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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G]한국타이어 조현식의 긴 침묵, 단독행동? 물밑협상?

조회수 2020. 9. 25. 14: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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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지(story G)는 테크(Tech) 기업, 전통 기업, 금융회사, IT(정보기술)의 지배구조(Governance)를 모니터링하고 정보를 축적합니다. 기업과 기술의 거버넌스를 돌아보고, 투자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캐 내 보겠습니다.
출처: 조현식 부회장(왼쪽), 조현범 사장(오른쪽)./사진=한국테크놀로지그룹 애뉴얼리포트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과연 그가 본인이 발표한 입장문에서처럼 성년후견개시 심판청구 사건에 적극성이 있는지 의문이 생길 정도입니다.


한국타이어 가문의 장남이 차지하는 위상, 그리고 한국타이어그룹 주요 주주로서의 그의 위치를 볼 때 왜 그가 이렇게 오래 침묵하는지,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궁금해 합니다. 혹시 그의 생각에 변화가 있는지가 주요 관심사항이 됐습니다.


그의 행보 하나하나는 한국타이어그룹 전체 지배구조와 한국타이어그룹 가문내 이해관계에 적지않은 파장을 불러 오는 사안이어서 가벼이 여길 수 없습니다. 한국타이어그룹 투자자들의 관심도 대단하고요.


사실 지금쯤 그는 법원에 정식으로 본인의 의견서 정도는 제출했어야 합니다.


성년후견 신청 절차를 보면 신청사건 개시 이후 법원은 이해관계가 있는 가족구성원들에게 의견제출요청서를 발송합니다. 가족들은 정해진 기한(의견제출요청서가 도달된 날짜로부터 14일 이내) 안에 의견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의무는 아니고 선택사항이지만 대부분 가족들은 의견서를 제출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가족들은 각각 자신이 ‘참가인’이 될 지, ‘관계인’이 될 지 결정합니다. 여기서 ‘참가인’이란 사건 청구인과 동등한 자격으로 성년후견개시 심판청구 사건에 참여하는 가족입니다. ‘관계인’이란 적극성 없이 결과만 확인하고자 하는 뜻을 가진 가족입니다.


참고로 고(故) 신격호 롯데총괄회장의 성년후견 심판은 넷째 동생 신정숙씨가 청구했지만, 장남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회장이 ‘관계인’으로,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녀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 신유미 호텔롯데 고문이 각각 ‘참가인’으로 사건에 참여했습니다.


한국타이어 가문의 경우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청구인’이고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은 ‘사건본인’에 해당합니다. 법원은 지난 11일 조 회장의 자녀인 조현식 부회장,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조희원씨에게 의견제출요청서를 발송한 바 있습니다. 


이들은 의견서를 제출하면 동시에 ‘참고인’ 또는 ‘관계인’으로 분류됩니다. 의견제출요청서가 16일께 당사자들에게 도달했으므로, 추석 연휴를 뺀 10월5일까지 의견서를 제출하면 됩니다.

출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요 주주 현황./자료=상반기 보고서

아직 시간이 남아 있으나 한국타이어그룹 관계자들과 법조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현식 부회장은 당초 24일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하지 않았습니다. 좀 더 생각할 시간을 갖으려 하거나, 아니면 변심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현식 부회장은 지난달 25일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조현식 부회장 입장문’이라는 성명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현재 회장님의 건강 상태에 대해 주변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그에 따라 그룹의 장래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는 상황입니다. 조현식 부회장 역시 회장님의 최근 결정들이 회장님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제공된 사실과 다른 정보에 근거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이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 회장님의 건강상태에 대한 논란은 회장님 본인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한국테크놀로지 그룹, 주주 및 임직원 등의 이익을 위해서도 법적인 절차 내에서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객관적이고 명확한 판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이에 조현식 부회장은 현재 진행중인 성년후견심판절차에 가족의 일원으로서 참여할 예정입니다.”


너무나도 확고한 결심이 선 듯한 입장문이죠. 법원에 제출하는 의견서라는게 별다른 게 없습니다. 이런 입장문을 의견서로 변경해 제출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런데 아직 하지 않고 있어 의아함이 커집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의아함이 든다”며 “모든 가족들의 입장이 다 다르긴 하겠지만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는 이미 공표됐으니 이미 나온 입장문을 제출하면 되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고민이 길어진다는 것은 변화가 생겼다는 뜻 아니겠느냐”며 “어떤 변화일 지 모르지만 물밑에서 다른 결정들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조현식 부회장과 조희경 이사장, 그리고 조현범 사장 및 조희원씨는 모두 다른 시각으로 이번 사건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조현식 부회장은 한국타이어그룹 경영권에 관심이 있는 반면, 조희경 이사장은 조현범 사장에게 모든 지분을 매각한 부친의 의사결정이 과거의 사회환원 의지와 상반된 결정이라고 의문을 표합니다. 조희원씨는 재산분할에 참여하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모두 다른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조현식 부회장의 긴 침묵은 미묘한 긴장감을 만들고 있습니다. 혹시 두 형제(조현식, 조현범)가 경영권과 관련한 둘만의 합의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조현식 부회장이 단독 행동에 나설 것을 고민하는지 등 추측도 많습니다. 


적어도 이런 사건에서는 형제자매들간 의사소통이 가장 중요한데, 조현식 부회장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의 선택이 무엇이 되느냐에 따라 한국타이어그룹 가문내 갈등이 전기를 마련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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