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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IN] '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 정면반박한 카카오, 근거는?

조회수 2020. 9. 27. 19: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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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 콜(호출) 몰아주기’ 의혹이 일부 사실이라고 발표하자, 카카오모빌리티가 반박에 나섰다. 경기도의 실태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사실을 왜곡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25일 카카오모빌리티는 입장문을 통해 “카카오T 블루는 택시서비스 발전을 위한 택시업계와 플랫폼 기업의 협력모델”이라며 “플랫폼의 가치를 저하시키는 인위적인 배차는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경기도가 카카오T 블루 도입으로 배차 콜 수가 30% 감소했다고 발표했으나, 회사 측에서 자체 조사한 결과로는 오히려 개인택시 기사당 콜 수가 4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택시회사 운영하는 카카오의 ‘차별 배차’ 의혹


카카오모빌리티는 자회사 ‘KM솔루션’을 통해 전국 24개 지역에서 직영·가맹택시(카카오T 블루) 1만370여대를 운영하고 있다. 8월 말 기준 경기도내 14개 지역에서는 총 1926대 가맹택시를 운영 중이다. 택시호출 시 목적지가 표시되지 않는 ‘자동배차’로, 승차거부가 없어 최대 3000원의 호출료를 더 받고 있다. 해당 서비스를 호출하는 승객이 없을 땐, 일반택시 호출을 수행한다.


가맹택시는 매출의 20%를 카카오모빌리티에 수수료로 떼어준다. 가맹택시의 벌이가 늘수록,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도 늘어난단 얘기다. 이 때문에 택시업계에서는 수수료 수익을 높이기 위해 택시호출앱의 ‘콜’을 자사 택시에 몰아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경기도 “배차 몰아주기, 일부 확인했다”


24일 경기도는 ‘카카오T 블루’ 호출 몰아주기 관련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카카오T 블루 운행 시작 후 일반 택시의 카카오T 호출 수가 평균 29.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택시업계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결과다.


도는 카카오T 블루 운행지역인 7개 시(성남, 구리, 의정부, 양주, 용인, 하남, 남양주)의 경우 운행 시행일 이전 월 평균 230건이었던 카카오T 배차 콜 수가 165건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역별 감소율은 구리 48.7%, 성남 35.0%, 양주 29.8%, 남양주 28.0%, 의정부 24.4%, 하남 24.0%, 용인 19.4%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카카오T 블루가 운행하지 않는 수원시 등 5개 시 개인택시 사업자의 4개월간 배차 콜 수는 2.7% 증가했다.


또, 택시들의 매출액(카드결제내역)을 조사한 결과 카카오T 블루 운행지역은 개인택시 매출액이 카카오T 블루 운행 전후와 비교해 평균 13% 가량 감소했다. 이와는 달리 미운행지역은 매출액이 평균 3.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표본이 ‘115명’? 발끈한 카카오


문제는 결과의 정확도다. 경기도는 지난 10일부터 열흘간 개인택시 사업자 총 115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블로터>에 “법률상 도지사에게는 조사 권한이 없어, 양해를 구해 자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며 “콜 수부터 카드사 매출 내역까지 택시기사들의 영업비밀을 요구하는 거라 이마저도 받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조사는 공정위의 몫이고, 도는 현장의 실태를 알려주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표본수가 적은 이번 조사결과는 전체를 대표한다고 보기 어렵고, 코로나·날씨·재택근무 등 다양한 요인도 배제돼 있어 사실을 왜곡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측은 “각 지역별로 평균 10명 이하를 대상으로 조사한 셈”이라며 “전반적인 콜 증감 수치를 파악하기에는 표본수가 너무 적고, 조사대상 범위 역시 개인택시로 한정됐다. 개인택시 기사는 운행 성향에 따른 개인차가 커, 해당 결과가 전체를 대표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정반대의 조사결과도 제시했다. 경기도가 조사한 7개 시의 일반 개인택시 기사 6421명을 대상으로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카카오T에서 발송된 수신 콜 수를 확인한 결과 8월 호출 건수는 지난 2월 대비 일평균 42% 증가했다는 것이다. 지역별로는 최저 12.9%에서 최고 69.3%까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는 “카카오T 블루 도입으로 콜 수가 30% 감소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콜 수락’ 두고 엇갈리는 입장차


조사방식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택시기사들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실제로 배차를 요청한 횟수가 아니라, ‘수락한 콜’의 숫자만 확인할 수 있어서다. 이 회사는 일반택시 기사들에게 배차요청을 하더라도, ‘골라 잡은’ 콜만 기록되기 때문에 호출 건수보다 낮게 나올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경기도가 조사한 7개 지역 데이터를 내부에서 확인했을 때도 올해 2월에서 8월까지 기사 1명당 일평균 100개 이상의 콜이 발송됐으나 수락해 운행한 콜 수는 매우 낮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블루에만 인위적인 배차가 이뤄진다면 ETA가 큰(도착 시간이 오래걸리는) 차량이 승객에게 배정될 확률이 높아지고, 이는 승객의 배차 후 취소율을 높여 승객과 기사 모두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며 “이처럼 플랫폼의 가치를 저하시키는 인위적인 배차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회사측 관계자는 “콜을 선택할 수 있는 일반택시와 자동배차되는 가맹택시의 배차 건수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경기도도 조사의 한계에 대해 인정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동일지역 내 가맹택시와 비가맹택시에 송신한 전체 콜 수에 대한 데이터를 요구했지만 받을 수 없었다”며 “코로나로 절박한 상황인데 ‘골라태우기’를 했단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일반택시는 수수료가 무료, 가맹택시는 유료이니 차별 배차를 해도 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는데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호출 시장의 독점사업자다. 시장지배력이 택시 시장으로 전이되는 것이므로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택시들에게 운행 데이터를 얻어 가맹택시 시장에 진출한 만큼, 100% ‘무료’였다고 볼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알고리즘의 선택


논란의 중심에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AI가 변수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배차하기 때문에, 특정 서비스나 특정 차량에 콜을 우선 배정할 수 없다고 항변해왔다. 이 회사에 따르면 AI 배차 알고리즘은 △택시 예상도착시간(ETA) △기사평가 △기사 배차 수락률 △기사 운행 패턴(선호도 포함) △실시간 교통상황 등 다양한 빅데이터를 분석·적용하고 있다.


알고리즘은 일반택시와 카카오T 블루를 ‘중형택시’로 분류, 동일선상에서 기사 평가나 호출 수락률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콜을 배정한다. 예를 들어 호출 거절 이력이 많은 택시는 수락 확률이 낮은 차량으로 분류되는 식이다. 단순히 기사 배차 수락률만 보면 ‘승차거부’가 없는 카카오T블루가 더 높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도 있지만, 배차 알고리즘의 고려 요소별 가중치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는 기존 택시의 승차거부, 불친절한 서비스 등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소해 이용자 편익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항변하며, “사납금 제도가 아닌 안정적인 월수익이 제공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듦으로써 가맹택시를 운행하는 기사들의 처우 개선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택시업계와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택시를 통한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이번 실태 조사결과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전달해 면밀한 조사를 요구하는 한편 카카오모빌리티에는 ‘임의배차’ 금지 요청과 함께 상생방안 모색을 주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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