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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육점 아저씨·옷가게 아주머니...'그립' 손잡는 소상공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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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터>는 지난 2월 11개의 벤처캐피털(VC) 및 액셀러레이터(AC), 스타트업 단체들을 대상으로 2021년 우리의 일상을 바꿔놓을만한 스타트업은 어느 곳인지에 대해 물었다. 각 단체들은 총 108개(중복 기업 포함)의 스타트업을 꼽았고 <블로터>는 유망 스타트업들이 속한 각 업종을 심층분석한 기사를 게재했다. 이후 108개 기업 중 일부 스타트업의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각 CEO가 그리고 있는 새로운 일상과 기업의 비전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oo님 오랜만이에요. 지난번에 돈까스 팔 때도 오셨는데 또 와주셨네요. 고맙습니다.""여러분이 지난번에 요청하셨던 스타일의 원피스 가져왔어요. 지금부터 할인 판매 시작합니다."


스마트폰 속 영상에서 물건 판매가 한창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스튜디오가 아니다. 시장의 정육점이고 옷가게다. 영상 속 판매자도 방송 전문가인 쇼호스트가 아니다. 앞치마를 두르고 고기를 썰고 있는 정육점 아저씨와 원피스를 입고 스마트폰 앞에 선 옷가게 아주머니다. 영상의 하단에는 제품에 대해 묻는 채팅 메시지들이 올라온다. 판매자들은 메시지를 보고 즉시 대답해준다. 소비자는 제품에 대한 궁금증을 즉시 해결할 수 있다. 방송 중에는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라이브 비대면 모바일 쇼핑이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새로운 판로다. 바로 그립컴퍼니의 라이브커머스 '그립'이 제공한 쇼핑 플랫폼이 바꿔놓은 소비자와 판매자의 일상이다.

김한나 그립컴퍼니 대표.

출처(사진=그립컴퍼니)

영상 편집을 할 줄 몰라도 누구나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


김한나 그립컴퍼니 대표가 지난 2019년 2월 그립 서비스를 시작하며 세운 철학이다. 김 대표의 철학대로 그립은 소상공인들이 중심이 된 라이브 커머스로 성장했다. 그립을 이용하는 판매자들의 대부분은 시장과 옷가게 등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한 소상공인들이다. 코로나19로 자본력과 인력을 갖춘 기업들은 발빠르게 온라인 체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한 소상공인들은 영상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아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김 대표는 "동네 상인들은 영상 편집을 하기 위해 프리미어를 배우고 온라인 마케팅 기법을 도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하지만 그립은 영상 편집이 필요없는 라이브 방송이므로 스마트폰만 있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에게는 온라인 판로 개척이라는 확실한 참여 동기가 있다. 그렇다면 홈쇼핑과 네이버·쿠팡 등을 통해 온라인 쇼핑을 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왜 그립을 찾았을까? 김 대표는 게임 기능과 판매자와의 소통을 꼽았다. 그립에는 홈쇼핑에서는 보기 힘든 선착순 판매와 경매 등의 게임 기능이 도입돼있다. 가령 '지금부터 10명 선착순 할인 판매', '1만원부터 경매 시작' 등의 판매 방식이다. 그립에서만 느낄 수 있는 소소한 재미다. 옷의 사이즈 등 소비자들이 궁금한 것은 채팅을 통해 묻고 판매자의 답을 바로 들을 수 있는 것도 그립만의 매력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그립 사용자 5명을 만나 '그립을 한 마디로 무엇이라고 생각하냐'고 물었고 '친구'라는 답을 들었다. 엄마들이 육아를 하며 그립을 틀어놓고 물건뿐만 아니라 각종 소재의 대화를 나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그립에는 이러한 감성적인 부분도 있다"며 "소비자에겐 현명한 쇼핑과 외롭지 않은 쇼핑의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그립은 판매자와 소비자로부터 호응을 얻으며 성장했다. 지난 3월말 기준 그립 앱의 다운로드 수는 1700만건, 판매자는 1만1000명이다. 지난해 한해동안 그립을 통해 거래된 금액은 243억원이다. 하지만 올해들어 3개월만에 지난해 전체 거래액의 70%를 넘어섰다. 일 평균 방송 수는 약 900개다. 그 중 대부분이 소상공인들의 판매 방송이다. 


그립이 라이브 커머스 시장을 개척하며 성장하자 대기업들도 뛰어들었다. 네이버·카카오·쿠팡 등이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립에게 강력한 경쟁자들이 나타난 셈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미 그립의 생태계가 구축됐기 때문에 충분히 대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립의 판매자들은 서로의 판매 방송에 출연하며 물건 판매를 도와준다. 카페를 만들어 그립 판매의 노하우를 공유한다. 각 판매 방송에는 매니저도 있다. 가령 A옷가게 판매자의 방송이 마음에 들어 자주 오는 단골 손님이 있다면 판매자는 이 손님을 매니저로 지정한다. 매니저는 판매 방송 중에 제품 사용 후기나 특징을 알려주며 말 그대로 가게의 매니저 역할을 한다. 매니저의 메시지는 채팅 중에 노란색으로 표시된다. 하지만 매니저에게 돌아가는 물질적 혜택은 없다. 명예직이다. 그만큼 해당 판매자의 '찐팬'인 셈이다. 


김 대표는 코로나19로 판매 부진을 겪다가 그립으로 판매를 시작하며 못내고 있던 가게 월세를 냈고 쌓여있던 옷 재고를 털어냈다는 판매자들의 감사 인사를 들었을때가 가장 뿌듯했다고 한다. 그만큼 소상공인들에게 새로운 판로를 제공했다는 것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생방송이다보니 방송에 적합하지 않은 용어나 장면이 그대로 나갈 수도 있다. 최근 라이브 커머스도 홈쇼핑처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그립은 두 가지 장치가 마련돼있다. 판매를 하기 전 판매자에게 철저한 교육을 한다. 방송 후에 부적절한 장면이나 용어가 나왔을 경우 채팅 메시지에 소비자들의 지적이 바로 올라온다. 신고 기능도 갖췄다. 김 대표는 "방송 전후로 장치를 마련해 부적절한 장면이 나오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판매자들이 좋은 방송을 해야 다음에도 손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알아서 조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크기 시작하는 시장을 규제먼저하기보다 새로운 산업을 진흥하는 차원에서 봐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주립대를 졸업한 그는 현지에서 산업용 스마트폰을 만드는 스타트업 블루버드에서 해외영업 담당을 맡았으며 액세스 모바일에서 마케팅 실장을 지냈다. 이후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에 합류했다. 김 대표는 스노우에서 근무하며 영상 서비스가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고 라이브 커머스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 당시에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이나 장면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할까라는 의구심이 있었지만 현재는 흔한 일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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