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일하는 고양이 집사 유튜버, '꼬부기아빠'

조회수 2018. 5. 16. 10: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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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본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는 전요한 씨를 만나다
출처: https://www.instagram.com/goboogi.munchkin/
오늘의 주인공인 고양이 '꼬부기' 다.

지상파 방송사의 육아 예능이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그 현상을 보며 시청자들이 아이의 귀여움을 대리만족하려는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 분석했다. 그 흐름은 곧 유튜브로 왔다. 유튜브에선 육아뿐만 아니라 특히 반려동물과 관련된 콘텐츠가 큰 인기를 끌었다. 사정상 반려동물을 키우지 못해도 랜선으로나마 만족감을 얻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구독자분들께 실제 반려동물과 살고 계신지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어요. 의외로 70% 정도가 반려동물을 안 키우시더라고요. ” – 유튜브 채널 ‘꼬부기아빠’ 운영자 전요한 씨

유튜브 채널 ‘꼬부기아빠’는 사랑스러운 두 마리 고양이 꼬부기, 쵸비의 일상을 담은 곳이다. 채널 주인이자 아빠집사인 전요한 씨와 엄마집사, 그리고 두 마리의 고양이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샌브루노 지역에 살고 있다. 꼬부기네 가족이 미국으로 오게 된 건 전요한 씨의 취직 때문이었다. 전요한 씨는 현재 유튜브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그러니까, 유튜브 본사에서 일하는 유튜버인 셈이다.

“지난 연말에 회사에서 꼭 송년 파티에 참석하라고 하길래 가보니 회사 CEO에게 실버 버튼(유튜브 채널 구독자수 10만명을 넘은 크리에이터에게 주는 기념품)을 직접 받았어요. 제가 직원 중 첫 실버버튼 대상자라고 하더라고요.”
출처: 유튜브 '꼬부기아빠' 채널
유튜브는 구독자수 10만명을 넘으면 실버플레이버튼을 증정한다

전요한 씨는 유튜브의 메타데이터들을 관리하는 백앤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꼬부기아빠 채널을 시작한 것은 한국을 떠나오기 전부터다. 유튜브 취직 전 워킹비자 문제로 쉬던 공백기에 꼬부기도 자랑할 겸 채널을 열었다. 당시는 꼬부기가 갓 2개월 된 아기 고양이 시절이다. 유튜브 직원이기 때문에 특혜를 입었다든가 엄청난 채널 성장 전략을 알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은 필요 없었다. 전요한 씨는 스스로 채널을 운영하며 겪은 채널 운영 팁들을 소개했다.

유튜브 본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유튜버 전요한씨

전략 1. 집사는 집사답게, 반려동물(님)을 잘 모시자


사실 일반적인 유튜브 채널의 가장 큰 성공 전략이 ‘크리에이터의 끼’이듯 반려동물 채널의 가장 큰 성공 전략은 ‘반려동물의 매력’이다. 보통 반려동물들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만 충분히 보여줘도 재밌다는 평이다. 가만히만 있어도 워낙 예쁘니까 촬영기법이 프로페셔널하다거나 할 필요가 없다. 전요한 씨는 “사람 찍을 때는 오히려 구도가 중요하고 촬영 기법이 중요해서 어렵죠(웃음)”라고 말했다.

꼬부기아빠 채널의 실질적 주인인 쵸비(좌)와 꼬부기

영상에 잘 보이기 위해 꼬부기 쵸비를 위해 특별히 관리하는 게 있냐는 물음에는 ‘워낙에 예쁜데요’라는 집사다운 답변이 나왔다. 전요한 씨는 “영상 찍기 전에 눈곱같은 걸 떼주거나, 몸단장 외에는 별로 안 해요”라고 말했다. 꼬부기채널의 가장 큰 성공 전략은 정말 꼬부기와 쵸비의 미모다. 분하지만 사실이다. 얼마 전 두 고양이의 캐릭터로 제작된 인형은 텀블벅에서만 3억 매출을 기록했다.

출처: 꼬부기아빠 인스타그램
카메라와 놀고 있는 쵸비

전략 2. 영상 업로드는 매일 할수록 좋다


꼬부기채널이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1일 1영상’ 원칙을 세운 뒤부터다. 매일 영상을 올리기 시작하니 구독자 수가 갑자기 늘어났다. 전요한 씨는 영상 수가 많아지다보니 유튜프 페이지의 추천 영상에 많이 노출됐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짧더라도 주기가 중요했다. 오히려 짧은 영상은 사람들이 채널로 유입됐을 때 더 많은 콘텐츠를 보고 나갈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판단했다.

“추천 영상이라는 건 결국 사람들의 반응으로 판단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구독자수가 많지 않던 채널의 영상이라 하더라도 조회수가 높아지면 점점 더 노출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구독자수가 어느정도 모인 후부터는 다양한 채널 전략을 모색하기도 했다. 전략이라고 하기엔 취미에 가깝지만, 라이브 방송을 늘린다든가 새로운 서브 채널을 만드는 시도를 했다. 아빠집사, 엄마집사의 일상 이야기도 더 많이 담아냈다.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의 소중한 고양이가 된 꼬부기, 쵸비를 위해 ‘사람의 소리가 들어가지 않은’ 채널도 따로 만들어줬다. 반응이 있던 방식도, 반응이 안 좋던 방식도 있었다. 하지만 의무감을 갖지 않고 하니 시도에 의의를 뒀다. 앞으로도 180도 카메라 영상을 찍거나 슬로우모션 영상을 찍는 등 다양한 포맷도 촬영해보려고 한다.

반려동물과 함께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업로드한다.

전략 3. 본인이 좋아하는 주제를 꾸준히 하자


전요한 씨는 직업을 유튜브 직원에서 유튜버로 옮길 생각은 없다. 본업도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일상생활을 하다가 재밌으면 찍고, 일상 중 특별한 일이 있으면 찍는 식으로 조금 여유를 갖고 채널을 운영할 생각이다. 지금의 활동에 만족하기 때문에 주변인들에게도 유튜브를 추천하는 편이다.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그저 일기를 쓰듯 기록하면 추천한다고 말한다. 소소하게 오래 하기 위해서는 콘텐츠가 중요하다.


“유튜브에는 그냥 1부터 100까지 세는 영상도 있는데 보는 사람이 많아요. 먹방, ASMR도 처음에 시작했을 땐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했잖아요. 사회적으로 반감을 갖는 주제만 아니라면 본인이 좋아하는 주제로 꾸준히 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텀블벅을 통해 진행했던 꼬부기, 쵸비 굿즈 인형. 하루만에 2억 매출을 달성했고, 최종 3억 매출을 기록했다.

처음엔 꼬부기와 함께 시작했던 채널에서, 쵸비가 합류하고 나니 콘텐츠에 더 색깔도 생겼다. 꼬부기는 얌전하고, 쵸비는 뭐든 신나게 움직이는 성격이라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가 좋았다. 본인이 좋아하는 주제에서 다양하게 콘텐츠가 나올 수 있다면 본인도 즐길 수 있고, 독자들도 즐길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전요한 씨는 “앞으로도 꼬부기, 쵸비가 건강하게 잘 커서 팬분들께 지금처럼 사는 모습을 잘 보여드리고 싶다”라며 “좋아해 주시거나 위로받았던 분과 계속 함께하고 싶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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