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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파놓은 '투자 지옥', 심화되는 OTT 경쟁

조회수 2021. 4. 16. 18: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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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기업 '웨이브'의 깜짝 투자 발표는 그 규모만으로도 업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에만 1조원을 집행한다는 소식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오리지널'과 '1조원'이라는 키워드다. 


웨이브는 지난 2019년 출범 당시 오는 2023년까지 콘텐츠 투자에 3000억원을 집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700억원을 투자해 '앨리스', 'SF8', '좀비탐정', '조선로코-녹두전'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였다. 올해도 800억원 이상을 투입해 '모범택시', '보쌈-운명을 훔치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출처: (사진=웨이브 홈페이지 갈무리)

올해까지를 기준으로 3년여간 15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한다는 계산을 해도 내년부터 오는 2025년까지 추가로 8500억원 이상의 추가 투자가 이뤄지는 셈이다. 1조원 규모의 투자는 올해 단일 규모로 진행되는 것이 아닌 오는 2025년까지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국내 OTT 플랫폼을 기준으로 하면 단연 최고 수준의 투자이지만 연도별로 계산할 경우 매년 2000억원 수준의 규모로 추산된다. 넷플릭스가 올해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 5500억원을 투입하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 못 미치는 규모다. 여기에 연내 국내 진출이 예상되는 디즈니+, 애플TV+, 아마존프라임비디오 등 외산 OTT와의 경쟁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웨이브는 물론 국내 OTT 업체들이 외산 공룡들의 시장 진입 전,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확보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넷플릭스 흥행 본 공룡들


국내 OTT 업체들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게 된 배경은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2016년 한국 진출 후 국내 제작진이 만든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 구조에서 제작 및 투자 지원을 집행하는 '큰 손'으로 거듭났다. 넷플릭스는 각 국가별 문화에 맞는 오리지널 시리즈를 제작하며 로컬 팬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청자를 늘리는 전략을 병행했다. 국내에서도 '킹덤', '인간수업', '좋아하면 울리는', '범인은 바로 너' 등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통해 유입층을 빠르게 늘렸다는 평가다.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 수급을 통해 '락-인'(체류) 효과를 만든 셈이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매달 1000만명 이상 이용하고 있다. 지난 15일 아이지에이웍스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가 발간한 '국내 OTT 앱 시장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월간 기준 사용자 수(MAU)는 넷플릭스가 1001만3283명으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다. 


후발주자인 '웨이브'(394만8950명)가 400만명에 가까운 이용자를 확보하며 고군분투했지만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이는 모습이다. '티빙'(264만9509명), 'U+모바일tv'(212만6608명), '시즌'(168만3471명), '왓챠'(138만5303명) 등 국내 OTT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넷플릭스는 올해도 다양한 한국판 오리지널 라인업을 공개하며 시장 확대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2016년 한국 진출 이후 OTT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넷플릭스는 올해 5500억원을 투입해 한국판 오리지널 시리즈를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 12일 론칭한 '좋아하면 울리는'에 이어 '고요의 바다', 'D.P.', '마이네임',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 정리사입니다', '오징어 게임',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킹덤: 아신전',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이수근의 눈치코치', '백스피릿' 등 다양한 오리지널 시리즈를 준비중이다.

출처: (사진=디즈니+ 페이스북 갈무리, 그래픽=채성오 기자)

넷플릭스의 성공 사례를 본 해외 OTT 기업들도 한국 시장에 맞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연내 론칭을 예고한 월트디즈니컴퍼니(이하 디즈니)의 '디즈니+'는 이미 '무빙', '너와 나의 경찰수업', '제로' 등 세 편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예고했다.  


올 초 촬영을 계획했던 '무빙'의 경우 모완일 PD가 하차한 대신 '킹덤' 시즌2의 박인제 PD가 합류하면서 하반기 촬영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에이스팩토리가 제작하는 '제로'의 경우 최근 서강준, 천우희, 김무열, 이시영, 오연수 등 다수의 배우가 출연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사실상 연내 공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강다니엘이 출연할 '너와 나의 경찰수업'이 가장 빠른 디즈니+ 오리지널 콘텐츠가 될 전망이다.


애플TV+도 올해 한국 론칭이 유력한 상황이다. 영화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장화, 홍련', '밀정' 등으로 잘 알려진 김지운 감독이 연출을 맡은 '닥터 브레인'이 애플TV+의 첫 번째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선균이 출연하는 닥터 브레인은 현재 한국에서 촬영 중이며 연내 애플TV+를 통해 단독 공개된다. 올해 애플TV+ 라인업에 포함된 만큼 한국 시장 진출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쿠팡의 경우 첫 번째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콘텐츠로 '그날 밤'을 검토하고 있다. 그날 밤은 살인 사건을 둘러싼 이야기를 통해 형사사법제도를 파헤치는 줄거리를 담았다. 영국 BBC에서 방송한 '크리미널 저스티스'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배우 김수현이 출연할 예정이다. 


국내 OTT 기업들도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세 편의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공개한 웨이브는 임시완과 손현주가 출연을 검토중인 '트레이서'를 통해 아마존프라임비디오와 손잡을 계획이다. 대주주인 SK텔레콤이 아마존프라임비디오와 연계한 서비스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웨이브 오리지널로 편성될 트레이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CJ ENM으로부터 분할해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티빙'은 지난 1월 JTBC스튜디오가 지분 투자를 통해 합류하며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 및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향후 3년 간 4000억원 이상의 제작비 투자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할 계획인 만큼 올해만 20여개의 웰메이드 오리지널 라인업을 선보일 계획이다. '여고추리반' 시즌2에 이어 '당신의 운명을 쓰고 있습니다', '마녀식당으로 오세요', '백종원의 사계' 등의 라인업을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공유와 박보검이 출연한 영화 '서복'을 다음달 15일 극장과 티빙에 동시 공개하며 승부수를 띄울 예정이다.  


콘텐츠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디즈니+가 한국에 출시되는 만큼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미 다양한 IP를 가진 디즈니+조차 한국판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은 로컬 콘텐츠를 통한 락-인 효과가 흥행의 변수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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