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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AH만 너무 믿더라니..결국 큰 코 다친 쌍용차

조회수 2021. 4. 2. 17: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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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출처=쌍용차 홈페이지)
11년 전, 쌍용차 법정관리 당시 본사에 걸린 현수막

결국 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잠재적 투자자로 거론된 HAAH오토모티브(이하 HAAH)가 법원이 요구한 인수 의향서를 끝내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HAAH가 새 주인이 될 거라 믿고 'P플랜'(단기 법정관리)만 열심히 준비하던 쌍용차로선 이래저래 허무한 상황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사실 HAAH의 침묵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닙니다. 생각보다 심각했던 쌍용차의 막대한 빚과 부진한 실적을 감당하기란 쉽지 않았겠죠. 쌍용차의 지난해 영업손실(연결기준)만 해도 4494억원으로, 1년 전(2819억원) 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자본잠식률도 111.8%로, 완전자본잠식상태입니다. 유동부채도 유동자산보다 7818억원 더 많고요.


자동차 유통업체로, 연간 매출액 250억원을 쌓고 있는 HAAH로선 이런 쌍용차를 끌어 안기란 쉬운 일이 아녔을 듯합니다.


하지만 쌍용차의 어려운 사정은 어제오늘도 아닌 일.


HAAH가 "쌍용차를 인수하겠다"고 선언했던 지난해 여름에도 쌍용차의 상황은 최악이었습니다. 당시 쌍용차의 매출액은 1조 3563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 6238억원) 보다 64% 감소했고, 영업손실·순손실도 각각 2157억원, 2023억원에 달했습니다. 당시 부채비율도 무려 819%였고요. 헌데 이제와서 쌍용차의 부진한 실적을 투자 불이행의 문제로 삼는 건 이해가 안 가는데요.


이렇게 HAAH가 머뭇대는 사이, 쌍용차의 상황은 최악을 향했습니다.적자 폭은 갈수록 더 확대됐고, 유동성은 완전 고갈됐습니다. 급기야는 담당 회계법인이 쌍용차의 2020년 회계연도 실적에 대한 감사의견을 거절하면서 또다시 상장폐지 기로에 섰습니다. 매물로서의 가치 역시 그만큼 떨어진 건데요.


물론 이를 HAAH의 탓으로 돌리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계약자야 계약서에 도장 찍기 전까진 실무적 책임이 없으니 말이죠. 오히려 이 모든 걸 안일하게 대처한 쌍용차의 태도도 문제였다고 봅니다. 투자자의 관심을 이끌어내려는 적극적인 노력도 보이지 않았고, 투자자가 없다는 이유로 경영 개선 작업에도 소극적이었습니다.


이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적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 회장은 지난 3월 기자 간담회를 통해 "쌍용차 노사는 여전히 안이하다"면서 "생즉사 사즉생 정신으로 잠재적 투자자(HAAH)와 적극 협상을 해서 무엇인가를 끌어내 그것으로 산은과 정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는데요.


하지만 그 이후에도 쌍용차는 HAAH의 줄곧 답변만 기다렸습니다. 어떠한 적극성도 보이지 않았는데요.


결국 이 안일한 태도는 법정관리로 돌려받게 생겼습니다. 법원이 2일 자로 쌍용차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를 위한 수순에 돌입한 건데요.


서울회생법원은 "이미 여러 번 기회를 부여했으나 기한 내에 유의미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더 이상 절차를 지연시킬 수 없다"며 "부득이하게 회생절차 개시를 위한 수순에 돌입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채무자 회생법 49조 1항에 따르면 채무자가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경우 1개월 이내에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업계 안팎에선 4·7 재·보궐선거가 끝난 뒤인 오는 8∼10일께 법정관리가 개시될 거라고 보고 있는데요. 이렇게 되면 쌍용차는 2011년 3월 법정관리를 졸업한 지 10년 만에 다시 법정관리에 들어서게 됩니다.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 회생 사건으로 불리는 이른바 '쌍용차 사태'의 재발 가능성도 그만큼 커지는 거겠죠.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최근 국내 기업들 위주로 쌍용차를 인수하려는 투자자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내 전기 상용차 업체인 에디슨모터스와 중소 사모펀드 현림파트너스의 계열사인 박석전앤컴퍼니가 대표적인데요. 물론 이들의 투자 여력은 따져봐야 할 일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쌍용차의 적극성이 없다면 이 또한 물 건너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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