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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버즈 라이브’, 강낭콩을 둘러싼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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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음이 무성했다. 삼성 ‘갤럭시 버즈 라이브’를 둘러싼 풍문 얘기다. 강낭콩을 닮은 무선 이어폰에 대한 소문은 제품 발표 수개월 전부터 널리 퍼졌고,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일반적이지 않은 생김새와 삼성전자 첫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이라는 점에서 갤럭시 버즈 라이브는 주목받았다.


귀에 콩나물 닮은 ‘에어팟’을 파종한 지 4년 차. 클론들이 넘쳐나는 이 바닥에 간만에 신선한 제품이 나왔고, 밑바닥에 있던 내 호기심도 동했다. 어떻게 귓구멍에 넣는 걸까. 착용감은 괜찮을까. 오픈형 노이즈 캔슬링이 과연 제대로 작동할까. 질문은 차고 넘쳤다.

착용감: 불안한 듯 편안한 듯


당혹스러웠다. 갤럭시 버즈 라이브의 첫인상이다. 생긴 게 익숙하지 않은 건 둘째치고 도대체 어떻게 착용하는 건지 감이 오지 않았다. 스마트폰과 연동했을 때 팝업으로 띄워주는 친절한 착용법 가이드를 수차례 정독했지만 매뉴얼에 대한 불신만 커졌다. 내 귀가 이상한 걸까. 애플에 익숙해진 귀가 삼성을 튕겨내는 걸까. 스스로를 의심하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뭔가 귓바퀴에 안착하는 느낌이 들었다.


착용법은 일반적인 이어폰이랑 다르다. 유닛 윗부분을 귓구멍에 밀어 넣는 대개의 제품과 달리 아랫부분을 귀 아래쪽에 밀어 넣고 윗부분의 실리콘 재질 팁을 귓바퀴 위쪽에 맞추는 식이다. 착용법이 직관적이지는 않아서 반복 숙달 학습이 필요하다. 같은 오픈형 이어폰인 에어팟이 귓구멍에 걸치는 느낌이라면, 갤럭시 버즈 라이브는 귓바퀴에 걸치는 느낌이다.


처음에 불편하게 느껴졌던 착용감은 숙련도가 늘면서 점차 편안해졌다. 불안한 듯하다가도 묘하게 편하다. 떨어질 듯, 안 떨어질 듯 학자금 대출처럼 귓바퀴에 들러붙는다. 머리를 좌우로 흔들어 보았지만 갤럭시 버즈 라이브는 귓바퀴를 이탈하지 않았다. 운동 시에도 괜찮았다. 귀에만 잘 맞는다면 오히려 귀마개 같은 커널형 이어폰보다 운동할 때 편안하다. 착용감은 개인차가 심한 편이다. 귀가 작다면 갤럭시 버즈 라이브는 다음 생에 만나는 편이 속 편하다.

노캔 성능: 있는데 없습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갤럭시 버즈 라이브가 그랬다. 슬픈 예감은 빗나가지 않았다. 강낭콩 모양의 오픈형 이어폰은 잡음에도 오픈형이었다. 오픈형의 구조적 한계를 벗어나진 못했다. 실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성능을 가늠하기 힘들었다. 체감으로는 노이즈 캔슬링을 켜고 껐을 때 차이가 미미했다.


이어폰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이어버드를 귀에 걸치는 오픈형과 이어팁을 귓구멍에 넣는 형태의 커널형(인이어)이다. 전자는 편하지만 차음성이 떨어진다. 후자는 반대다. 귀에 꽉 끼는 형태인 만큼 기압 차가 발생하면서 불편이 뒤따르지만 차음성이 높다. 노이즈 캔슬링은 차음성을 극대화하는 기술인 만큼 커널형 구조에 어울린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의 작동 원리는 간단하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맞서는 것처럼 소리에는 소리로 대응하는 방식이다. 노이즈 캔슬링은 소리의 특성을 활용해 소음의 파동을 뒤집은 역위상 파동, 안티 노이즈를 쏘아 소음을 상쇄한다. 이 때문에 애초에 노이즈가 가득한 오픈형 구조에서는 노이즈를 상쇄하는 안티 노이즈조차 주변 노이즈에 파묻힌다. 본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비행기에서 소음에 시달리던 승무원을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갤럭시 버즈 라이브는 이 역할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삼성전자는 “오픈형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은 먹먹함 없이도 차와 버스 등 저대역 배경 소음을 최대 97%까지 감소시켜 주며, 생활 속 대화나 안내방송 등은 들려주어 보다 안전하게 소음 감소 효과를 누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커널형 이어폰의 노이즈 캔슬링과 기획 의도가 다르다는 얘기다. 하지만 아무리 귀를 기울여도 저대역 소음 감소 효과도 체감하기 힘들었다. 차와 버스, 전철에서 나는 소음 모두 생동감 있게 귀에 울려 퍼졌다.


균형감 있는 음질, 괜찮은 통화 성능


음질은 전반적으로 균형감 있다. 저음부와 고음부를 안정적으로 쏘아준다. AKG가 튜닝한 12mm 스피커가 적용됐으며, 이는 전작인 ‘갤럭시 버즈 플러스’에 탑재된 것보다 크다. 또 베이스 덕트가 가슴이 웅장해지는 저음을 제공한다. 에어팟 프로처럼 공기가 순환될 수 있는 에어 벤트를 적용해 갑갑한 느낌 없이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전달한다. 스마트폰 앱과 연동을 통해 이퀄라이저(EQ)를 입맛에 맞게 바꿀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통화 품질도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 그동안 갤럭시 버즈는 콩나물 디자인으로 마이크 빔포밍 성능을 높인 에어팟에 비해 상대적으로 통화 품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아왔다. 반면 갤럭시 버즈 라이브는 상대방에게 특별히 끊기거나 잡음이 섞이는 느낌 없이 깨끗하게 내 목소리를 전달했다. 통화 품질을 위해 갤럭시 버즈 라이브는 외부에 2개, 내부에 1개 총 3개의 마이크를 탑재했다. 또한, 가속도 센서를 턱의 움직임을 감지해 목소리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보이스 픽업 유닛으로 활용했다.


조작은 터치 방식으로 이뤄진다. 유닛을 한 번 터치하면 음악 재생 혹은 정지, 두 번은 다음 곡, 세 번은 이전 곡이라는 ‘국룰(국민 룰)’을 따랐다. 길게 꾹 누르면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켜거나 끌 수 있다. 이 부분은 빅스비 호출, 음량 조절 등 다른 기능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터치 민감도는 아쉽다. 모로 누웠을 때 베개에 터치가 인식돼 자꾸만 음악이 멈췄다.


배터리는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켠 상태에서 최대 6시간 연속 시간 재생이 가능하며, 노이즈 캔슬링을 끄면 최대 8시간 재생이 가능하다. 에어팟 프로(최대 5시간 연속 재생/노이즈 캔슬링 사용 시 4시간 30분)보다는 낫지만, 갤럭시 버즈 플러스(최대 11시간 연속 재생)보다는 떨어진다.

실험적 제품,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질까

갤럭시 버즈 라이브는 제품 자체보다 제품을 둘러싼 잡음이 심한 무선 이어폰이다. 삼성전자의 첫 노이즈 캔슬링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탓이다. 갤럭시 버즈 라이브를 단순히 노이즈 캔슬링 성능 논란으로만 접근하면 한없이 아쉬운 제품이 된다. 하지만 잡음을 걷어내고 보면 실험적 접근이 눈에 들어온다. 거기서 거기인 무선 이어폰 시대, 갤럭시 버즈 라이브의 디자인 접근법은 재밌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무선 이어폰 시장에서 애플은 54.4% 점유율을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6.9%로 3위를 기록했다. 강낭콩의 파격은 시장에서 의미 있는 균열을 일으킬 수 있을까. 사람들의 귓바퀴 위에 잘 안착할 수 있을까. 갤럭시 버즈 라이브의 실험은 이제 본 무대 위에 올랐다.


장점

개성 있는 실험적 디자인

오픈형이 주는 편안함(귀에 맞으면)

균형감 있는 음질


단점

개인차가 큰 실험적 디자인

노이즈 캔슬링이 있는데 없습니다


추천 대상자

콩나물 대가리에 질린 사람들


By 리포터 이기범

spirittiger@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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