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에 가려진 애플의 '메타버스' 역량, AR의 잠재력은?

조회수 2021. 4. 11. 11: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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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을 이야기할 때 뭐가 먼저 떠오르시나요? 아이폰, 아이패드, 앱스토어입니다. 애플의 미래산업은 뭐가 있죠? ‘전기차’가 연상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애플이 꽤나 근접했음에도 사람들이 잘 모르는 지점이 있습니다. 2021년 IT업계를 관통하는 그 용어. 바로 ‘메타버스’입니다. 그리고 애플의 2021년은 메타버스 비즈니스의 원년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돌고 있습니다. 애플은 메타버스 생태계에서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또 어떤 잠재력이 있을까요?

출처: 그래픽=박수혁

‘메타버스’는 현실이 이전된 가상공간이라 합니다. 현실에 발을 붙이고 있지 않지만 현실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것이죠. 그리고 VR이나 AR, MR이라 부르는 확장현실(XR) 측면에서 하드웨어와 콘텐츠는 사람들을 가상으로 들어가게 해주는 일종의 ‘매개’ 역할을 합니다.


영화 '매트릭스'나 '레디 플레이어 원'이 대표적 사례죠. 매트릭스 속 주인공 네오는 뒤통수 쪽에 핀을 삽입해 현실과 구분하기 힘든 가상을 넘나들고요, 레디 플레이어 원의 캐릭터들도 VR 글라스를 통해 게임과 같은 세상에 진입하죠. 실제 현실로 대입하자면, 5년 전 출시 직후 선풍적 인기를 끈 '포켓몬 고'를 생각하셔도 쉽습니다. 스마트폰이란 매개를 통해 현실 세계에 가상을 띄우는 방식이죠.


그리고 이번에 이야기할 주인공이 바로 애플입니다. 지난 6일, 팀 쿡 애플 CEO가 미국 팟캐스트 '스웨이'(Sway)라는 곳에 출연했는데요. 사람들은 이날 팀 쿡의 전기차 관련 발언에 주목했지만, 그는 증강현실 분야에서도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습니다.


“나는 AR이 놀랍다. 나는 건강과 교육, 게임, 리테일 등 다른 분야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AR이 이런 분야에 도약하는 걸 이미 지켜보고 있다. 이런 변화는 미래에 더 커질 것으로 본다.” AR에 대한 팀 쿡의 코맨트입니다.

출처: (사진=flickr.com/M.I.C Gadget)
팀 쿡은 지난 6일(현지시각) 한 팟캐스트에서 증강현실에 대한 비전을 밝혔다.

사실 팀 쿡의 발언은 AR에 대한 일반론적 시각처럼 들리는데요. 그런데 이 말에는 사실 ‘씨’가 숨어있습니다. 최근 애플이 보여준 하나의 ‘암시’ 때문입니다.


애플이 매년 6월 여는 대규모 행사가 있습니다. 세계개발자회의, 일명 WWDC라 부르는 행사입니다. 애플 경영진의 기조연설로 시작해 소프트웨어와 프로그래밍, 디자인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토론하죠. 그런데 올해 행사를 앞두고, 하나의 추론이 나왔습니다, 애플이 전에는 안 만들었던 신제품을 선보인다는 겁니다. 소문만 무성했던 그 이름, 바로 ‘애플 글라스’입니다. 사전 홈페이지에 나온 캐릭터들이 모두 ‘안경’을 쓰고 있는데 착안한 겁니다.

출처: (사진=애플 뉴스룸 갈무리)

사실 이런 ‘추론’은 꽤 합리적입니다. 애플이 꽤 오래 전부터 가상현실, 특히 AR에 대한 역량을 키워왔기 때문이죠. 팀 쿡 체제인 2010년대 중반부터 애플은 AR 전담팀을 만들고 관련 특허를 다수 출원했죠. 2017년 코닝에 2억 달러를 투자한 것도 디스플레이 기술 확보 차원이라 해석됩니다.


최근 들어 안경 형태로 된 AR글라스를 조만간 선보일 것이란 보도도 쏟아지고 있죠. ‘애플 글라스’ 또는 ‘아이 글라스’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예상 이미지들이 나왔고요. 소비자 제품이 2022년 나올 것이란 구체적 시기까지 언급됩니다. 


그런데 이런 의문이 듭니다. 애플이 과연 AR에서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을지에 대한 것이죠. 그런데 사실 애플은 이 분야에서 여느 IT회사보다도 강한 ‘모바일 플랫폼’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그 이름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바로 그것입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은 오늘날 AR을 접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기기이기도 합니다.


두 기기를 AR 측면에서 봅시다. 공간을 인지하는 라이다 센서가 탑재된 카메라, AR 기능이 탑재된 자체 프로세서, 모션 센서, 그리고 인공지능 기술까지, 이들이 맞물리며 애플은 하드웨어적으로 AR을 구현할 수 있게 됐죠. 아시다시피 이들 기기는 전 세계적으로 수억 대나 팔렸습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애플은 2007년 아이폰을 출시하며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절대 강자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리고 메타버스 시대에서 애플이 차별적 우위에 선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다시 말해, 다른 회사들은 XR 기기를 팔아야 하는데, 애플은 이미 팔려있는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바탕으로 메타버스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메타버스에서 애플의 성공을 예단할 순 없습니다. 페이스북은 ‘오큘러스’로, 마이크로소프트는 '홀로렌즈'로 하드웨어 시장을 공략하고 있고요, 구글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AR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뛰어난 이들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건 애플의 숙명이죠.

페이스북은 오큘러스로, 마이크로소프트는 홀로렌즈로 VR 기기 시장에 진입했다.

다만 부인할 수 없는 게 있습니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사이 메타버스가 조금씩 우리 삶에 틈입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을 쥔 애플은, 스마트폰에서 연장되는 메타버스 시장에서도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관측이 커지고 있습니다.


당장 오는 6월 애플이 진짜 AR 글라스를 선보일지 궁금합니다. 또 우리의 삶에 메타버스가 어떻게 녹아들지, 애플이 이 산업에서 또 우리에게 어떤 혁신을 가져올지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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