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코발트 프리' 최초 선언..LG엔솔·SK이노 영향은

조회수 2021. 3. 31. 17: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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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사진=갈무리)
그린피스의 해양 생태계 보호 동영상 갈무리

삼성SDI가 국내 배터리 업계 중 최초로 심해 해저광물의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2차전지의 원료를 얻기 위해서는 심해에서 광물을 추출해야 하는데, 이로 인해 해양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SDI가 '착한 코발트'에 이어 심해저 채굴의 중단을 선언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동참할지 관심이다.


삼성SDI는 31일 '심해저 광물 채굴 방지 이니셔티브'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삼성SDI를 비롯해 BMW와 볼보 등 완성차 업체들도 이 이니셔티브에 참여한다. 이들 기업은 자사의 제품에 들어갈 제품에는 한시적으로 심해에서 채굴한 광물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SDI는 성명서를 통해 "심해에서 채굴한 광물이 심해의 해양 생태계에 미칠 유해성은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며 "안전성이 입증되기 전까지 상업적 목적을 위한 심해저 광물의 채굴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천 미터 바다에서 광물을 채굴하는 건 생태계와 생물 다양성에 파괴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유해성을 시인했다.

출처: (사진=해양수산부)
망간단괴.

이들 기업이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는 이유는 환경 보호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일부 원료는 심해에서 채굴된다. 5000 미터의 심해에는 '망간단괴(maganese nodule)'가 분포돼 있다. 망간단괴는 바닷물에 녹아있는 금속성분이 해저면에서 화학적, 물리적 작용에 의해 결합한 것이다. 감자 덩어리 형태로 분포된 검은색 광물덩어리다.


망간단괴의 25%는 망간이 함유돼 있고, 1% 안팎의 코발트와 니켈이 함유돼 있다. '바다의 노다지' 또는 '바다의 검은 보석'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심해저 광물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심해저 수면이 변화되고 해양 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다.


현재 망간단괴 등 심해저 광물을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주지 않고 채굴하는 건 불가능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배터리 수요가 덩달아 늘고 있다. 망간과 리튬, 코발트 등은 해상에서도 채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전기차의 대중화가 지구 온난화에는 기여하는 대신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 '부정적인 외부효과'를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출처: (사진=해양수산부)
망간단괴 채광 개념도.

삼성SDI의 이번 선언은 글로벌 전지업체 중에서는 최초다. 여기에 볼보와 BMW 등이 가세하면서 '공급사슬'에도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이들 업체에 양극재를 납품하는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케미칼 등이 대상 기업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삼성SDI의 주요 양극재 공급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볼보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는데, 볼보가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공급사인 포스코케미칼도 영향권에 들어갈 전망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삼성SDI의 주요 양극재 공급사다. 전기차 판매가 늘면서 '소부장' 업체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 매출 8547억원, 영업이익 54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6.4%로, 원가율은 87.6%를 기록했다. 주요 납품처가 심해저 광물 사용을 한시적으로 중단한 만큼 원가율 인상과 영업이익률 하락이 예상된다.


이렇듯 전기차 배터리는 화석연료보다 온실가스를 덜 배출해 친환경적이다. 하지만 배터리 원료인 망간과 코발트를 채굴하는 과정에서 아동노동과 환경 오염 등이 발생하고 있다. 전기차가 대중화될수록 '공급사슬의 윤리성' 문제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 관계자는 "배터리 업계 최초로 '심해저 광물 채굴 방지 이니셔티브'에 참여해 고무적"이라며 "앞으로 책임감 있는 광물 채굴과 공급방식에 ESG 경영을 실현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SDI는 2019년 삼성전자와 함께 '지속가능한 코발트 채굴을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코발트는 대부분이 독재국가인 콩고에서 생산되는데, 대부분의 코발트는 아동노동으로 채굴된 것이다. 아동노동은 국제노동기구(ILO)가 금지하고 있다. 삼성SDI는 콩고에서 교육과 생활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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