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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생에게 자전거를 줬더니..

조회수 2018. 8. 6. 11: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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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전기 동력 자전거가 탄생했다.

평범한 자전거를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한 대학생들에게 줬더니 태양전지 패널이 아주 창의적으로 붙어버렸다. 솔바람 팀은 세종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의 전공수업인 항공우주공학연구에서의 조별과제 모임으로 출발했다. 그리고 그들은 한 학기 동안 태양광 전기 동력 자전거를 2대나 만들었다. 


그것도 주행 중에도 실시간으로 태양광을 받아 충전할 수 있는 효율적이고도 똑똑한 녀석으로 말이다. 


한눈에 봐도 흔히 말하는 ‘조별과제 잔혹사’와는 거리가 멀다.

| 조별과제로 뭉친 솔바람 팀의 대학생 메이커들. 왼쪽부터 이해찬, 강종현, 이재국 메이커
항공우주공학 수업에서 태양광 자전거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는 태양광 항공기예요. 유명한 태양광 항공기 ‘솔라임펄스’는 태양전지 패널만 달고 지구 한 바퀴를 돌죠. 태양광을 사용한다는 건 그만큼 적은 동력으로 더 효율적인 추진을 해냈다는 거예요. 전기 자전거도 같다고 생각해서 제한된 동력 안에서의 전기를 받아 추진하는 탈것을 만들기로 같이 마음먹었어요.


처음에는 태양광 보트를 만들어서 태양광 보트 대회에 나가면 재미있지 않을까도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보트는 강에 끌고 가서 띄워야 하는 등 당장 시행하기에는 번거로움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자전거 만들기부터 시작했죠.

자전거에 태양전지 패널을 붙이는 방법이 여러 가지라고 하던데요.한 대는 지붕 위에, 한 대는 안장 뒤에 단 이유가 있나요?


사실 원래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서 용접부터 하고 싶었어요. 프레임을 만들고 자전거 바퀴도 직접 붙이면서 만들려고 계획했죠. 그런데 한 학기가 끝나기 전에 완성해야 하다 보니 시간이 발목을 잡더라고요. 실상은 중간고사 기간쯤부터 시작해 반 학기 만에 작업을 끝내야 했는데, 하나하나 다 만들기가 너무 번거로운 거예요.


아쉽지만 기성품을 사고 거기에다 우리 목적에 부합하는 것을 조금씩 추가하는 형태로 만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오히려 기존 태양전지 패널을 결합하는 방식과는 다른 방향으로 자연스레 나아가게 됐고요.

| 지붕 위에 높이 달린 태양전지 패널이 위용을 뽐낸다.
지붕 위와 안장 뒤에 단 형태의 장단점은 각각 무엇일까요?


지붕 위: 사람이 탔을 때 자전거에 태양전지 패널을 얹을 데가 어디일까 고민하다 떠오른 곳이 지붕이에요. 태양광을 딱 온전히 그림자 걱정 없이 받는 위치죠. 다만 태양전지 패널을 높이 떠받드는 구조물을 만들 때 다소 어려웠고요. 맨 위에 가장 중요한 장치가 있으니까 주의해서 운전해야 하는 사항도 있어요.


안장 뒤: 태양전지 패널이 생각보다 무거워요. 무게중심이 높으면 자전거가 불안정해지기 쉬운데 낮은 위치에 단 덕에 이러한 문제를 방지했죠. 전철 등지에 가져갈 때는 태양전지 패널을 떼어 접고서 손잡이를 잡아 가방처럼 휴대할 수도 있어요. 다만 사람 뒤로 그림자가 지면 태양광을 받기 어려운 점, 주행 중에 약간 펄럭이며 진동이 오는 단점은 있죠.

| 각기 다른 방식으로 패널을 단 자전거들. “네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두 가지나 준비했어.”
21% 고효율의 100W 태양전지 패널을 사용하셨네요. 이에 관해서도 설명해 주세요.


태양전지도 종류가 여러 가지예요. 우리가 고른 태양전지 패널은 21%의 고효율을 자랑해요. 일반 패널을 보면 지나가는 전선이 보이는데 우리는 그게 없는 태양전지 패널을 선택했죠. 시중에 구할 수 있는 것 중에서는 효율이 매우 높은 편이에요. 그보다 높은 패널은 우주선용이라서 애초에 살 수도 없고요.


재료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단순히 평범한 패널을 갖다 쓰는 대신 조금 더 고민해서 성능이 좋은 태양전지 패널을 찾아 썼다고 봐주시면 돼요.

만약 태양광 자전거를 판매한다면 각각 얼마 정도에 팔 수 있을까요?


태양광 자전거를 설계할 때 우리가 염두에 둔 점이 이걸 판매할 수 있는 수준까지 만들어서 한번 해보자는 거였어요. 나 혼자 쓰거나 남과 공유하는 의미 정도로 만들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왕 하는 거 진짜 최고 수준까지 잡아서 만들자는 생각이었거든요. 그래서 패스너 같은 부품도 하나하나 따져가며 선정했고 장착·분리 방식 등에도 심혈을 기울였어요. 만일 디자인을 개선한다면 지붕의 높낮이도 조절하게끔 만들고 싶어요.


다만 이걸 판다면 과연 얼마에 팔아야 할까 많이 얘기해봤거든요. 아직 결정된 게 없어요. (웃음) 그냥 만드는 것과 판매를 위해 만드는 건 다르다는 걸 느꼈죠. 내가 쓰려고 만들면 그냥 내가 만족하는 부품으로 공들여 제작하고서 흡족해하면 끝인데 판다고 생각하니 고민거리가 한둘이 아니더라고요. 단가 설정은 물론이고 제작할 때 걸리는 시간도 고려해야죠. 판매를 염두에 두고서 시작은 했으나 판매는 진짜 다른 차원의 문제인 것 같아요.

| 솔바람 팀은 이제 ‘자율주행 RC카’라는 다음 목표에 도전한다. 최종 목적지는 ‘퓨전’이다.
태양광 자전거 이후의 목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자전거 이전에는 드론을 만들었어요. 그냥 조립해서 손으로 조종하며 날리는 드론이 아니라 APM(Ardupilot) 컴퓨터를 내장한 드론이었죠. 아두이노 기반의 쿼드콥터용 보드에 프로그래밍하면 각 좌표마다 집어서 그 경로대로 주행할 수 있어요.


드론에 이어 펌웨어만 바꿔서 RC카에 옮겨 적용해보고 있고요. 나중에는 태양광 자전거와 APM을 합쳐서 자율주행이 되는 자전거를 만들 계획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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