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던진 화두, '전기트럭' 상용화 가능할까

조회수 2020. 9. 24. 15:07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출처: 왼쪽 드류 바글리노 CT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사진=유튜브

“(사이버트럭의) 예상 수요는 알 수 없다. 미국 스펙에 맞춰서 디자인하고 있는데, 다른 나라에서는 (상용화가) 어려울 수도 있다.(Doesn’t know what the volumetric demand will be. Designing to meet…)”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2일(현지시간) 미국 프리몬트공장 주차장에서 열린 ‘배터리 데이’ 행사 후 열린 질의응답 시간 때 이같이 말했다. 일론 머스크는 이날 행사에서 배터리 자체 생산 계획을 비롯해 테슬라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3시간에 걸쳐 설명했다. 그는 드류 바글리노 테슬라 CTO(최고기술책임자)와 진행한 강연을 마친 후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눈에 띈 질문은 사이버트럭 등 배터리를 동력으로 하는 전기트럭이다. 자가용을 넘어 트럭 등 상용차 분야까지 전기차가 쓰일 경우 다양한 산업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수소전지 트럭 회사 ‘니콜라’가 기술을 부풀려 투자자와 투자금을 모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전기 트럭의 상용성이 도마에 오른 상태다. 이 때문에 테슬라가 내년 중 선보일 사이버트럭에 대한 관심도 이어졌다.


출처: 니콜라에 쏠린 시선, 거품인가 기회인가./자료=삼성증권

이론적으로 전기트럭의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점은 업계에서 이견이 없다. 전기트럭은 일반 전기차와 비교해 무겁다. 모델3는 완충 후 4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 전기트럭은 무게가 더 나가는 만큼 주행거리가 짧은 데, 상용차인 만큼 장시간 운행할 수 있어야 한다. 무게가 더 나가는 만큼 배터리를 더 많이 탑재하면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더 많은 배터리를 탑재할 수록 차체는 무거워지는데, 전기 모터가 감당해야 할 부담은 더욱 커진다. 에너지 효율도 동시에 떨어진다. 출력과 밀도가 우수한 배터리를 탑재해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할 수 있지만 배터리 성능이 좋아진 만큼 가격이 오른다. 전기트럭의 연비가 내연기관보다 떨어진다면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니콜라의 경우 수소연료전지의 장점을 활용해 1600km를 달리는 40톤급 대형트럭을 상용화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일론 머스크의 설명은 전기 트럭의 상용화가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달리 다른 나라의 경우 전기트럭의 연비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은 G20 국가 중에 국토 면적이 982만6000㎢로 중국보다 면적이 넓다. 직선도로가 많고, 물류 체계가 잘 정비되어 있다.


국토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물류중점도로 해외 사례 및 시사점(김정화 국토인프라연구본부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은 물류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화물차 전용차로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 교통국은 I-75번 고속도로 중 일부를 화물차 및 대형 상용차 전용운행로로 구축하고 있다. 


조지아주로 진입하는 전체 물류 운반차량의 85%가 화물차다. 서배너(Savannah) 항구와 플로리다주를 잇는 구간을 분리해 일반 차선과 화물용 차선을 분리하고 있다. 차선을 분리해 물류의 이동성을 개선하고,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차선을 분리했을 경우 화물차 운전자의 수익은 126달러에서 876달러로 증가한다.

출처: 물류중점도로 해외사례 및 시사점./자료=국토연구원

2018년 미국에서 팔린 중대형 트럭 중 68%는 대형 트럭이다. 이를 감안하면 물류시장이 친환경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트럭으로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교통체계와 지리적 특성이 고려되어야 한다. 실제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친환경 트럭을 상용화하기 위한 실증적 연구를 추진 중이다. 친환경 차량의 필요성은 대기오염을 줄이는데 있고, 온실가스 중 20~30%가 화물차에서 나오고 있다.


보고서는 “트럭은 승용차보다 더 큰 배터리가 필요해 현재 기술수준으로는 거대 차종을 움직이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일부 국가는 대응책의 일환으로 전기충전도로를 만들어 충전하면서 달릴 수 있는 도로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충전도로(ERS, Electric Road System)는 스웨덴과 미국, 독일에서 개발하고 있다.

출처: 물류중점도로 해외 사례 및 시사점./자료=국토연구원

일론 머스크의 사이버 트럭에 대한 전망을 보면 아시아 등 일부 국가에서는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상용차 도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실제 이제서야 도입 단계다. 리튬이온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 모빌리티는 물류산업을 넘어 지게차 등에도 확대되기는 한다. ㈜두산은 점심시간 등 2시간의 유휴시간을 활용해 16시간 사용이 가능한 지게차를 출시했다. 두산밥캣은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굴착기를 시장에 내놓았다. 현재 굴착기와 지게차 등 일부 소형 모델에서 배터리를 동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관건은 더 무겁고, 더 높은 출력을 필요로 하는 운송수단과 기계장비에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느냐다. 일론 머스크 CEO는 이번 배터리 데이에서는 해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