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쳐] 어디서 만나든 뭐가 중요하겠어요

조회수 2020. 9. 18. 19:0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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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오~컬쳐’는 게임, 드라마, 영화 등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콘텐츠를 감상·체험하고 주관적인 시각으로 풀어보는 기획입니다. ‘스포일러’가 있으니 원치 않는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누르시기 바랍니다

웨이브 오리지널 시네마틱 드라마 ‘SF8-증강콩깍지’


출처: 가상공간 데이팅 앱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레오나르도(최시원 분, 왼쪽)와 지젤(유이 분). /사진=증강콩깍지 갈무리

초고속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이 대중화 되면서 익명을 담보로 한 가상공간은 우리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본인인증을 거친다고 하지만 대중에게 보여지는 ‘나’는 캐릭터나 아바타로 대체돼 일종의 익명성을 보장받는다. 


때문에 온라인 기반의 가상공간에서 만나는 상대방은 시간이 지나 실제로 아는 사이가 되거나 일회성 인연으로 그치기도 한다. ‘SF8-증강 콩깍지’는 ‘가상공간의 만남’을 주제로 한 로맨스를 그려낸다.


증강콩깍지는 가상공간 데이팅 앱 ‘증콩’이 보편화된 사회를 표현한다.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기계를 부착하고 접속하는 증콩은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가상공간을 재현한다. 가상공간에서 원하는 이성과 만나 자유로운 연애를 즐기는 데이팅 앱이다.

출처: /사진=증강콩깍지 갈무리

돌이켜보면 증콩은 AR을 기반으로 실제 같은 공간감을 재현하는 것 외에 현재 서비스중인 데이팅 앱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프로필 사진이나 개인정보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상대방과 매칭을 통해 소통하는 데이팅 앱에 불과한 것. 가상공간의 틀에 맞춰 ‘자신’을 꾸미고, 호감이 가는 이성과 자유롭게 연애를 하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실제로 데이팅 앱을 사용하는 이용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을 비춰보면 증강콩깍지는 현실을 충분히 반영한 드라마로 보인다. 앱 분석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글로벌 소셜 데이팅 시장 규모는 6조원에 달한다. 국내 소셜 데이팅 앱 시장 규모도 2015년 500억원에서 2017년 1000억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업계가 추정하는 지난해 시장 규모는 2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출처: 증콩에 접속하기 위해 별도 기기를 장착한 서민준(최시원 분). /사진=증강콩깍지 갈무리

자유로운 만남이 가능하고 접근이 편한 만큼 데이팅 앱을 통해 연애를 시작하는 사례도 늘었다. 변수는 가상의 랜선 연애가 실제 만남으로 이어지는 과정인데, 증강콩깍지는 이를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성형수술 전의 모습으로 아바타를 만든 두 남녀의 고민은 같아 보이면서도 오묘한 차이를 보인다. 랜선 연애를 즐기던 ‘지젤(유이 분)’과 ‘레오나르도(최시원 분)’는 실제로 만나기 위해 특수분장을 주문한다. 


그러나 못생긴 자신을 피하게 될까 결국 성형한 현재 모습으로 약속장소에 들른다. 지젤은 어떤 모습이더라도 자신을 그대로 봐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지만, 레오나르도의 경우 증콩에서의 이미지를 더 우선시 했다. 쌍방의 신뢰가 견고하지 못하면 언제든 어긋날 수 있는 가상공간의 인연을 단적으로 표현한다.

출처: 증콩에서의 가상 캐릭터에서 벗어나 실제 만남을 추구하는 서민준(최시원 분, 왼쪽)과 한지원(유이 분). /사진=증강콩깍지 갈무리

증강콩깍지는 ‘외모지상주의’와 ‘꾸며진 가상공간의 캐릭터’를 탈피해 진정한 인연을 찾아가는 과정을 함축적으로 담아냈다. 외모만 보고 접근하는 이성을 뿌리치는 두 남녀가 증콩에서 벗어나 실제 공간에서 마주해 느끼는 감정과 신뢰를 표현한다.


극중 등장하는 라디오 사연에는 제작진의 메시지가 숨어있다. 엔딩신에서 라디오 진행자는 “어디서 만나는게 뭐가 중요하겠어요”라며 “좋아하는 마음이 중요한 거 아니겠어요?”라는 지젤의 사연을 전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봐줄 수 있는 사람이 진짜 인연이라는 본질적인 해답에 도달하는 장면. 인간 관계에서 오는 피로함을 느껴본 이라면 한 번쯤 볼만한 콘텐츠다.


By 리포터 채성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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