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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 오리진

[미니북] 잘 쉬는 사람이 성과도 좋다

해외 신간 <휴식>의 저자 알렉스 수정-김 방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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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 오리진의 [미니북]은 손바닥 안의 책 한 권입니다. 화제의 저자 인터뷰를 비롯한 긴 호흡의 글을 전합니다.


오늘은 눈길을 끄는 해외 신간 <휴식: 일 덜 해야 더 많이 할 수 있다> 저자 알렉스 수정-김 방(Alex Soojung-Kim Pang) 박사 인터뷰입니다.


<휴식>은 <Rest: Why You Get More Done When You Work Less>라는 제목으로 영미권에서 2016년 12월 출간된 책입니다.


창의적인 인물들의 놀라운 성취 뒤에는 맹목적인 근면성실이 아니라 계획적이고 효과적인 휴식이 있다는 사실을 다양한 사례와 연구 결과를 통해 설득력 있게 이야기합니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저자가 한국계 이민 2세입니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과학사와 과학사회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기술전망가 겸 퓨처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Rest> 출간에 이어 The Restful Company를 창업해 개인과 조직의 일과 휴식에 대한 연구와 컨설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2013년에는 디지털 도구와 환경에 따른 현대인이 주의분산 중독 현상을 진단한 <The Distraction Addiction>을 출간한 바 있습니다.


이메일로 2차례 문답을 주고받았습니다.

-한국계라고 들었습니다. 언제 어떻께 미국에서 살게 되셨지요?

1950년대에 아버지가 유학차 미국으로 왔다가 그대로 머물러 살기로 했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태어났고, 미국과 아버지가 연구하느라 머물렀던 브라질에서 성장기를 보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이가 들기 전까지는 한국과 별 접촉이 없었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는 한국에 몇 차례 가본 적이 있습니다. 여행차 혹은 고객과의 협력을 위해서였습니다.

-원래 주 전공이나 연구 분야는 어느 쪽인가요?

과학과 기술의 역사를 전공한 학자로 경력을 시작했습니다. 그다음 기술전망가가 되면서 과학과 기술의 미래에 대한 연구로 옮겨갔습니다. 지금은 기술전망가이자 퓨처리스트로서 가상현실 세계, 사물인터넷, 그 밖에 세상을 바꾸는 기술들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사람과 기술, 이 두 가지가 함께 만들어내는 세상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술이 우리 행동과 인지부터 사회적 상호작용, 우리 자신에 대한 지각에 이르기까지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책을 써왔습니다.

가장 최근 저서로는 Rest: Why You Get More Done When You Work Less가 미국에서 작년말에 출간됐습니다. 한국에서는 올 연말쯤 출간될 예정인 것으로 압니다.

-<Rest>는 어떻게 쓰게 되셨지요?

몇 년 전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안식년을 보냈습니다. 실리콘밸리를 떠나 케임브리지에 체류한 것은 저로서는 즐거운 변화였습니다. 그 안식년 기간 동안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어서 저도 놀랐습니다. (이전 저서인 The Distraction Addiction의 상당 부분을 그곳에서 쓸 수 있었습니다.) 당시 제 생활은 실리콘밸리에 있을 때보다 훨씬 더 여유가 있었고 쉬기도 잘 쉬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더 좋은 성과를 내려면 과로와 긴 시간이 필수라는 일반적인 통념에 의문을 갖게 됐습니다. 그때 떠오른 질문에 대한 답을 책으로 내게 됐습니다.

-핵심 메시지는 뭔가요?

오늘날 하루 24시간 주 7일 내내 온라인 상태의 세상을 살면서 휴식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게 여기거나 누릴 여유가 없다고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야심만만하고 성공을 꿈꾸거나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그리고 그런 조직과 경제)은 쉴새없이 일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게 틀렸다는 겁니다. 살펴본 결과 가장 창의적인 사람들은 쉴새없이 일하지 않고서도 종종 최선의 성과를 냅니다.

-그런 결론에 이르기 위해 어떤 연구 방법을 쓰셨지요?

이런 연구를 하는 데 있어서 특별히 신비로울 것은 없습니다. 많은 책을 읽고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거기서 얻은 모든 것들을 조리있게 엮는 것입니다.

다만 제 작업이 남들과 다른 것이 있다면, 저의 배경이 학자이자 연구자이기 때문에 학문적 저술에도 특별한 두려움 없이 뛰어들 수 있다는 점, 그러면서도 지금은 대학 교수가 아니기 때문에 특정 분과 학문의 경계에 신경 쓰지 않고 폭넓게 다룰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퓨처리스트로서 활동해온 경험이 제게는 대단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보다 균형 잡힌 신중한 주장을 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 기회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퓨처리스트들은 아주 희박한 증거를 가지고 지나치게 대담한 주장들을 하곤 하지만, 저는 늘 최신 과학계의 발견이나 연구자료 문헌을 토대로, 그것들이 우리에게 제시할 수 있는, 혹은 그럴 수 없는 것들을 이해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휴식이 중요하다는 말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말 같습니다. 그런 주제에 관한 책들도 꾸준히 나옵니다. 차이점이라면?

휴식에 관한 대부분의 책들은 휴식과 일을 대척점에 둡니다. 그런 경우 독자들에게 게으름을 권하거나 일에 대해 반감을 갖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에 제 책은 일과 휴식이 파트너라고 이야기합니다. 휴식은 더 좋은 일을 위한 능력을 쌓게 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 일은 휴식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주고 휴식에 목적을 부여합니다.

좋은 휴식은 동적입니다. 우리는 종종 휴식을 완전히 수동적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휴식 효과가 가장 큰 휴식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어느 정도 도전이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그냥 TV만 보거나 나가서 술을 마시는 것보다는 좋아하는 스포츠나 게임을 즐기는 것이 더 확실한 재충전 효과를 주곤 합니다.

휴식은 또한 기술입니다. 우리는 더 잘 쉬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일과 시간표와 업무 요구, 창의적인 욕구 같은 것들을 종합적으로 감안했을 때 가장 효과적인 종류의 휴식을 찾아낼 필요가 있습니다.

-창의적인 인물들의 삶과 일에서 찾아낸 공통된 휴식의 기술이 있나요?

그런 사람들은 휴식 시간이 고되게 일하는 시간 못지않게 생산적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예컨데 위대한 수학자 앙리 푸앵카레(Henri Poincare, 1854-1912)는 어떤 문제가 있으면 열심히 연구한 후에 잠시 미뤄둔 채 해변을 걷다가 다시 연구실로 향하는 동안에 해법이 떠올라 돌파구를 찾은 적이 여러 번 있습니다.

그가 말했듯이, 자신의 무의식이 더 나은 수학자였습니다. 의식적으로 몰두했을 때 풀 수 없었던 문제를 풀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앙리 푸앵카레

-창의적인 인물들을 조사하던 중에 가장 특출나 보이던 사람은 누구였나요?

한 명을 콕 집어내기란 어렵습니다. 저는 찰스 다윈과 그의 삶을 오랫동안 숭배해온 사람입니다. 제 책에서도 그 점을 분명히 알 수 있을 겁니다.

또한 스티븐 킹 같은 소설가나 윈스턴 처칠 그리고 수학자이면서 암벽등반가였던 존 길 같은 인물들을 높게 평가합니다. 이들은 모두 자기 삶 속에서 휴식이 차지하는 역할에 대해 글을 썼습니다.

찰스 다윈

-다윈을 그토록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뭐지요?

다윈은 가장 위대한 학자라고 말하겠습니다. 분명히 지난 500년 동안의 과학자들 중에서 가장 위대한 2-3명 중에 들 겁니다. 저는 언제나 그렇게 평가해왔습니다.

더욱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의 인생에서 다른 면들까지 높이 평가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많은 아버지들이 차갑고 거리감이 있었던 시기에 헌신적인 남편이었고 관대한 아버지였습니다.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자신의 삶과 시간을 어떻게 짜야 할지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일과 휴식에 가장 적합한 시간이 따로 있나요? 최적의 시간 길이는?

자기 시간에 대한 통제권이 많은 사람들은 4-5시간 집중해서 일을 하고 그런 다음 여러 시간 휴식을 취하는 리듬을 갖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어떤 문제에 깊이 빠져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다음 쉬는 동안에도 무의식 상태의 정신이 그것에 대한 일을 계속하게 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러다가 때로는 의식적인 노력 중에는 피해 다녔던 해법이 문득 떠오르곤 합니다.

자기 일정을 통제할 수 없는 사람들은 심층 오락(deep play)에 의지하기도 합니다.

-'심층 오락'이라는 게 뭐지요?

심층 오락은 육체적인 개입이 필요한 동시에 정신적 몰입감을 주는 활동입니다. 어려운 일로부터 잠시 벗어날 수 있는 정신적인 휴식을 줍니다.

일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시간 동안 놀이에 집중하는 거지요. 미리 계획을 세워 두거나 특정한 장소로 여행을 가기도 합니다. 가령 골프나 암벽 등반 같은 것들이 그렇습니다.

일벌레로 하여금 잠시 사무실을 벗어나 일 아닌 다른 것에 관심을 집중하게 합니다. 이런 것이 종종 일 못지않은 심리적 보상을 주기도 합니다. 일과는 다른 매개나 맥락을 통해서 그렇게 합니다.

그중에서도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과거와 연결되는 느낌을 주는 취미를 선택하곤 합니다. 그런 놀이들은 자전적인 특성을 부여하고 심리적으로도 각별한 의미를 더해줍니다.

가령 윈스턴 처칠은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 그림그리기에 몰두했습니다. <여가로서 그림 그리기Painting as a Pastime>라는 제목의 책에서 그 점을 이야기합니다. 그는 그림그리기가 과감함과 결단성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정치 논쟁과 아주 흡사하다고 말합니다.

말 그대로 내 앞에 무엇이 있고 나는 무엇을 이루고 싶어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시선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동시에 사용하는 재료는 완전히 다른 데다가, 붓과 물감을 사용하는 방식에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평소의 근심을 미뤄두게 합니다.

반복해서 사람들이 고르는 취미를 보면, 자신의 업무적인 수련과 비슷하면서 또 완전히 다른 것들을 선택합니다.

그림 그리는 처칠

-책에서 이야기한 '의식적인 실행(deliberate practice)'은 뭔가요?

자기 일을 할 때 어떤 아주 구체적인 문제에 집중하는 것을 말합니다. 혹은 놀이나 이동 중에 어떤 세부 사항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1만 시간의 재발견>의 저자인 안데르스 에릭슨이 주장했듯이, 세계적인 성과를 거둔 사람들은 이런 의식적인 실행을 구사하는데 이는 보다 집중적이고 반복적인 일이면서, 그 시간 동안 더 많은 것을 취할 수 있게 합니다.

에릭슨은 생각을 모아서 실행하는 사람들의 수면량이 보통 사람들보다 더 길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휴식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대한 설명도 더 잘한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시 말해서 휴식도 생각을 해서 취한다는 겁니다.

(방 박사는 그의 책에서, 맬콤 글래드웰이 베스트셀러 <아웃라이어>에서 에릭슨의 연구 결과를 '1만 시간의 법칙'으로 소개하면서 유명해졌지만, 1만2500시간의 휴식과 3만 시간의 수면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

-역사적으로 인간의 휴식 방식에 변화가 있었나요?

우리는 과거에 휴식에 더 가치를 둔 적이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와 중세 사상가들에게 '빈둥거림(idleness)'은 분주함이나 시간낭비와 동의어였던 반면 레저는 창의성의 원천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여러 경제적 사회적 기술적인 힘들 때문에 정말 가치 있는 것을 위해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무슨 뜻인지 알기 힘들게 됐습니다.

젊을 때 미친듯이 열심히 일해서 성공하는 것을 직업적인 발전의 모델로 봅니다. 그런 뒤에 전문 기술은 쓸모없는 것이 되거나, 일반적으로 닥치는 노후가 시작됩니다.

이런 패러다임에서는 바쁜 것이 생산적인 것처럼 보입니다. 특히 지식 업무에서는 한 사람의 효능을 측정할 다른 지표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다들 바쁜 것을 기본 모드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거부하기도 어렵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휴식을 잘 취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이라고 보세요?

휴식의 필요성을 외면하는 인물들을 성공 모델로 삼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테크 기업의 창업자들은 자신의 비전을 추구하기 위해 미친 듯이 시간에 개의치 않고 일을 합니다.

헤지펀드 매니저나 세계 시장에서 부를 쌓은 사람, 음악적인 영감에 사로잡힌 음악가와 예술가들 모두가 자연적인 리듬보다는 시장의 리듬을 따르는 사람들의 사례입니다. 이들은 몸이 요구하는 것에는 아랑곳없이 피로감을 이겨낸 결과로 과다한 보상을 얻는 사람들이지요.

성인이 되면서 중산층으로 갈 수 있는 전통적인 계단이 전례 없이 높아지고 좁아지는 지금의 세상에서 그런 초인적인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것처럼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과로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생존 요령이 됩니다. 더 많은 일을 떠맡게 되는 것을 피하고 해고라는 포식자를 피할 수 있는 보호색 위장술입니다. 그러니 집에서든 직장에서든 과로야말로 빠져들기 쉬운 습관이 됩니니다.

게다가 일과 가정 생활을 모두 관리해야 한다는 사실이 과로의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더 키웁니다. 오늘날 전문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일터에 업무를 떼두고 퇴근하기가 어렵게 됐습니다. 24시간 온라인으로 연결된 세계에서는 스마트폰 안에다 사무실을 들고 다니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부모 노릇을 하려면 자녀와 자주 대화도 해야 하고 시간을 내야 합니다. 직장 업무와 가족 헌신이라는 멀티태스킹이 진을 빼놓습니다.

끝으로, 우리는 휴식을 그 자체로 의미 있는 활동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일이 없는 상태쯤으로 정의 내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떤 마이너스의 여백으로 생각하는 거지요. 해야 할 것들을 적어놓은 목록을 전부 마치고 나서야 취할 수 있는 무엇으로 보는 겁니다.

문제는 늘 고객에 대해 생각해야 하거나, 프로젝트 자체에 완결이라는 것이 없는 지식 경제 혹은 서비스 경제에서 '완료'라는 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피로 사회>라는 제목의 책이 국내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현대인의 과로는 비단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구조적 성격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정확히 봤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를 더 열심히 일하게 만들 뿐 아니라 점점 균형을 잃게 만드는 구조적인 요인들이 있습니다.

-오늘날 보통 개인의 삶은 속한 회사나 조직에 의해 큰 영향을 받습니다. 흔히 사례로 제시되는 소수의 창의적인 천재들과는 삶의 조건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세 가지를 지적하고 싶습니다.

첫째, 대부분의 노동자의 일상 생활은 경제적으로 성공한 작가나 예술가들의 것과는 다릅니다. 후자의 경우 자기 일과와 시간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주 잘 알려진 다수를 포함해 창의적인 사람들 대부분은 정규 직장을 갖고 있으면서 자기 예술을 부수적으로 추구합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창의적인 사람들의 일상 생활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 삶과 더 비슷한 것이 사실입니다.

둘째, 여러분의 일이 어떤 지침서를 정확히 읽고 그대로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처음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창의성이나 문제풀이 능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끝으로, 찰스 다윈 같은 사람은 창의적인 세계에서 단거리 선수인 우사인 볼트나 투수인 류현진급의 인물에 해당합니다. 자기 분야를 마스터했으면서 계획적인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지요.

그런 사람들의 직무 숙련도나 계획적인 휴식 능력은 평범한 사람들보다 월등히 뛰어납니다. 하지만 꼭 전문적인 운동선수가 되려는 게 아니라고 해도 우리는 그런 사람들의 일상적인 습관과 경기 스타일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자동화 물결이 우리의 삶과 일을 급격히 바꿔놓고 있습니다. 인간이 일에서 해방될 거라는 기대도 있는가 하면 일을 잃게 될 거라는 우려도 합니다. 어떻게 전망하세요?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지능과 기술을 증강하고 노동자의 가치를 높히고 임금을 올리는 쪽으로 기술들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노동자를 대체하고 임금체계를 전복시키고 인간이 가진 기술은 불필요하게 만드는 쪽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어느 길로 갈 것인가의 선택은 무엇보다 정치에 달렸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일과 휴식 사이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나요? 나름의 리추얼이 있나요?

약 6년 전부터 휴식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법을 배웠고, 그것에 관한 책도 2권을 쓸 수 있었습니다. 그전에는 책 한 권을 쓰는 데 12년이 걸렸습니다. 이것만 봐도 저의 생산성이 4배로 뛴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 책에 소개한 사람들은 창의성에 대한 저의 생각을 바꿔놨습니다. 창의성이라는 것이 즉흥적이고 통제할 수 없는 것이며 내 모든 것을 바쳐야 하는 것일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가르쳐줬습니다.

오히려 계획적인 휴식을 실천함으로써 창의성의 불을 길들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창의성의 불길에 연소되지 않고 그것으로 일을 창의적으로 할 수 있게 된 거지요. 반복적인 것, 꾸준한 일, 즐거움, 이런 것들은 결코 창의성의 적이 아닙니다. 창의성을 잘 끌어내고 활용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저는 요즘 예전보다 훨씬 더 일찍, 아침 5시에서 5시 30분 사이에 일어납니다. 그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전날 밤에 필요한 준비는 가능한 한 다 해둡니다. 커피를 내리거나 옷을 찾고 뭘 해야 할지 결정하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말이지요. 곧바로 일에 완전히 집중해서 사색에 빠져들 수 있는 상태에 들기 위해서입니다.

또 예전보다 더 규칙적으로 산책하고 낮잠을 잡니다. 그리고 산책할 때는 늘 공책을 갖고 다닙니다. 개와 함께 산책을 하는 도중에 좋은 생각이 떠오를 때가 많은데 바로바로 적어두지 않으면 잊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자기만의 리추얼을 만들고 지키려고 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이 있나요?

리추얼은 효율적으로 집중해서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되거나, 아니면 정신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공간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어야 합니다.

-휴식을 위한 활동으로 추천할 만한 것이 있나요? 걷기나 뛰기, 운동, 수면의 휴식 효과 차이는?

휴식 중에 유일하게 나쁜 휴식이라면 취하지 않는 휴식입니다. 걷기, 뛰기, 수영도 아이디어가 스며나오게 하는 좋은 휴식 방법입니다.

-명상은 어떤가요?

좋은 휴식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정신집중(mindful, '마음챙김'이라고들 번역하기도 한다)도 좋긴 하지만 정신이 자유롭게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놓아주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사람들이 더 좋은 휴식을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한 정책적 조언이 있다면?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관리자와 고용주들이 직원의 휴식을 진지하게 생각하도록 권장하는 것입니다. 지속적인 과로와 스트레스 상태에 눌려 있을 때보다 좋은 휴식을 취할 때 사람들은 더 생산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실행 방법으로는 이런 것들을 권하고 싶습니다.
  • IT 환경에서 일을 할 때 이메일 '블랙아웃' 기간을 둔다. 밤(선택)과 주말에는 이메일과 회사내 연결을 차단한다.
  • 일정 시간을 정해두고(가령 오전 9-12시) 그 시간에는 회의를 하지 않는 정책을 추진한다. 중요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대를 정해 둔다.
  • 건물을 설계할 때 혹은 지원 서비스와 협의해서 직원들에게 협업을 위한 공간과 혼자 집중해서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둘 다 가질 수 있게 한다. (도시 환경 속에 있다면) 활기를 돋우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 경영진과 관리자들이 함께 새로운 정책(휴식 증진 정책)의 효능을 측정하기 위한 매트릭스를 개발한다. 가령 새 정책을 적용했을 때 직원의 행복감, 1인당 매출 비교 같은 것을 말한다.
  • 이런 종류의 정책을 부드러운 시혜 정도로 보기 쉽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수치로 보게 되면 회의적이었던 경영진도 그것을 시행하고 확대할 가치가 있음을 깨닫게 할 수 있다. 그저 직원이 사무실에서 보내는 시간으로 생산성을 측정하는 것은 정말이지 가장 쉽지만 가장 나쁜 방법이다.
'휴식'에 관한 애리아나 허핑턴과의 대담 (영어 자막)

강연 '주의분산의 중독' (영어 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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