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기레기'의 자리를 빼앗다
‘기레기’라는 말을 저절로 떠올리게 만드는 뉴스의 상당수는 연예뉴스입니다. 그중에서도 천편일률적으로 나오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따라잡는 뉴스들이 많습니다. 많은 사람이 관심 가지는 연예인 소식은 포털의 실시간 검색에서 자주 오르는데요, 이때의 해당 연예인의 기사를 누구보다 빠르게 쓰면 트래픽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누구보다 빠르게 쓰다보니 기사 품질이 좋은 편은 아닙니다. 단순한 사실만 나열하는 식입니다. 여기에 좀 더 질이 안 좋은 매체의 경우 선정적인 사진과 제목으로 클릭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이런 기사를 보면 대부분의 네티즌은 ‘기사 참 쉽게 쓴다. 나도 기자나 할까’라는 댓글을 달곤 합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그런 반응을 보지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이 아니라 기계가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연어 처리 및 인공지능 전문 기업 퀀트랩에서 ‘연예뉴스 로봇’을 만들어 지난 10월18일 공개했습니다.
대체로 로봇이 만드는 기사는 1.데이터 수집 2.이벤트 추출 3. 핵심 이벤트 감지 4. 무드 감지 5.기사 작성 순으로 만들어집니다. 데이터에 근거해 기사를 작성하기 때문에 이에 적절한 야구나 주식 시황기사 등에서 결과물도 나오고 있는데요. 실제로 활용하는 언론사도 있답니다.
'연예뉴스 로봇'의 원리
퀀트랩은 올해 1월부터 연예뉴스 로봇을 연구했다고 합니다. 퀀트랩은 연예뉴스 로봇이 로봇 저널리즘 기술을 개발하는 데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데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로봇 저널리즘이 적용되던 주식, 날씨, 야구보다 폭넓은 독자로부터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둘째,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로봇이 기사를 잘못 작성할 여지가 적고, 잘못 작성하더라도 사회적으로 파급력이 작을 수 있다.
퀀트랩은 연예뉴스 로봇을 언론사에 판매하는 형태의 수익모델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연예뉴스 로봇이 생산하는 뉴스의 포맷은 대략 이런 방식입니다. 아마 그리 낯설지 않은 형식일겁니다. 그간 많은 연예뉴스가 어떤 수준으로 만들어졌는지를 생각하면 전혀 놀랍지 않죠.
연예뉴스 로봇을 두고는 2가지 관점이 엇갈립니다. 하나는 어뷰징 양산의 기폭제로 사용되는 것입니다. 로봇은 사람을 쓰는 것보다 저렴하고 빠르게 기사를 생산해냅니다. 어떤 이슈가 있을 때마다 단순한 형식의 기사를 빠르게 찍어낼 수 있습니다. 특히나 연예뉴스는 어뷰징의 단골 메뉴입니다.
다른 입장은 정반대입니다. 오히려 저널리즘 전반의 품질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입니다. 퀀트랩 측은 “기사의 품질이 낮은 이유는 인턴이나 아르바이트처럼 경험이 없는 인력에 저비용으로 많은 기사를 쓰게 하기 때문”이라며 “로봇 저널리즘은 저비용으로도 높은 품질의 기사를 쓸 수 있으므로 어뷰징 뉴스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리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는데요. 단조로운 업무는 기계가 하고, 그 시간에 사람은 훨씬 더 품질 좋은 기사를 쓸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인격을 갖춘 사람으로서 로봇이라는 도구에 휘둘린다는 것은 모양 빠지는 일이겠으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기술이라면 이야기가 좀 달라집니다. 연예뉴스는 사람들의 관심이 특히나 많은 영역이라 언론사가 트래픽을 확보하는 주요 수단입니다. 연예뉴스 로봇의 발전과 활용에 따라 로봇 저널리즘에 대한 논의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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