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터

‘코로나 19’로 국내 제조업 경기가 어려운 가운데 모처럼 현대엘리베이터에서 수주 낭보가 날아들었는데요. 현대엘리베이터는 2일 중국 시장에서 229대의 엘리베이터 설치 계약을 수주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하얼빈시의 2호선 19개 역사에 현대엘리베이터 제품이 전량 설치됩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17년 3호선 5개 역사에 52대를 설치하기로 했고, 2018년 1호선 5개 역사에서 66대를 수주했습니다. 이번 계약까지 합치면 354대에 달합니다. 앞으로 하얼빈시에서 지하철을 타면 현대엘리베이터의 CI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겠죠.

이번 계약으로 중국 내 주요 랜드마크에 설치된 현대엘리베이터 제품은 633대에서 862대로 늘어납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청해 남문대세계(41대) △복양 국제복장성(109대) △제남 동평현노호진(418대) △하얼빈지하철1호선(65대)를 설치했습니다.

중국은 글로벌 엘리베이터 시장에서 7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시장입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1993년 중국합작법인을 세운 이후 27년 동안 활발하게 수주 실적을 쌓았고, 중국시장에서 현대엘리베이터의 입지를 높였습니다.

현대엘리베이터에 있어 해외 시장의 중요성은 갈수록 중요해졌습니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 따르면 연도별 승강시 설치대수는 2018년 5만대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후 하향세로 바뀌었습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난해 국내에서 신규 설치를 통해 낸 매출은 1조188억원입니다. 국내 매출은 전년(2018년)보다 965억원 감소했습니다. 해외 시장에서 신규 설치를 통해 낸 매출은 1421억원(12.2%)에 그쳤습니다.

현대엘리베이터 전체 매출 중 신규 설치가 62%, 유지보수가 27%를 차지합니다. 국내 건설경기가 위축되면서 줄어든 매출을 해외 시장에서 메워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17년 1조9937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낸 후 최고치를 경신한 후 하향세입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사업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부품 업체에서 엘리베이터의 각 부품을 공급받은 후 테스트를 거친 후 설치합니다. 하지만 중공업 산업의 특성상 수주 물량이 많을 수록 마진이 높아집니다. 반면 수주 물량이 줄면 고정비가 높아져 마진이 낮아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해외와 AS 시장에 눈을 돌리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다행히 현대엘리베이터는 코로나 19의 여파에도 7%가 넘는 견고한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7.8%로 3개년 평균 영업이익률(7.2%)보다 높았습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여파에도 원재료 가격이 오르지 않으면서 이전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스틸 플레이트와 주물, 와이어 로프 등 핵심 원재료는 이전과 원가가 비슷하게 유지됐습니다. 원가율은 전년 수준인 80%를 유지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매출은 199억원 감소했는데, 영업이익은 오히려 73억원 증가했습니다.

대다수 국내 업체가 코로나 19 여파로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과 대비됩니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력은 꾸준히 둔화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현대엘리베이터의 순영업활동현금흐름은 832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이 수치는 기업의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능력을 판단할 때 영업이익과 함께 유용한 지표로 활용됩니다. 2018년 순영업활동현금흐름은 1902억원에 달했는데, 지난해 83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현재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해외 판로를 개척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런 점에서 중국의 주요 인프라 시설인 지하철에 현대엘리베이터 제품이 공급되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중국은 부동산 규제에도 인프라 개발 수요는 확대되고 있어 승강기 수요는 유지되고 있습니다. 중국 승강기 시장 중 60%가 동부와 중부 지방에 집중돼 있습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 지역을 중심으로 영업을 펼쳤고, 지난해에도 중국 시장에서 13%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중국 내 2선 및 3선 도시에 대한 개발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별장과 노후 아파트 승강기 교체도 예상됩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사물인터넷(IoT)이 탑재된 승강기를 전략 제품으로 삼아 경쟁에 나설 계획입니다. 올해 하반기 상하이 신공장도 완성됩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하얼빈시 지하철 수주 계약에 이어 중국 시장에서 또 다른 수주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By 리포터 구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