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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임단협 험로 예상..'사업구조 개편' 두고 대립

조회수 2020. 9. 19. 13: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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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노사가 코로나19로 뒤늦게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상(이하 임단협)’의 첫 발을 뗐지만 사업구조 개편과 인력 조정 현안을 두고 첨예한 대립이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적자가 누적되면서 수익성이 낮은 생산라인의 구조조정을 언급했다. 노조는 회사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어 노사가 합일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 11일 2020년 임단협을 위한 상견례를 진행했다. 이날 상견례에는 안동일 사장과 정용재 민주노총 금속노조 충남지부장 등 노사 위원 각각 10명씩 총 20명이 참석했다.

통상 노사 간 임단협은 4~5월 중 시작해 9월 중 마무리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개별 사업장의 임단협이 늦춰졌고, 현대제철 노사는 2019년 임금협상을 지난 3월이 되서야 매듭지었다. 노사 간 교섭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면서 올해 임단협은 9월이 되서야 시작됐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올해 10차례 임단협 교섭을 진행한 반면 현대제철 노사는 3번 만나는 데 그쳤다.


올해 임단협에서는 사업구조 개편에 따른 인력 조정 현안과 처우 개선이 핵심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함께 △생활안정지원금 300% △노동지원 격려금 500만원 △교대수당 등을 요구했다. 반면 현대제철은 사업구조 개편에 따른 생산라인 조정과 인력 전환배치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처우개선과 고용 안정, 회사는 인력 조정을 필요로 하고 있어 합일점을 찾기 어려워보인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이날 열린 상견례에서 “경쟁력 있는 라인은 특화하고, 경쟁력 없는 라인은 고민하면서 노력하자”며 “지금은 고용까지 걱정되는 상황이지만 임의로 직원들을 정리하는 일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재 지부장은 “노동자들은 (코로나19 등) 고통분담을 감내하고 있는데 사측은 고통을 분담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노사가 코로나19로 인한 제조업 불황에 대해 상이한 현실인식을 내비췄다. 현대제철 노사는 교섭에 성실이 임하겠다는 의견을 교환하면서 이날 교섭을 마쳤다. 올해 임단협 교섭은 평년보다 험로가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수익성 악화로 인해 경쟁력이 없는 사업부문을 개편하고 있다. 지난 2월 주·단조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현대아이에프씨를 출범했다. 지난 6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전기로 열연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매각을 추진 중이다. 최근 순천공장의 컬러강판 설비의 가동 중단을 검토 중이다.


컬러강판은 건축자재와 가전제품 등에 사용되는데, 최근 컬러강판은 고급화가 대세다. 이를 위해서는 신규 설비 투자를 통해 기존 설비를 바꿔야 한다. 동국제강 등은 컬러강판 시장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고급 컬러강판 위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자동차강판 등 차부품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국내 철강사들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제품 위주로 사업구조를 바꾸고 있다.


철강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이 기존 다품종 대량생산 체제에서 경쟁력있는 제품군 위주로 사업구조를 개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0조5125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3312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이 전년(1조260억원)과 비교해 67.7%(6947억원) 감소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8조7812억원, 영업손실은 157억원이다.


지난해 해외법인의 판매 저하로 수익성이 하락했는데,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해외스틸서비스센터(SSC)의 생산중단 등으로 매출이 줄고, 고정비 부담으로 수익성은 이전보다 더 악화됐다. 사업구조 개편의 필요성은 갈수록 더해지고 있어 현대제철도 어느 때보다 노조의 양보가 필요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노사 간 신뢰관계가 부족해 합의를 이루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회사들은 현대차와 달리 노사 간 신뢰가 부족한 실정이다. 현대차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임단협을 체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 노조의 처우개선 요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노동계는 이를 ‘현대차그룹의 임단협 가이드라인’으로 규정짓고 폐기하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파업 없이 임단협을 마쳤다. 2018년 완성차 판매가 줄면서 현대자동차는 593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노사 모두 수익성 회복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쌓이면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반면 현대제철 등 여타 계열사에서는 적잖은 노사갈등이 불거졌다.

현대제철은 적자인 상황 속에서 5개 공장의 공통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다. 공장마다 생산라인이 다르고 현안이 상이한 만큼 적잖은 험로가 예상된다.


By 리포터 구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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