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화웨이 제재' 삼성전자-SK하이닉스, 타격 아닌 수혜가 예상되는 이유

조회수 2020. 9. 9. 17:45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미국 정부의 중국 화웨이(Huawei) 제재 ‘디데이'(9월 15일)가 엿새 앞으로 다가왔다. 제재안이 발효되면 미국 기술이 사용된 제품을 화웨이에 팔거나 화웨이가 만든 제품을 받는 기업들 모두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사실상 중국 외 화웨이 납품사들과 화웨이와의 거래가 중단되는 것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적지 않은 파급이 예상된다.


이번 제재는 지난 5월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웨이를 제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시작됐다. 화웨이와 그 계열사에 제품을 공급하는 미국 업체는 미국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 8월 17일에는 화웨이에 수출하는 제품에 미국의 기술이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추가 제재안도 발표됐다.

출처: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안이 오는 15일 발효됨에 따라 화웨이에 제품을 납품하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영향이 갈 전망이다./사진=각 사

삼성·SK, 화웨이 매출 비중 연 8조원 달해


‘세컨더리 보이콧’을 우려한 각국 기업들은 화웨이와의 관계를 속속 끊고 있다. 제재 발표 직후 미국 주요 IT기업들이 화웨이와 기술 계약을 해지했고 화웨이 칩 파운드리를 담당하던 대만 TSMC도 신규 주문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여기에 지난 8월 17일 추가 제재안이 발표되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자사 소재, 부품의 화웨이 납품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화웨이는 ‘큰 손’이다. 지난해 반도체 수입처 가운데 화웨이는 애플(361억 달러), 삼성전자(334억 달러)에 이어 세 번째(208억 달러)로 반도체를 많이 산 곳이었다.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지난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세계 1위(20.2%)를 차지한 만큼 반도체 수요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화웨이에 제품을 파는 회사 매출에 적잖은 타격이 될 전망이다. TSMC와 마이크론, 미디어텍을 비롯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표적 납품사다. 지난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의 5대 매출처(애플, 도이치텔레콤, 홍콩 테크트로닉스, 화웨이, 버라이즌) 중 한 곳으로 화웨이가 포함돼있고, 전체 매출의 40%를 중국 시장에서 거두는 SK하이닉스도 화웨이 비중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체 반도체 매출의 3.2% 11.4%가 화웨이에서 발생했다./자료=유진투자증권

이들 회사는 화웨이 발 매출이 얼마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유진투자증권이 지난 8월 20일 낸 리포트에서 양사의 화웨이 매출 추정치를 담은 자료가 눈에 띈다. 이에 따르면 반도체 전체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삼성전자가 3.2%이고 SK하이닉스는 무려 11.4%에 달한다.


이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에 대입하면 각사의 반도체 매출 중 화웨이 비중을 추정할 수 있다. 지난 상반기 삼성전자의 경우 전체 매출 가운데 반도체 매출은 35조8753억원이었고 SK하이닉스는 총 매출(15조1806억원) 모두 반도체 부문에서 발생했다.


유진투자증권의 추정치를 대입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화웨이 발 반도체 매출은 각각 1조1480억원, 1조7305억원으로 총합은 2조8800억원이다. 이는 상반기 매출이니 연간으로 환산할 경우 약 6조원의 매출을 화웨이로부터 거뒀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계열사 삼성디스플레이가 만드는 패널도 납품하지 못하게 된다. 지난 상반기 삼성전자 DP부문 매출이 28조5497억원이었고,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의 화웨이 매출 비중도 반도체와 엇비슷한 3.2% 수준이다. 연간 환산 시 약 2조원에 해당하는 액수로, 반도체와 합치면 총 8조원 가량의 매출 타격이 예상된다.


"화웨이 없어져도 제품 수요 줄지 않는다"


다만 전기전자 업계에선 화웨이 제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평가한다. 화웨이발(發) 매출이 떨어지고 화웨이 스마트폰이 더 만들어지지 못하는 순간이 오더라도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 자체가 없어지진 않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오히려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리미엄-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 상대였던 화웨이가 더이상 제품을 못 팔게 되면 그 수요 일부를 삼성전자가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화웨이 제재로 유럽과 아시아, 중남미 등 중저가 수요가 높은 지역에서 삼성전자가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출처: 삼성전자는 화웨이 제재에 따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올릴 기회를 얻게 됐다. 사진은 갤럭시S20./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현재 4위인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도 수혜를 볼 수 있게 됐다. 전 세계 5G 통신장비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화웨이가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빈 자리를 치고 들어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버라이즌과 역대 최대 규모인 8조원대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솔루션 공급계약을 맺은 것도 화웨이 제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단기적으로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론 화웨이에 공급하던 부품을 다른 사업자에게 팔면 된다는 점에서 중장기적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라고 설명했다.


By 리포터 이일호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