'입니다.


저자 다나카 토시유키(田中俊之)는 일본 무사시대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딴 후 현재 다이쇼대 심리사회학부준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저자는 요즘 남자들의 '절망'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남자다움이라는 굴레와 자신은 뛰어나다는 착각, 경쟁의 숙명, 위로받지 못한 허세, 그리고 갈수록 더 옥죄고 들어오는 결혼과 퇴직의 암울한 그림자들.


여기에 졸업 → 취업 → 결혼 → 정년이라는 전형적인 외길도 이제는 실현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합니다.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남성과 여성 모두를 자기답게 살지 못하게 하는 성 역할, 문화, 사회구조 등을 남성과 여성이 함께 이야기하고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가령, 부부간의 가사와 육아 분담의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라도 남성의 노동 패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거지요.


남성들에게는 무엇보다 멈출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면서, 잠시 진정하고 멈춰선 채 상황을 돌아보자고 제안합니다.


원제 男がつらいよ 絶望の時代の希望の男性学. 2015년 5월 출간.

이 책 한 권으로 남성이 완전히 '남자다움'에서 해방되기는 어렵다. 간단히 껍질을 벗기듯 '남자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아무도 삶의 괴로움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그저 한 가지, 너무 심각하게만 생각하지 말고 '보통 남성'이라는 이미지와 적당한 거리를 두자. 이 책에서는 그렇게 하기 위한 힌트들을 하나씩 찾아봤다.

지난 세기 미국인들에게 삶의 귀감이 되었던 할머니 예술가의 자서전입니다.


저자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1860-1961)는 미국인들 사이에서 ‘모지스 할머니’로 불리며 사랑받았던 화가였습니다. 88세에 ‘올해의 젊은 여성’으로 선정되었고 100번째 생일은 ‘모지스 할머니의 날’로 지정되었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92세 때 그림 67점을 한데 모아 엮어 펴낸 자전 에세이입니다.


평생을 농장 아낙으로 살았던 저자가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76세 때였습니다. 소일거리로 놓곤 했던 자수가 관절염 때문에 어려워지자 바늘 대신 붓을 든 거지요.


5년 만인 80세에 개인전을 열고, 100세에 세계적인 화가가 되었습니다. 101세에 세상을 뜨기 직전까지 1,600여 점의 작품을 남겼습니다.


당시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타임》 지 커버를 장식했고, 그녀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까지 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 소개된 저자의 삶은 화려하거나 거창하지 않습니다. 매일에 충실하고 변하는 계절에 순응하며 그 안에서 기쁨을 찾는 소박한 일상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따뜻한 그림과 삶에 대한 믿음 그리고 진취적인 자세는 보는 사람에게 무엇이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와 위로를 건넵니다.


원제 Grandma Moses: My Life's History. 1952년 출간.

늘그막에 찾아온 유명세나 언론의 관심에 신경을 쓰기에는 나는 나이가 너무 많아요. 그보단 다음에 어떤 그림을 그릴지 생각합니다.

나이가 들어서 체험한 독서 생활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한 책입니다.


저자 쓰노 가이타로(1938년생)는 일본의 문화평론가로 <계간 책과컴퓨터> 편집장, 와코대학 교수 및 도서관장을 지냈습니다.


이 책에서는 23편의 글을 통해 70대 노인이 된 저자 자신이 직접 경험한 노인 독서의 현실에 대해 증언하고 조언합니다.


가령 퇴직하면서 주머니 사정이 급변한 탓에 예전이라면 바로 사들였을 책을 사지 못하고 고민만 하다가 결국 도서관으로 향합니다. 이제는 반사 신경이 약해져 예전처럼 노련하게 길을 걸으며 책을 읽을 수도 없습니다. 때로는 건강상의 문제가 생겨 병원 침대에 누워 책을 읽기도 합니다.


만년 독서의 장점도 소개됩니다. 중년 무렵에는 동경하는 마음으로 읽었던 저자의 책을 그와 비슷한 나이가 되어 다시 읽으며 동년배로서 친근감을 느끼고, 젊을 때는 도저히 읽히지 않아서 포기한 책을 나이가 들어 다시 펼쳤을 때, 술술 읽히기도 합니다.


결국 신체의 노화는 중요하지 않으며, 어떤 마음으로 임하느냐에 따라 노년 독서는 더 즐겁고 풍부해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원제 百歳までの読書術. 2015년 7월 출간.

젊을 때의 독서에는 무한한 미래가 있었다. 그런 착각은 60대 중반 정도까지 그런대로 이어졌지만, 일흔을 넘기면서 깨져버렸다. 나에게도 죽음이 곧 닥칠 것이다. 내게 남은 그 한정된 시간 내에 과연 몇 권의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이런 종류의 자문(自問)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인생의 최종 단계에 발을 내디딜 때면 으레 거치는 형식적인 절차 같은 것으로, 결국은 지금까지의 독서 습관을 그대로 유지한다.

미국의 저널리스트이면서 글쓰기 교사로 유명했던 윌리엄 진서의 회고록이자 자서전 안내서입니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회고록을 쓰는 과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문제―소재 선택, 어조, 문체, 태도 등―에 대해 조언합니다.


자신이 태어난 가정환경에서부터 시작해 학창 시절, 『뉴욕헤럴드트리뷴』에서의 기자 생활, 아내와 함께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있었던 일, 예일대에서 학생과 함께 지내던 시절, ‘이달의 북클럽’ 편집장 재직 시절, 음악가로서 살았던 시절의 에피소드 등 자신의 회고록을 실례로 제시하며 어떤 소재를 고르고, 버릴 것인지, 어떤 분위기나 어조로 쓰는 게 좋을지를 알려줍니다.


원제 Writing About Your Life. 2004년 4월 출간.

자서전, 회고록, 개인사나 가족사 기록 등 글의 형식이 뭐가 되었든 스스로의 삶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것은 인간의 본능적인 행동이다. 우리 모두는 우리가 성취한 일, 생각, 감정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픈 욕구가 있다. 가족사 기록은 자녀, 손자, 손녀들에게 그들의 정체성과 뿌리를 알려 주는 가치 있는 도구가 된다.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그 사람이 갖고 있던 기억은 사라지지만, 글을 남기면 그 기억을 지킬 수 있다.

현대 물리학의 총아인 양자 역학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어렵습니다. 이 책은 만물의 구성원소를 연구하는 양자 역학을 국내 과학자가 최대한 알기 쉽게 구어체로 설명한 개론서입니다.


저자 김상욱 부산대 물리교육과 교수는 카이스트에서 물리학으로 학사와 석사, 박사 학위를 받은 양자역학의 전문가입니다. 국내 과학 대중화를 주도해온 학자 중 한 명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는 양자 역학의 탄생부터 최전선까지 모든 역사와 20세기 물리학의 ‘제자백가’들이 펼치는 이론과 법칙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복잡한 수학을 일상 언어로 풀어 쓰는 한편, 중첩, 도약, 얽힘 같은 낯선 개념을 비유와 시각 자료를 통해 쉽고 풀어 설명합니다.


추가된 부록 「양자 역학 사용 설명서」와 「양자 세계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가이드」를 통해 복습과 활용의 기회, 심화 학습을 위한 지침도 제시했습니다.


《과학동아》에서 연재했던 「양자 역학 좀 아는 척!」의 에피소드들을 모으고 보충했습니다.

양자 역학은 첨단 이론인지는 몰라도 일상 생활과 상관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주위에 널려 있다. 양자 역학은 원자를 설명하는 이론이고, 세상 모든 것은 원자로 되어 있다. 따라서 주위에 보이는 모든 것에서 양자 역학이 작동한다고 보면 된다.

한중일 녹차 문화를 비교 설명한 책입니다.


저자 서은미는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대학원과 서강대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차 문화에 대해 연구하면서 강의와 저술을 병행해왔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한.중.일의 차 문화는 공통점이 많습니다. 차를 단독으로 마셨고,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고 마시는 것을 정통으로 여겼으며, 차를 통해 종교적 심성을 표출했습니다.


차이도 뚜렷했습니다. 중국이 생활 속의 차를 이룩했다면, 한국은 선비 문화로서의 전통차 문화가 있었고, 일본은 다도 문화라는 특유의 전통을 만들어냈습니다.


중국에서 투차는 차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경쟁으로 시작됐지만, 당.송 대에 이르면 품격 있는 교양 덕목으로 자리를 잡았고, 한국에서는 차를 잘 끓이고 태도와 예절을 살피는 정도에서 머물렀습니다.


반면 일본에서는 경품을 걸고 즐기는 무사의 놀이로, 주연과 함께 진행되는 떠들썩하고 사치스러운 놀이였습니다.


삼국의 차 문화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책입니다.


옥스퍼드 미국사 시리즈 1권으로 나온 고급 역사서입니다.


저자 로버트 미들코프(Robert Middlekauff)는 UC 버클리의 미국사 명예 교수입니다. 이 책으로 1983년 퓰리처상 역사 부문 최종후보에 올랐습니다.


<옥스퍼드 미국사 시리즈>는 이야기체 역사 서술(narrative history)의 장점을 살려 내용의 수준과 가독성을 두루 갖췄다는 평을 받습니다.


이 책은 시리즈의 첫 권으로, 프랑스-인디언 전쟁을 시작으로, 조지 워싱턴을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영국과 아메리카의 갈등을 파노라마처럼 서술하고 독립을 향한 식민지의 갈등과 고뇌를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성공적인 혁명을 이뤄내기까지의 여러 단계와 복잡다단했던 인물과 세력과 국가 간의 관계와 역학, 주장, 사상이 얼마나 다양했고 많은 일이 있었는지 설명하는 한편, 역사가 거대한 걸음을 내딛을 때 얼마나 많은 사건과 흐름과 소용돌이가 파생되는지 보여줍니다.


원제 The Glorious Cause. 1982년 출간 후 2005년 1월 개정 증보판 출간.

독립 혁명은 거의 30년 동안 발생한 사건들의 복잡한 조합이기 때문에, 실제로 벌어진 일들은 여러 단계를 거쳐왔다. 어떤 한 단계를 다른 단계보다 더 ‘혁명적’ 또는 더 ‘보수적’으로 추정하면 모든 단계를 총체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르 클레지오가 서울에 체류하는 동안 체험을 토대로 쓴 작품입니다.


저자는 2001년 첫 한국 방문 이후 수차례에 걸쳐 한국을 오갔고, 이화여자대학교에서 1년간 석좌교수로 지내면서 서울이라는 도시에 흥미와 애정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에게 서울은 최선과 최악이 공존하는 곳이었습니다. 최첨단 시설과 고층건물이 최악이라면, 최선은 번화가 뒤에 숨은 좁은 뒷골목과 한적한 언덕길, 단아하면서도 기품서린 북악산과 나지막한 야산들, 북한산과 그 산자락에 자리한 작은 카페들이었습니다.


이 소설은 대학에 갓 입학한 열아홉 살 전라도 어촌 출신 소녀 빛나가 주인공입니다. 우연히 불치병을 앓는 여인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합니다. 이야기는 모두 다섯 편입니다.


각각의 이야기에 작가가 관심을 가져온 한국의 전통, 종교, 역사, 세대 갈등, 남북문제, 정치 사회 문제, 음식 등의 주제들이 녹아 있습니다.


원제 Bitna: sous le ciel de Séoul.


문학동네소설상 스물세 번째 수상작입니다.


올해 경장편소설 공모인 문학동네작가상과 통합 운영된 후 첫 결과입니다. 수상자가 작가 황석영의 딸이라는 사실 때문에 더 화제가 됐습니다.


총 4부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각 부마다 서로 다른 서술자가 등장해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을 취했습니다.


서로 다른 인물들의 시선을 성기게 교직해 빈칸으로 남아 있던 삶의 풍경들을 희미하게 그리고, 그렇게 채워진 풍경 위에서 비로소 드러나는 애틋한 관계들을 아슬아슬하게 연결해낸 가슴 저릿한 소설이라고 소개합니다.

“모든 이야기에는 사실과 거짓이 섞여 있네. 같은 장소에서 같은 걸 보고 들어도 각자에게 들어보면 다들 다른 이야기를 하지. 내가 보고 듣고 겪은 일도 어떤 땐 사실이 아닐 때도 있어. 사실인지 아닌지 모른 채 겪었거나 잘못 기억하고 있거나. 거짓이 사실이 되는 경우도 있지. 누군가 그걸 사실로 믿을 때. 속았을 수도 있고 그냥 믿었을 수도 있고 속아준 것일 수도 있고 속고 싶었을 수도 있고. 한마디로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 애초에 자네가 판단할 수 없는 문제라는 거야. 그렇다면 애초에 판단할 수 없는 문제이니 판단을 안 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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