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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모바일 혼동스런 전략..애플 따라가기 힘겹다

조회수 2021. 5. 3. 16: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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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오른 삼성과 경쟁사의 현재 구도, 그리고 흔들리는 1등 삼성의 지위와 향후 과제를 짚어봤다.

"요즘 삼성전자가 취하고 있는 모바일 전략을 보면 의아한 점이 많다. 50만원대 전후의 중저가폰 경쟁에 과거보다 훨씬 공격적으로 뛰어들었는데, 애플과 경쟁하는 프리미엄폰에서는 경쟁력 있어보이는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전략으로 가면 프리미엄폰 경쟁에서는 애플에 밀리고 중저가폰 시장에서는 LG 철수 이후 미래 어느 시점에 결국 중국폰에 밀리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전략을 잘 세워야 하는 시기에 양쪽을 다 먹겠다는 전략으로 보이고, 이게 성공할 지 의문이 든다".


모 휴대폰 제조기업 한 임원이 점심 자리에서 꺼낸 말이다. LG전자의 휴대폰 사업 철수가 화두였으나 삼성전자 이야기로 이내 초점이 옮겨지며 나온 말이다. LG전자의 휴대폰 사업 철수가 국내 휴대폰 경쟁 구도에 어떤 영향을 줄 지, 그리고 삼성전자에는 또 어떤 영향을 줄 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국내 이동통신사 한 임원은 "10년 정도의 터울로 시대가 바뀌고 기술기업의 위상도 바뀐다"며 "지금의 삼성이 나중에 삼성이 아닐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장 분위기를 보면 삼성폰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데, 삼성전자의 전략은 현장과는 조금 다른 것 같더라"라고 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와 비판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진행형이다. 글로벌 반도체 치킨게임이 벌어졌을 때 삼성전자의 승리를 점치는 전문가는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미국의 마이크론이나 독일 인피니온 등을 모두 제치고 글로벌 1위에 올랐다. 모바일 역시 비슷하다. 냉소적 시선에도 불구 아이폰을 추격했고 결국 출하량 점유율 면에서 세계 1위 기업으로 우뚝 섰다. 국내에선 경쟁 휴대폰 제조 기업이 모두 사업에서 철수, 독점 기업이 됐다.


2021년에도 역시 기대와 비판이 삼성전자를 따르고 있다. 과거와 다른점이 있다면 '초격차' 전략을 지휘한 '이건희'라는 '큰 별' 대신 '이건희 사단'이라 불리는 전문경영인들이 기업을 이끌고 있다는 점이다.


우려되는 사업부문으로는 '휴대폰'이 먼저 꼽힌다. 제조업계에서 회자되듯 우려의 핵심은 '혼동스런 전략'이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액 성과에 가려 부각되지는 않았으나 조짐은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출처: 자료=카운터포인트리서치
출처: 자료=카운터포인트리서치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출하량 기준 점유율에서 애플은 16.8%를 기록했다. 2017년 1분기(13.7%)에 비해 3.1% 포인트 늘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21.6%에서 21.7%로 0.1%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삼성전자는 출하량 기준으로는 세계 1위다. 그러나 매출 기준 점유율에서는 애플에 한참 뒤진다.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저가 스마트폰까지 판매하지만 애플은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하기 때문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조사를 매출액 기준으로 보면 애플은 올해 1분기에 42%를 차지하며 1위를 유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6%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20.2%에서 17.5%로 2.7%포인트 감소했다. 시장에 내놓은 스마트폰의 수는 삼성전자가 많지만 정작 매출에서는 애플이 앞서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첫 스마트폰 '갤럭시 S'를 출시한 이후 선발 주자인 애플을 추격했고 어느덧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으며 현재까지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과의 경쟁은 이어지고 있고 애플의 벽을 넘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애플은 스마트폰 출하량 기준으로는 삼성전자에게 뒤지지만 하드웨어와 자체 운영체제(OS) iOS, 앱 마켓 앱스토어까지 보유해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하며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가장 약한 사업 부문에서 애플은 보란듯이 성과를 쌓아가는 것이다.


1분기 실적을 자세히 뜯어보면 우려는 우려에 그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모바일 사업에서 양호한 실적을 냈다. 삼성전자는 1분기 IM(IT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사업부문에서 매출 29조2100억원, 영업이익 4조3900억원을 기록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 S21'의 출시 시점을 1월로 앞당긴 것이 주효했다.


하지만 이는 IM부문 실적 고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향후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출처: (사진=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2.

우선 당장 2분기에는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갤럭시 S21이 1월에 출시되면서 2분기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작이 없다. 반도체 수급 부족 문제는 논외다. 모든 휴대폰 제조기업에게 동일하게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매년 하반기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작으로 나왔던 갤럭시노트도 올해는 선보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갤럭시S21 울트라에도 S펜을 적용했다"며 "S펜을 적용한 플래그십 모델을 1년에 2개 내는 것은 상당히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올해 하반기 갤럭시노트 신작 출시가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신 올해 하반기에 삼성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 Z 폴드3나 갤럭시 Z 플립2를 선보일 전망이다. 갤럭시S21 FE(팬 에디션) 버전의 출시도 예상된다. 갤럭시노트의 충성 고객층을 흡수하려면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폴드와 플립 시리즈의 선전이 필요하다. 하지만 폴더블 스마트폰은 아직 대중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출처: 자료=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이런 가운데 애플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1분기 전세계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4040만대를 출하해 30.2%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1700만대(12.7%)로 4위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SA의 연간 5G 스마트폰 점유율 조사에서는 화웨이, 애플에 이어 3위를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 순위에서 한단계 내려갔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 갤럭시 S21 시리즈를 출시했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12 시리즈의 인기를 넘어서지 못한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아이폰12는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유럽 등의 아이폰 충성 사용자들이 LTE에 이어 5G에서도 아이폰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갖춘 애플의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강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다양한 기기에서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아이클라우드와 iOS까지 보유해 아이폰에서 모바일 경험과 데이터를 쌓은 사용자들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옮겨가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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