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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스]SK하이닉스도 투자하는 반도체 라이징스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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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최태원 SK 회장./사진=SK 홈페이지 갈무리

SK그룹 반도체 경영의 큰 화두는 수직계열화이지만, 또 하나 주목할 것은 바로 해외 신생 기업에 대한 투자입니다. 덜 알려졌지만 SK는 최근 몇 년간 지분투자, 특히 스타트업 투자를 크게 늘렸습니다. SK가 미래먹거리 발굴 차원에서 ‘원석’을 고르고 있다고 해석해도 되겠죠.


SK가 어디에 투자했는지를 알면 반도체 분야에서 뜨는 스타 기업과 뜨는 업태를 알 수 있겠죠. 투자에도 도움되고 반도체 분야 미래 먹거리 흐름을 아는데도 도움 됩니다.


SK의 반도체 계열사 실적보고서에 잘 정리돼있습니다. 대부분 투자가 2016년 이후로 몰려있는 점이 눈에 띕니다. 직접 지분 매입도 있었고 벤처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 방식도 있네요.

액수가 가장 큰 투자는 2018년 세워진 ‘BCPE 판게아’ 관련 두 개 법인입니다. LP자격으로 출자한 ‘Holdings Cayman, LP’, 전환사채 인수 목적인 ‘Cayman2 Limited’로, 이 두 법인에 대한 출자액은 각각 2조6381억원, 1조2789억원이니 합치면 4조원에 달합니다.


두 SPC는 베인캐피탈 등과 함께 출자해 ‘키옥시아’를 사들일 당시 세운 곳입니다. 2017년 도시바는 경영 상황 악화로 낸드플래시 점유율 세계 2위인 반도체 사업부 지분 49.9%를 내놨고, 이에 베인캐피탈과 SK하이닉스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 사업부를 매입한 뒤 키옥시아로 이름을 바꿨죠. 2017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뜨겁게 달군 이슈이기도 합니다.


키옥시아는 오는 10월 도쿄증권거래소(ESE)에 상장할 예정입니다. 주당 공모가격은 3960엔(약 4만원)으로 상장 시 시가총액은 20조원을 넘는다 합니다. SK는 키옥시아가 상장하더라도 구주 매출을 하지 않고 보유 지분을 장기적으로 끌고 갈 계획입니다.

매그나칩반도체 청주 M4 공장./사진=매그나칩반도체

다음으로는 매그너스사모투자합자회사입니다. 가장 최근의 투자였는데 액수는 318억원이었습니다. 이 SPC는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 사업부를 인수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2004년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하이닉스반도체가 경영난에 매각한 회사이기도 합니다. 과거 팔았던 회사를 15년여가 지나 다시 지분 투자하게 된 것이죠.


지난 3월 31일 매그나칩반도체는 “파운드리 사업과 청주공장(팹4)을 국내 사모투자펀드운용업체인 알케미스트캐피탈파트너스코리아·크레디언파트너스가 설립한 SPC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두 PEF는 인수 자금 확보를 위해 앞서 말한 SPC를 세웠고, 여기엔 SK하이닉스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각각 절반씩 지분을 갖는 구조입니다.


매그나칩에 대한 투자는 시스템반도체 시장 변화와 연관됐습니다. 매그나칩은 다소 구식 취급을 받아온 8인치 웨이퍼를 기반에 둔 파운드리 회사인데요, 최근 반도체 시장에 ‘다품종 소량생산’이 추세가 되면서 상대적으로 저가인 8인치 파운드리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SK하이닉스의 매그나칩 인수도 이 같은 추세 변화에 대응한 결과라 봐야겠죠.

SK하이닉스 주요 투자 현황 및 최근 재무현황./자료=SK하이닉스 2020년 상반기 보고서

적은 액수의 투자가 빈번해진 것도 주목되는 현상입니다.


2016년부터 키사(Keyssa), 엑스노드스(Exnodes). 멤스드라이브(MEMS DRIVE), 리노 서브 시스템(Reno Sub-Systems), 펨토 매트릭스(Femto Metrix), 타이달스케일(Tidal Scale), 기가아이오 네트웍스(GigaIO Networks), 에이아이(Aeye), 라이언반도체(Lion Semiconductor), 인프리아(Inpria), 테트라맴(TetraMem Holdings) 등 총 11개로 매년 적어도 한 건 이상의 투자를 꼭 해왔습니다.


이 회사들에 대한 총 투자액은 299억원으로 개별 회사당 평균 3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고 보면 됩니다. SK하이닉스의 연 영업이익이 6조원 안팎이니 액수로만 보면 미미합니다. 아직까지 이익을 내는 곳은 전무하죠. 미래를 위해 ‘씨앗’을 심었다 정도로 해석하면 될 듯합니다.


다만 어느 회사에 투자했는지를 보면 SK의 미래 방향성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센서 관련 업체가 세 곳(엑스노드스, 멤스드라이브, 에이아이)이나 되네요. 인공지능 칩(테트라멤), PMIC(라이언반도체), 무선 데이터 전송(키사) 등 시스템반도체 측면에서 신기술을 지닌 곳들도 눈에 띕니다. 아직 공시되진 않았지만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ARM의 대항마로 거론되는 RISC-V 아키텍쳐 기반 설계 업체 사이파이브(SiFive) 투자 소식도 최근 들렸죠.


이밖에 공정 기술을 개선해줄 수 있는 곳이 두 곳(RF 서브시스템, 펨토 매트릭스), 서버·데이터센터 등 네트워킹 관련 업체가 두 곳(타이달스케일, 기가아이오 네트웍스),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 관련 포토레지스트 수입처 다변화 차원에서의 업체 한 곳(인프리아)이 있습니다.

2019년 5월 25일 최태원 SK 회장이 ‘상하이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당시 최 회장은 중국 장쑤성 로우친젠(婁勤儉) 당서기를 만나 중국 사업협력을 논의했다./사진=SK 홈페이지 갈무리

마지막으로 짚고 넘어가 볼만한 투자처가 있는데, 바로 중국 투자입니다. 삼성전자도 그렇지만 SK하이닉스도 중국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되레 투자를 늘리고 있고 성과 또한 뚜렷합니다.


‘SK하이닉스 Ventures Hong Kong Limited’라는 이름의 SPC가 2016년 세워졌는데, 이곳을 통해 거대 시장인 중국 내 투자처를 물색 중입니다. 지난해 3분기에 이 법인에 562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출자했죠. 지난해 말 기준 당기순이익을 51억원으로 공시한 점을 봤을 때 지난해를 기점으로 가시적 성과가 나오는 것으로 보입니다.


보통 홍콩에 설립하는 SPC는 중국 진출을 위한 가교 법인 역할을 합니다.


SK하이닉스는 또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를 통해 중국 장쑤성에서 우시 정부 투자회사와 합작해 8인치 팹을 세우고 있습니다. 청주 M8 공장에 있던 8인치 웨이퍼 장비를 이전한 이곳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될 텐데, 이는 중국 내수 파운드리 시장을 노린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지난해 매출 6615억원, 영업이익 941억원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장쑤성 우시는 SK하이닉스가 중국 진출의 거점으로 삼고 있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과거 최태원 회장은 “SK는 중국에 또 다른 중국기업 SK를 건설한다는 ‘차이나 인사이더’라는 글로벌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일본 키옥시아 투자, 매그나칩 파운드리 사업부 인수, 주요 세그먼트별 신기술 기업 투자, 중국 투자 등 SK하이닉스의 투자처를 보니 반도체 분야 흐름이 집약돼 있지 않나요.


경쟁국은 미국, 일본이 아닌걸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죠. 또 PC와 관련된 반도체 사업은 ‘지는 태양’이라고 확신하게 됩니다. 다품종 소량생산 시대, 반도체 기업의 활로는 설계 역량에 있겠죠.


SK하이닉스 투자처를 보니 전문가들이 지적하던 반도체 산업 방향이 거의 다 나와 있네요. 최소한 SK하이닉스가 미래 방향성은 잘 세워두고 가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By 리포터 이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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