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그룹의 미래는④]"신사업 쉽지 않아요"..'LG' 떼는 게 두려운 LG상사 직원들

조회수 2021. 4. 2. 17: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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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사진=LG상사.)
2019년 LG상사 해외 투자 사업장 연수에 참가한 사원들이 인도네시아 GAM 광산에서 채탄·운반·선적 등 광산 운영 업무 전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신사업을 추진하는 요즘에는 새로운 업체들 만나기도 어렵다. LG라는 이름을 달고 영업을 하는 것과, LG그룹에서 분리된 LX그룹 회사라고 소개하는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LX그룹으로 새출발하는 것은 직원들이 좋아하지 않는다."


LG상사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한 직원이 LX그룹 신설지주사 설립을 앞두고 토로한 얘기다. 아직 계열분리가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영업 일선에서는 애를 먹고 있다는 상황을 전했다. 그동안 국내 재계 4위 대기업집단 계열사로서 누리던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중견기업으로 다시 시작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LG상사는 오는 5월 1일 ㈜LG 인적분할과 함께 출범을 앞둔 '㈜LX홀딩스'의 핵심 계열사다. 인프라, 에너지, 산업재, 자원 투자, 물류 등 다양한 사업을 동시에 벌이는 종합상사로서 4개 계열사 중 자산규모도 가장 크고 영업실적도 제일 좋다.


이처럼 LG상사는 새살림을 꾸린 LX그룹의 미래를 짊어져야 하지만 벌써부터 부침을 겪는다는 얘기가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관계를 새로 맺어야 하는 신사업이 특히 어렵다는 것이다. 회사 사정에 정통한 이 내부 관계자는 "LG 이름 빼고 사업하기는 정말 어렵다"고 전했다.


기존 사업이 성장 한계에 부딪친 현재 LG상사는 지난해부터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힘쓰고 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채굴을 위한 광산 개발을 추진한다고 지난해부터 밝힌 상태다. 아직 구체적인 투자규모나 위치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사업을 검토하는 중으로 알려졌다.


또 올 초에는 정관에 새로운 사업목적을 대거 추가하며 신사업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폐기물의 수집 및 운송업과 폐기물 처리시설의 설치 및 운영업 △디지털콘텐츠 제작과 유통 및 중개업 △의료 검사와 분석 및 진단 서비스업 등 총 7개를 사업목적 추가하는 안건을 주주총회에서 통과시켰다.


LG상사에서 신사업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상당하다. 자회사 판토스의 물류사업을 제외하고는 기존 사업들이 적자에 빠져 있거나 간신히 흑자만 내는 상태에 있다.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지 않는다면 향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LG상사의 에너지‧팜 사업은 175억원의 손실을 냈고 산업재‧솔루션 사업은 전년 대비 약 100억원 줄어든 174억원의 이익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LG상사는 신사업 진출을 위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현금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207%로 전년 215%보다 소폭 개선됐으며, 순차입금 비율은 57%에서 25%로 떨어졌다.


LG상사가 확보한 현금성자산은 6900억원으로 신사업 투자를 위한 실탄은 어느정도 마련된 상태다. 매출채권도 1조3000억원으로 전년 1조원과 비교해 3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상사업계 관계자는 "결국 종합상사는 네트워크 싸움인데 LX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새로운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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