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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히 벼른 에픽 "애플 인앱결제 독점권 깬다"

조회수 2020. 8. 16. 10: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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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포트나이트 공식카페 갈무리

애플과 에픽게임즈의 공방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가이드라인을 어겼다는 이유로 ‘포트나이트’를 앱 리스트에서 삭제한 애플, 그에 맞서 ‘갑의 횡포’라 주장하며 고소에 돌입한 에픽게임즈간의 싸움이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도 ‘플랫폼 수수료 30% 정책’이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법정 공방전이 어떻게 전개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뿔난 애플 “왜 우리 동의 없이 인앱결제를?”


전적으로 애플의 입장에서만 보면 발단은 ‘에픽 다이렉트 페이’에 있다. 에픽 다이렉트 페이를 선택하면 할인된 가격에 게임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BM)이다. 새로운 BM은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을 거치지 않고 게임 자체에서 인앱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즉 앱스토어를 거치지 않을 경우 할인률이 더 높아지는 셈이다. 포트나이트의 게임 재화 V-Bucks 및 모든 유료 상품을 영구적으로 최대 20% 할인하는 ‘포트나이트 메가 드롭’이 대표적이다.

/사진=에픽게임즈

포트나이트를 이용하는 게이머 측면에서 보면 훨씬 더 경제적인 상품 정책이다. 구글플레이 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를 거치는 인앱결제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효율적인 가격에 상품을 제공하는 차원인 셈. 애플은 이에 반발하며 포트나이트에 제동을 걸었다.


애플은 한국시간으로 14일 포트나이트를 앱 스토어 게임 목록에서 제거하는 강수를 던졌다. “에픽게임즈가 애플의 검토 및 승인 없이 자체 인앱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것”이라는 입장을 표했다. 애플 측은 <엔가젯>, <가디언> 등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앞서 에픽게임즈는 앱스토어에서 제공하는 약관과 가이드라인에 스스로 동의했다”며 “지난 10년간 앱스토어에서 제공하는 혜택을 받아왔다”며 가이드라인 위반에 따른 조치임을 시사했다.


“소송으로 가려보자”…애플에 맞불 놓은 에픽


에픽게임즈는 애플의 강한 압박에 고소로 맞선다. 모바일 시장에서 애플의 독점적 지배력을 막기 위해 법적 조취를 취한다는 입장이다.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에픽게임즈는 “애플의 포트나이트 제거는 불합리한 제한을 부과하고 iOS 인앱결제 시장에 대한 독점권을 유지하기 위해 거대한 힘을 행사한 것”이라며 “시장을 통제하고 경쟁을 막아 혁신을 억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에픽게임즈 고소장 갈무리

이날 <블로터>가 입수한 고소장 원문 내용을 요약하면 에픽게임즈는 애플의 독점적 관행 철폐를 주장하고 있다. 애플이 소프트웨어 배포 시장에서 독점적 관행을 행사하고 있는 데다 iOS 디지털 콘텐츠 내 소비자의 지불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에픽게임즈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소장을 전했다.


에픽게임즈는 고소장에서 “에픽은 애플의 불공정하고 반경쟁적인 행위를 종식시키기 위해 이 소송을 진행한다”며 “iOS 앱 유통 및 인앱 결제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통해 수백만명의 소비자와 수만명의 앱 개발자가 구제받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에픽게임즈는 커뮤니티를 통해 이용자에게도 관련 입장을 전했다. 포트나이트 공식 커뮤니티에서 에픽게임즈는 “애플은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서 차단해 유저의 게이밍을 방해하는 한편 에픽게임즈에게도 에픽 다이렉트 페이를 제거하라고 주문했다”며 “현재 애플은 결제 수수료의 30%를 가져가기 위해 에픽에서 직접 결제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절감 효과를 막으려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포트나이트만의 인앱결제를 독려하고 애플의 횡포를 막자는 의미의 해시태그 캠페인 #FREEFORTNITE를 장려하고 있다.


이날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오픈 플랫폼과 정책 변화를 위해 싸우고 있으며, 모든 개발자들에게 똑같은 혜택을 주고 있다”며 “그리고 굉장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 가이드라인에 美 의회도 “적당히 좀”


미국 현지에서도 앱 플랫폼의 과도한 수수료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열린 미 하원 법사위원회가 대형 IT업체를 상대로 진행한 청문회에서도 수수료 30% 정책은 논란의 중심이 됐다.

/사진=팀 쿡 애플 CEO 트위터 갈무리

조지아 주의 행크 존슨 민주당 의원은 애플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앱스토어 가이드라인 검토 과정이 앱 개발자들에게 제공되지 않는다며 지배력에 대해 우려했다. 그는 “애플은 개발자들이 변화를 따르거나 (이를 거절하면) 앱스토어를 떠나게 한다”며 “이는 실로 거대한 힘”이라고 말했다. 애플이 사실상 지배력을 남용해 앱 개발자들에게 플랫폼 가이드라인을 강제적으로 따르게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팀 쿡 애플 CEO는 “앱스토어 앱 84%에 대해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며 “애플은 2008년 이후 수수료도 인상한 적 없다”며 독점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절대적 영향력에 병드는 개발사


플랫폼의 수수료 문제 갈등이 표면화 된 것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앱을 유통하는 플랫폼에서 수수료 30%를 취하는 수익 구조가 불공평하다는 목소리는 이곳 저곳에서 터져나왔다. 2018년 에픽게임즈가 포트나이트 모바일 버전을 출시한 것이 기점이 됐다.


당시 에픽게임즈는 입점 수수료 30%에 반대하며 안드로이드 버전 포트나이트를 구글플레이에 출시하지 않았다. APK 형태의 파일로 제공해 자체 배포하며 불공정한 수익 구조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 것.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개발, 운영, 지원 등에 비용을 투입해야 할 개발사 입장에서 모바일 입점 수수료 30%는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이미 포트나이트 PC, 콘솔버전 서비스를 경험했기에 가능한 탈 플랫폼 선언이었다.

/사진=프리포트나이트 캠페인 영상 갈무리

그러나 중소 개발사의 경우 글로벌 유통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앱 마켓 플랫폼을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다. 앱 유통, 범용성 면에서 구글플레이 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를 거치지 않을 경우 모객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관련 논란이 불거질 당시 원스토어가 수수료를 인하하며 대안책을 내세웠지만, 해외 시장을 겨냥한 앱 개발사의 경우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여전히 수수료 압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에픽게임즈가 해외기업이지만 이번 기회를 발판삼아 국내에서도 앱 마켓 플랫폼 사업자의 우월적 남용 행위를 들여다 보고 실효성 있는 정책 결정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며 “21대 국회에서 앱 마켓 사업자가 임의로 수수료를 부과하지 못하게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만큼 개발사들이 효율적으로 게임을 만들 환경이 구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By 리포터 채성오

cso86@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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