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분할 이유..'20조→50조' 숨은 기업가치 찾기

조회수 2021. 4. 14. 18: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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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지(story G)는 테크(Tech) 기업, 전통 기업, 금융회사, IT(정보기술)의 지배구조(Governance)를 모니터링하고 정보를 축적합니다. 기업과 기술의 거버넌스를 돌아보고, 투자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캐 내 보겠습니다.
출처: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는 것은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겠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SKT는 △MNO(이동통신) △미디어 △커머스 △보안 △모빌리티 등 크게 5개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MNO는 SKT가 직접 사업을 펼치고 나머지 사업들은 SK브로드밴드·11번가·ADT캡스·티맵모빌리티 등 전문 자회사들이 맡는 방식이다. SKT는 MNO 외의 사업들을 '뉴ICT'로 명명하며 통신사에서 나아가 종합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의 진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MNO의 비중이 워낙 크다보니 나머지 사업들의 가치를 시장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SKT의 판단이다. SKT의 지난 2020년 실적을 보면 연결기준 연간 매출 18조 6247억원 중 MNO사업부문이 9조9800억원을 차지했다. 회사 전체 매출의 절반을 MNO사업부문이 책임진 셈이다.


SKT는 MNO사업을 유지하는 가운데 미디어·커머스·보안·모빌리티 등 뉴ICT 사업을 키워 회사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뉴ICT의 성과는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SKT의 미디어·보안·커머스 등 뉴ICT 사업은 2020년 회사 전체 영업이익 중 24%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엔 부족하다는 것이 SKT의 입장이다. 약 2900만명의 휴대폰 가입자를 보유한 MNO사업, SK브로드밴드와 콘텐츠웨이브가 콘텐츠 사업을 펼치고 있는 미디어, 국내 대표 오픈마켓 11번가의 커머스, 융합보안 서비스를 추진 중인 ADT캡스에 SK하이닉스 지분가치까지 더한다면 회사의 가치는 50조원 이상이라는 것이 SKT의 판단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SKT의 시가총액은 20조원에 그쳤다.


SKT는 통신을 주로 하는 회사와 나머지 뉴ICT를 담당하는 지주회사로 회사를 분할해 각각의 사업들의 주목도를 끌어올려 기업 가치를 시장에서 제대로 인정받겠다는 방침이다. 박정호 SKT 대표는 지난달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현재 자산과 비즈니스 모델(BM)의 구조를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며 "통신을 함께 하는 ICT 기업으로서 어려움이 많지만 잘 극복해 올해는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SKT가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두 번째 이유는 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현행 공정거래법 상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인수합병(M&A)을 할 경우 인수 대상 기업 지분 100%를 소유해야 한다. SK㈜의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가 그간 유망 반도체 관련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어려웠던 이유다. SK하이닉스가 SKT의 분할로 신설되는 ICT 투자전문회사(중간 지주회사)의 자회사가 되더라도 SK㈜의 손자회사 신분은 유지돼 기존 규제는 그대로 받는다. 하지만 중간 지주회사가 반도체 관련 투자를 수행할 수 있어 통신사가 모기업이었던 기존의 지배구조보다는 M&A를 추진하기가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도 SKT가 중간지주사 전환을 결정한 이유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지주사는 보유 상장 자회사 지분율을 현행 20%에서 30% 이상으로, 비상장사는 40%에서 5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때문에 SKT는 SK하이닉스의 지분을 20.07%(2020년12월31일 기준)에서 10%포인트 더 늘려야 한다. 하지만 올해 중으로 중간지주사를 설립하면 개정안의 적용을 받지 않아 기존 지분을 그대로 보유해도 된다. 올해 중간지주사 전환을 하지 않는다면 시가총액 100조원 이상의 SK하이닉스 지분 10%를 추가 보유하기 위해 10조원이 넘는 돈을 써야 한다.

출처: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SKT가 14일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에 따르면 AI&디지털 인프라 컴퍼니(SKT 존속회사)는 SK브로드밴드를 자회사로 두게 된다. SKT 존속회사가 펼치는 통신 사업과 SK브로드밴드의 IPTV·초고속인터넷은 뗄 수 없는 사업이다. SKT는 모바일·IPTV·초고속인터넷을 결합해 할인하는 방식으로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도 마찬가지다. 이번 분할이 인적분할 방식이기 때문에 SKT의 SK브로드밴드 지분율 74%는 그대로 유지된다. 인적분할이란 기존 회사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신설 법인의 주식을 나눠 갖는 방식의 기업분할 방식을 말한다. 회사의 주주구성은 변하지 않고 회사만 수평적으로 나뉜다.


중간지주 회사 아래로는 △SK하이닉스(20.07%) △ADT캡스(62.6%) △11번가(80%) △티맵모빌리티(100%) 등의 자회사들이 포진하게 된다. 중간지주 회사는 SK하이닉스에 필요한 반도체 관련 M&A 비롯해 자회사들을 위한 투자를 맡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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