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배터리 내재화 안두렵다?..삼성SDI의 자신감
조회수 2021. 4. 27. 17:01 수정
“전기차 배터리 생산은 오랜 기간에 걸친 기술 개발과 양산 역량, 노하우 등이 종합적으로 필요하다. 전기차 OEM들이 대규모 배터리 케파를 내재화하는 데는 상당한 시행착오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은 27일 2020년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폭스바겐의 배터리 내재화가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한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테슬라, 폭스바겐 등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배터리를 생산하더라도 그 시기는 오래 걸릴 것이며, 한계 또한 분명하다는 것이다.
김 부사장은 또 “특히 전기차 규모를 키우는 OEM은 필요한 배터리 수요를 내재화 물량 만으로 충족하기 어려울 것을 예상한다”며 “차량 특성에 맞는 다양한 배터리 필요하고 전지업체 협력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내재화를 하더라도 삼성SDI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폭스바겐이 지난 3월 15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파워데이’에서 배터리 내재화 계획을 발표한 이후 세계 배터리 산업 전망은 급격히 어두워졌다. 특히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는 국내 업체들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컸다. 공장을 증설하고 제품을 양산해 이제 막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하려 하는데, 돌연 거대 매출처가 사라진다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동시에 폭스바겐은 그동안 사용하던 배터리 종류를 바꾸겠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파우치형 배터리에서 통합형 셀(Unified Cell)이라는 각형 배터리를 사용해 2023년부터 생산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로 생산하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삼성SDI는 LG, SK와 달리 각형 배터리를 주로 생산하기 때문에 폭스바겐을 상대로 한 영업에서 강점이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각형 배터리는 일반적으로 외부 충격에 강해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또 내부 압력을 잘 견디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어 셀 용량도 늘릴 수 있다. 폭스바겐이 각형 배터리로 방향을 바꾼 배경에는 화재 위험을 피하고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손 미카엘 삼성SDI 전략마케팅 전무는 “각형 배터리는 다른 형태의 셀과 대비해 모듈과 팩의 공간 활용도에서 매우 유리하다”며 “각형은 캔과 안전장치 등 부품이 많아 셀 가격이 높은 것이 단점이었지만, 최근 부품 사용을 줄이고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있어서 트렌드에 더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SDI는 다양해지는 고객사 니즈에 따라 맞춤형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배터리 내재화와 함께 하이망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삼성SDI는 관련 배터리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손 전무는 “삼성SDI는 향후 다양한 소재 니즈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두 가지 방향으로 소재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하이니켈 LCA 양극재와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 밀도 향상, 원가 절감, 급속충전 등 성능 중심의 프리미엄 시장을 타겟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시장 확대를 위해서 하이망간 등 코발트 프리 양극재와 저원가 음극재 연구를 통한 적정한 성능의 제품 개발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SDI 2020년 1분기 실적자료.
삼성SDI는 올 1분기 매출 2조9632억원, 영업이익 133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3.6%, 146.7% 증가했다. 부문 별로 보면 에너지 및 기타 부문에서는 46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전년 동기 202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으며, 전자재료 부문은 16.3% 실적이 개선되며 863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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