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배터리 데이]머스크 "배터리값 비싸"..완성차 vs 전지업체 '힘겨루기'

조회수 2020. 9. 24. 10: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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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를 사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돈이 충분하지 않아 사지 못할 수 있다. 테슬라는 구매자들이 살 수 있는 매력적인 차를 만들고 있다. 이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A lot of people they wanna buy tesla simply don’t have enough money. We can make the car insteadly desirable but if somebody does not have enough money they can’t buy it. i just making a car superdesirable but expensive they can afford it. absolutly important)”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2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프리몬트공장 주차장에서 열린 ‘배터리 데이’ 행사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일론 머스크는 드류 바글리노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함께 연단에 올랐다. 이들은 약 1시간 동안 테슬라의 전기차와 배터리 등 다양한 현안들을 다뤘다. 이중 일론 머스크가 원가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눈에 띈다.

출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드류 바글리노 CTO가 배터리 데이 행사에 참석해 말하고 있다./사진=유튜브

일론 머스크는 이날 더욱 우수한 품질의 전기차를 만들어 다양한 고객이 테슬라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중 눈에 띄는 대목은 배터리 원가와 관련한 부분이었다. 일론 머스크는 “오늘날 배터리는 너무 작고 비싸 20테라와트(TW)를 1년에 달성할 수 없다(Batteries today are too small and too costly to achieve 20 Terawatt a year)”며 “미래에 더 저렴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배터리 비용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론 머스크의 관심사는 전기차 원가 절감을 통한 ‘대중화’다. 일론 머스크가 이날 발표를 통해 밝힌 원가 절감은 크게 3가지다. 첫째, 전기차 배터리 직접생산. 둘째, 배터리 납품 단가 절감. 셋째, 배터리 성능 개선 및 설계 효율화다. 이중 두 가지 방안은 배터리 업체와 완성차 업체 간 첨예한 가격 협상을 불러올 수 있는 문제다.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전기차 원가 중 30~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는 배터리 납품 단가를 낮출 수록 원가를 절감하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배터리 원가가 싸질 경우 전기차 가격이 저렴해질지는 미지수지만, 일리가 있는 얘기다.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가 일론 머스크의 원가 발언을 눈여겨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날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의 미래형 배터리를 ‘4680’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신 모델은 기존 배터리와 비교해 에너지 효율은 5배 높고, 주행거리는 16%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통해 배터리 원가를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슬라는 2017년 자사의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를 18650(길이 65mm, 너비 18mm) 형태에서 2170(길이 70mm, 너비 21mm) 형태로 바꾸면서 배터리 효율을 크게 개선했다. 2170의 출력은 kg당 322wh, 18650은 279wh로 산술적으로 계산할 때 출력이 13.3% 높다. 테슬라는 2170 형태로 배터리를 바꾸면서 제조원가와 배터리 출력을 동시에 개선했다.


이는 전기차 구매를 염두한 소비자에게 큰 이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배터리 업체의 수익성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하이니켈 형태의 NCM 배터리와 NCA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니켈 가격은 지난해 톤당 1만7000달러를 기록한 뒤 올해 3월 톤당 1만1000달러까지 하락했다. 이후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22일 1만4554달러까지 가격이 올랐다. 전기차 배터리는 니켈과 코발트 등 다양한 원료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만큼 원가 변동성이 심한 상품이다.


완제품 배터리를 생산하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삼성SDI는 배터리 생산 규모를 늘리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왔다. LG화학이 지난 10여년 동안 생산설비를 확장하는데 투자한 금액은 14조원에 달한다. 지난 몇 년 간 전기차 시장이 확대하면서 배터리 업체의 매출도 증가했고, 흑자 전환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제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배터리 납품단가 문제가 불거졌고, 이는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 영업이익률은 5.5%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에도 적자를 냈다. 배터리 산업이 반도체 산업보다 전망이 밝은 산업임에도 영업이익률은 제조업의 평균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다.


배터리 업체들의 경우 미래에 달성가능할 매출과 현재의 영업이익률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 때문에 전기차 시장의 ‘왕좌’에 앉은 테슬라가 이날 ‘배터리 데이’에서의 발언처럼 배터리 원가를 겨냥하는 게 적잖은 부담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36만8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올해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40%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외 완성차 업체가 판매한 내연기관 차량과 전기차를 합쳐도 테슬라의 판매량을 넘지 못한다. 테슬라의 배터리 원가에 대한 지적이 여타 완성차 업체까지 확산될 경우 가격협상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테슬라는 2022년 이후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세계 1위의 완성차 업체가 직접생산을 추진할 경우 납품처는 ‘빅 바이어’를 잃거나 납품 물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 현재 테슬라의 배터리 납품처는 LG화학과 중국 CATL, 파나소닉 등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수익이 나는 시기인데, 배터리 원가 문제가 불거져 답답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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