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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나이트' 삭제로 부각된 구글·애플의 '30%'

조회수 2020. 8. 16. 10: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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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나이트’가 사라졌다. 전세계 약 3억5000만명이 즐기는 ‘포트나이트’는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한순간에 삭제됐다. 개발사인 에픽게임즈가 구글과 애플의 30% 수수료 정책을 우회하는 자체 ‘인앱(In-App)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를 통해 30% 수수료 정책을 두고 플랫폼 사업자와 서비스 제공 업체 간의 곪은 갈등이 터져 나오는 모습이다.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는 입점한 앱들이 자사 결제 시스템에 따르도록 하고 있으며, 인앱 결제에 대해 30%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포트나이트 모바일 (사진=포트나이트 코리아 유튜브 영상 갈무리)

에픽게임즈-애플-구글의 신경전


에픽게임즈는 13일(현지시간) iOS와 안드로이드 ‘포트나이트’에 자체 결제 수단인 ‘에픽 다이렉트 페이’를 추가하고, 이를 이용할 경우 게임 내 재화와 유료 상품을 최대 2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포트나이트 메가 드롭’을 발표했다. 애플을 통해 30% 수수료를 떼이지 않는 만큼 가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발표 직후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포트나이트’를 삭제했다. 애플은 “에픽이 애플에 의해 검토되거나 승인되지 않은 기능을 포트나이트 앱에 추가했고, 이는 디지털 상품과 서비스를 파는 모든 앱 개발자에게 적용되는 인앱 결제에 관한 앱스토어 가이드라인을 위반할 의도를 나타낸 것”이라고 밝혔다. 에픽게임즈와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앱스토어 정책에 예외를 두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에픽게임즈는 애플의 앱스토어 독점으로부터 포트나이트를 해방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사진=프리포트나이트 캠페인 영상 갈무리)

이에 에픽게임즈는 반발하며 즉각 소송을 제기했다. 에픽게임즈는 애플이 미국 반독점법을 위반한다며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에픽게임즈는 “애플이 iOS 앱 배포 시장과 iOS 인앱 결제 처리 시장에서 불법적으로 독점을 유지하기 위해 취한 불공정하고 반경쟁적 행동을 끝내기 위해 이 소송을 제기한다”라고 소장 제출 사유를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진 와중에 구글도 구글플레이에서 ‘포트나이트’를 제거했다. 구글은 “포트나이트는 안드로이드에서 여전히 이용할 수 있지만, 구글 정책을 위반했기 때문에 구글플레이에서는 더는 이용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쟁점은 30% 수수료


결국 쟁점은 30% 수수료다. 앱 생태계의 두 거대 시장이 플랫폼 운영 및 유지 비용을 명목으로 요구하는 현재의 수수료 수준이 정당한지에 대한 논의다. 스마트폰 앱 생태계가 만들어지던 초기엔 수수료에 대한 불만이 적었지만, 시장이 커지면서 수수료율의 적정선을 놓고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포트나이트’ 문제는 이 논의의 연장선에 있다.


팀 스위티 에픽게임즈 CEO는 지난 2018년부터 줄곧 30%의 수수료는 부당하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에픽게임즈는 구글에서 구글플레이를 통하지 않고 직접 APK를 배포하는 방식으로 안드로이드용 ‘포트나이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삼성전자와 협업을 통해 갤럭시폰에 탑재되는 ‘개임런처’를 통해 ‘포트나이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여러 우회로를 열어놓았다. 에픽게임즈는 이번 포트나이트 자체 인앱 결제 기능 추가로 그동안의 논의에 불을 지핀 셈이다.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피해


애플 iOS의 경우 오픈플랫폼을 지향하는 안드로이드와 달리 앱스토어 외 앱 마켓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서비스 제공 업체들은 iOS용 앱의 인앱 결제 가격을 높이는 등 자체적인 방법을 강구하고 있어 결국 피해는 소비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현재 유튜브 프리미엄의 가격은 안드로이드에서는 월 8690원이지만, iOS에서는 1만1500원이다. 국산 OTT 웨이브의 기본요금은 안드로이드에서는 월 7900원, 아이폰에선 월 1만2000원이다. 네이버 웹툰의 경우 유료 웹툰을 보기 위한 쿠키 구매에 안드로이드는 100개 구매당 1만원, iOS에서는 1만2000원이 든다. 애플 앱스토어의 수수료율을 반영한 차등적인 요금 책정이다.

구글 역시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에서 게임 앱에만 적용해왔던 인앱 결제·30% 수수료 정책을 콘텐츠 앱 전반에 적용할 계획이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구글의 정책이 강행될 경우 구글플레이 앱의 서비스 이용료도 iOS 앱만큼 오를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에픽게임즈는 자체 인앱 결제 기능과 할인을 엮어 이용자 혜택을 강조해 30% 수수료 논쟁에서 우위를 가져가려 한 것으로 보인다.


30% 수수료를 두고 해외에서는 반독점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음원 스트리밍 기업인 스포티파이가 애플이 부과하는 30% 수수료가 과도하다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애플을 반독점법 위반행위로 제소했다. 미국 내에서도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놓고 공방이 오고 있다.


국내에서 구글의 구글플레이 결제 정책 변경을 놓고 방송통신위원회가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섰다. 양 기관은 구글의 인앱 결제·30% 수수료 정책과 관련해 각각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에 해당하는지 검토 중이다.


By 리포터 이기범

spirittiger@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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