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도씨, "스마트폰만으로 다각도 생방송을"

조회수 2018. 10. 4. 12:4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모바일 다각도 생방송 솔루션 스타트업, 39도씨 우승원 대표를 만나다

서른 아홉에 1천만원을 들고 창업한 지 3년. 모바일 라이브 영상 솔루션 스타트업 39도씨 우승원 대표는 '운삼기칠'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칠할의 노력으로 채워진 시간에, 적당한 운이 따랐다.


지난 달 39도씨가 입주해 있는 강남구 삼성전자 R&D센터에서 만난 우 대표는 “말도 안 되는 운이 엄청 따랐다”면서 “시도를 안 했다면 그 기회는 우연히도 안 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39도씨는 카메라 영상 스위처 ‘릴레이(LILAY)’를 내세우고 있다. 릴레이는 다각도 스마트폰 라이브 방송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고가의 카메라나 촬영 장비, 유선 연결 없이 스마트폰 하나로 실시간 다중화면 방송을 송출할 수 있다. 왼쪽, 오른쪽, 정면 등. 방송국의 생방송과 같은 화면 연출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여러 대 스마트폰을 플랫폼과 연결하기만 하면 된다.

우승원 대표가 창업하게 된 계기는, 모두 애정에서 비롯됐다.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지만 방송에 더 관심이 있었다. 개발자로 일하다 전공과 무관한 방송PD로 전향했다. 업무차 연극 공연 영상을 촬영하던 그는 2차 가공물로 남기 어려운 연극계 현실이 안타까웠다. 고가 카메라 장비 없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다각도에서 영상을 촬영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린 계기다. ‘비싼 장비 없이도 생방송 영상처럼 만들 수는 없을까?’

PD로 일한 경험과 개발 능력이 시너지를 냈다. 낮에는 

PD로, 밤에는 개발자로 일하며 아이디어 실현에 매달렸다. 결과는 창업으로 이어졌다. 39살에 창업해 사명도 ‘39도씨(39 degreesC)’로 지었다.

준비된 자에게 라이브가 오리니


릴레이의 핵심 기술은 ‘와이파이 다이렉트’다. 4년 전 처음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을 땐 전혀 몰랐던 개념이다. 우 대표는 “처음에는 네이트온처럼 원격 프로그램 같은 것을 이용해서 촬영 화면 띄운 것을 전송하자고 생각했다”면서 “막상 해보니 기기간 일대일 전송만 되고 지연 현상이 심각했다. 말도 안 되는 거였다”라고 말했다. 아이디어를 실현할 다른 기술을 찾아야 했다. 국내외 논문을 밤낮으로 헤집은 끝에 와이파이 다이렉트 기술을 찾아냈다.


와이파이 다이렉트는 와이파이 대역폭을 이용해 한 기기와 다른 기기를 연결해준다. 블루투스 기능과 똑같다. 통신 환경에도 제약을 받지 않는다. 10m 이내에 있으면 연결이 가능하다. 릴레이는 최대 4대 스마트폰을 와이파이 다이렉트로 연결해, 다중화면 촬영을 구현했다.

그러나 기술을 만든 당시에는 생중계처럼 촬영한 영상을 저장하는 데 그쳤다. 라이브 스트리밍이 가능한 플랫폼이 없었기 때문이다. 39도씨는 생방송이 아닌 영상 저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음악을 선택하고, 앱에 로고나 GIF 등을 띄우는 등 실시간으로 비디오를 편집할 수 있는 앱 ‘핏캠(FeatCam)’을 만들어 투자를 받았다.

핏캠 앱을 개발 중이던 2016년 4월, 페이스북이 특정 인플루언서에만 열어뒀던 생방송 기능을 개인, 페이지 등에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6월에는 유튜브도 모바일 앱에 생방송 기능을 추가했다. 사업 활로가 트인 것이다. 39도씨는 다시 원래의 방향으로 뱃머리를 돌렸다. 타이밍이 좋았던 덕에, 릴레이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39도씨는 국내외 각종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다각도 생중계 기술만큼은 자신 있다는 것. 일례로 촬영 중인 카메라를 플랫폼 하단에 띄우는 UI는 헤이그 국제 특허를 받았다. 우 대표는 “쉬워 보이지만 우리가 특허낸 기술로만 구현할 수 있는 UI”라고 설명했다. 또 생중계 영상 전송에 시간차가 생기지 않도록 39도씨만의 압축 방식으로 인코딩을 안 한 상태에서 로우 파일로 보내고 받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해외 시장으로…“이제 매출 일으켜야죠”


39도씨가 3년 동안 연구개발에 매진할 수 있던 데는 정부 지원사업의 도움이 컸다. 우 대표는 “기술 스타트업이라 바로 매출을 낼 수 없지 않나. 만들어 알릴 때까지 살아 남아야 했다”고 말했다.


창의도전형 R&D 사업, 스마트벤처창업학교, 스마트 미디어 창업 프로그램인 X캠프 등에 선정돼 지원 받았고 글로벌 창업기업 육성사업 기업에 뽑혀 3개월 동안 실리콘밸리를 경험했다. 그 결과 2016년 7월 유튜브 본사 초청을 받아 유튜브에서 직접 릴레이를 시연하고 호평 받았다. 

MWC 2017에 참여할 기회도 얻었다.

이 밖에도 엑셀러레이터 투자를 받고 크라우드펀딩에도 도전하는 등 안 해본 게 없다. 우 대표는 “정부지원사업을 잘 찾아 보면 지원받을 수 있는 게 정말 많다”라며 “창업하려는 친구들에게 고민만 하지 말고 시도를 하라고 늘 말한다. 해보면 생각도 못한 기회가 엄청 온다”라고 말했다.


39도씨는 릴레이를 월 구독 형태 앱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기본 기능만 무료로 제공하고 한 달 3-4달러 정도를 내면 전체 영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 타깃은 글로벌 시장이다.


우 대표에 따르면 국내 시장은 게임 외 다른 카테고리 앱은 유료 앱 구매가 그리 크지 않다고. 그래서 국내는 B2B 서비스만 계획돼 있다. 이미 장흥군청, SBA 등 라이선스를 판매한 레퍼런스가 있다. 종종 외주도 받고 있다. 39도씨가 촬영하기도 하지만 크리에이터에게 맡기고, 수수료 30%를 받는 경우도 있다. 우 대표는 “외주가 늘고 크리에이터가 많아지면 플랫폼화할 생각이다. 사실 국내 시장도 나중에는 B2C로 가는 게 꿈이다”라고 밝혔다.


더 큰 꿈도 있다. 스마트폰 기본 앱으로 들어가는 것. 그의 원대한 바람이다. 기술 스타트업인 만큼 인수합병도 하나의 목표다. 이와 별개로 지금까지는 개발에 매진했다면 앞으로는 자체 매출로 회사를 이끌어가고자 한다. 우 대표는 “이제 돈 버는 데 올인하겠다”고 말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