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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주와 표절, 구닥과 스냅킼

베끼기 논란은 언제쯤 사라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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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30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일회용 필름 카메라 앱 ‘스냅킼’이 출시됐습니다. 스냅킼은 24장을 모두 촬영해야 사진을 인화할 수 있고 필름 현상소 버튼이 있으며 작은 뷰파인더로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왠지 익숙하지 않나요?

전 세계 16개국 애플 앱스토어 전체 카테고리 1위를 차지한 필름 카메라 앱 ‘구닥’을 연상시키는 설정과 디자인입니다. 때문에 일부 국내외 사용자들은 스냅킼을 구닥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알고 구매하기도 했습니다.

출처스냅킼 구매자가 올린 페이스북 게시물.

그러나 스냅킼을 출시한 곳은 구닥을 만든 스크루바 팀이 아닌, 캔디카메라 개발사로 알려진 주식회사 제이피브라더스(JP Brothers)였습니다. 제이피브라더스는 수억 명이 쓰고 있는 캔디카메라 앱의 푸시를 통해 스냅킼을 홍보했고, 구닥 안드로이드 버전의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던 스크루바는 이를 인지한 뒤 곧바로 공식 입장을 표명했죠.

스크루바는 “2012년 설립돼 카메라앱 시장의 선도 기업이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업체가 기 보유한 개발인력을 통하여 신생 업체의 제품을 카피캣하는 것은 상당히 실망스럽다”라며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법률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제이피브라더스 역시 10월1일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구닥이 일회용 카메라 콘셉트를 적용한 최초의 앱도 아니며 구닥의 디자인 역시 코닥의 펀세이버 디자인을 오마주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2017.10.01 구닥(Screw Bar Inc.)의 주장에 대해서 현재 논란이 되는 부분에 대해서 제이피브라더스의 입장을 전달드립니다.


1. ‘구닥’은 일회용 카메라 컨셉을 적용한 최초의 앱이다. 

–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이미 2016년 6월 17일에 앱스토어에 출시된 Teruyuki Tanaka의 ‘Dispo’라는 일회용 카메라앱이 있습니다. 해당 앱을 다운받아서 확인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제한된 크기의 뷰파인더에서의 촬영, 필름 단위의 인화, 인화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3~10일이 걸리는 등 ‘구닥’과 유사한 부분이 많습니다. 이외에도 일회용카메라 컨셉의 앱들이 몇 년전부터 다양하게 시도되어져왔으며 작은 뷰파인더, 그리고 인화시간 등은 일회용 카메라를 오마주한“ 여러 앱에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적인 기획요소입니다. 


2. ‘구닥’ 고유의 디자인을 따라했다. 

 – ‘구닥’ 측에서도 ‘Kodak’의 ‘펀세이버’의 디자인을 오마주하여 디자인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 ‘스냅킼’ 역시 일회용 카메라 제품을 설계하는데 고려하였습니다. 일회용 카메라를 실제로 사용하는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기존 제품의 디자인 요소를 일부 참고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시장에 나와있는 보편적인 앱의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법적인 조치를 언급하는 것에 대해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저희는 이런 논란이 일어난 점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악의적인 비방이나 도넘은 여론몰이가 아니라 일회용카메라의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스마트폰 유저들에게 줄 수 있는 건설적인 노력과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황금 연휴에 이런 논란을 일으켜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In response to the assertion of Gudak We present our official statement regarding to the current issue. 1. Gudak is the first app with the concept of disposable camera. – It’s not true. There’s a disposable camera app called Dispo from Teruyuki Tanaka launched on June 16, 2016. It has lots of common features with Gudak, like tiny viewfinder, film development and development time ranging from 3 days to 10 days. In addition, there are lots of camera apps featuring disposable camera concept. Tiny viewfinder and development time are the common features of the apps with the concept. 2. Copied the unique design of Gudak. – Gudak is known to be influenced by the design of a specific product of Kodak corporation. We also considered the product in the process of design. We refered some of the design elements of the product to give actual usage experience of disposable camera to users. It’s very sorry to hear the possibility of legal actions while it’s the common format already present in the app stores. Lastly, we’re very concerned about this kind of issue. Rather than negative assertions, we expect constructive effort and conversation to bring better experience of disposable camera to more smartphone users.


출처구닥 페이스북

원조가 누구냐의 문제가 아니다

제이피브라더스가 문제삼은 것은 이미 2016년 6월 17일에 앱스토어에 출시된 Teruyuki Tanaka의 ‘디스포(Dispo)’라는 일회용 카메라 앱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출처Dispo

실제로 디스포의 모습은 구닥의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유사한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제한된 크기의 뷰파인더에서의 촬영, 필름 단위의 인화, 현상 시간이 3일에서 10일 정도 걸리며 그 동안은 사진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것 역시 구닥과 비슷해 보입니다. 불편을 재현했다고 홍보하기도 했고요. 


이것만 두고 본다면 구닥도 ‘베끼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듯합니다. 이 부분은 스크루바의 설명이 좀더 필요한 부분입니다. 스크루바는 추후 관련된 입장을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제이피브라더스의 베끼기 행태에 더 크게 분노했습니다. 제이피브라더스가 캔디카메라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위의 ‘입장문’에는 사용자들의 비판이 이어졌죠.


한 사용자는 댓글로 “단지 ‘구닥이 최초다’라는 의미로 이 어플(구닥)을 좋아하는 게 아니다”라며 “구닥은 공식적으로 100만 명이 넘는 사용자에게 제대로 다가간 첫 일회용 카메라 컨셉의 어플”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또 다른 사용자 역시 “스냅킼은 컨셉뿐만 아니라 디자인, 기능 요소까지 구닥과 동일”하다며 “핵심은 제이피브라더스가 구닥‘만’의 요소를 가져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용자들이 판단하는 구닥의 성공은 단순히 디스포처럼 일회용 필름 카메라를 구현했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겁니다.


조경민 구닥 마케팅 이사는 “우리가 일회용 필름 카메라 앱을 ‘최초’로 만들었다고 말한 적은 한번도 없어 의아하다. 구닥 이전과 이후에도 일회용 필카 앱은 여럿 있었다”면서 “우리가 (스냅킼에 대해) 지적한 것은 구닥이라고 오인할 수 있을 정도의 유사성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아마 제이피브라더스는 스크루바가 만든 구닥이 ‘최초’도 아닌데 스냅킼더러 카피캣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구닥 앱은 다운로드 수 100만을 넘겼습니다.)

출처구닥 페이스북

여기까진 제이피브라더스가 지적한 첫 번째 사항이었는데요. 두 번째 사항은 ‘오마주’한 것이기 때문에 자신들도 코닥의 펀세이버를 참고했다는 얘기로 보입니다. 그 과정에서 구닥을 따라했다는 것 같기도 하고요.


스크루바는 처음부터 구닥이 ‘코닥’을 오마주한 것이라고 분명히 말해왔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구닥의 차별성이 없어지는 건 아닙니다. 구닥이 창조한 디자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같은 앱 화면을 봤을 때 구닥을 떠올리게 되었기 때문이죠. 스냅킼을 구닥의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오인한 것처럼요.

출처스크루바 사이트 구닥 설명

그래서 스크루바는 제이피브라더스가 ‘부정경쟁방지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조경민 구닥 마케팅 이사는 “부정경쟁방지법은 상품을 만든 주체를 오인하고 혼동하게 됐을 때 해당되는 것으로, 스냅킼의 경우 사용자들이 안드로이드 마켓에 구닥이 출시됐다고 오해할 수 있어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은 ‘타인의 상품과 혼동을 하게 하는 행위’를 규제하는 것으로 특허권이 없는 상품에도 적용됩니다. 


소비자가 보았을 때 디자인만 봐도 특정 출처의 상품을 연상시킬 수 있을 정도로 상품 형태가 차별화되어 있다면 부정경쟁방지법에 의거,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스냅킼의 화면을 봤을 때 구닥을 쉽게 떠올릴 수 있고 구닥 안드로이드 출시가 예고되어 있던 만큼 이를 구닥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혼동할 수 있어 보입니다. 이를 두고 완전히 법을 어겼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법적 분쟁의 대상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거죠.

또 제이피브라더스는 “일회용 카메라를 실제로 사용하는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기존 제품의 디자인 요소를 일부 참고하게 되었”다고도 밝혔는데, 그렇다면 제이피브라더스는 코닥을 오마주한 구닥을 다시 오마주했다는 걸까요?

매번 반복되는 베끼기 논란, 이제 지겹다


IT업계의 ‘베끼기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는 표현도 이제 진부할 정도죠. 그리고 매번 ‘카피캣’으로 지목된 쪽의 대응 역시 판박이입니다.


지난해 SK커뮤니케이션즈는 카메라 앱 ‘싸이메라’에 오디너리팩토리의 ‘아날로그 필름’의 일부 필터를 도용했다는 지적을 받고 해당 필터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SK커뮤니케이션즈는 “비슷한 류의 효과를 내는 필터들은 카메라앱 시장에 매우 많다”라며 무단 도용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콘텐츠 플랫폼 봉봉이 챗봇 스타트업 띵스플로우의 챗봇 서비스를 똑같이 카피한 사건도 있었는데요, 베끼기 논란이 일자 봉봉은 “원래 우리도 챗봇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었다”며 띵스플로우의 ‘챗봇 라마마’가 인기를 끌고 있어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본 것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제이피브라더스는 계속된 사용자들의 반발에 논란 이틀 만인 10월2일, 아래와 같은 사과문을 내놨습니다.


2017.10.02 

고개숙여 사죄드립니다 

일회용카메라의 사용자 경험을 잘 살리려는 과정에서 기존의 선도적인 상품과 유사한 점이 포함되어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점 참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지적해주셨던 말씀들 한마디 한마디 모두 뼈져리게 통감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명백히 선도적인 상품의 이미지와 유사하게 보였다는 점은 논란의 여지가 없을만큼 잘못된 일이라 심각하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현시점 즉시 논란이 되는 상품을 해당 스토어에서 내리겠습니다. 또한 기존 선도상품과 혼동/혼란을 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구닥측과 대화하며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논란을 일으키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현재 구닥측과 대화 중입니다. 대화 내용이 정리되는대로 다시 한번 상황을 공유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고개숙여 사죄드립니다. 감사합니다.


IT업계는 변화와 유행에 민감합니다. 하나의 서비스가 뜨면 너도나도 시도하게 되죠. 그런 아이디어 중 무엇이 베낀 것인지, 또 성공한 서비스를 어느 정도까지 ‘레퍼런스’ 삼아도 되는 것인지 명확한 기준선을 세우기 어렵습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선보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업계를 선도하는 업체를 참고하는 것도 불가피한 일입니다.


이 때문에 IT업계에서 흐름을 따라잡으려면 ‘카피캣’은 필요한 것이라고도 말합니다.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를 참고하고 이를 발전시켜서 자기만의 서비스를 만드는 것과, 똑같이 베껴 팔기 바쁜 행태에는 큰 차이가 있죠. 


그저 베끼든 말든 잘 되면 그만이라는 IT업계의 안일한 사고방식이 계속 남아있는 한 이러한 논란은 앞으로도 반복될 겁니다.

또 ‘카피캣’이라는 말의 뜻도 한 번 곱씹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카피캣은 어미고양이가 먹이를 사냥하면 새끼고양이가 이를 유심히 관찰한 뒤 사냥기술을 그대로 흉내내는 모습에서 유래했습니다. 소유한 자본이 더 크고 기존 업계에서의 인지도 역시 탄탄한 ‘어미고양이’가 스타트업과 같은 ‘새끼고양이’의 사냥 기술을 베껴 먹잇감을 가로채는 것을 뜻하는 말이 아니라는 얘기죠.


그래도 최근에는 카피캣 논란이 일어도 결국 스타트업을 베낀 쪽이 접게 되는 일이 늘고 있습니다. 이는 사용자의 가치판단 수준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구닥 카피캣 논란에서도 사용자들이 먼저 나서서 반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출처한 사용자가 캔디카메라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사진

누군가 카피할 정도로 성공한 서비스는 그만큼 충성도 높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스타트업의 상품을 섣불리 카피하는 행태는 기업 이미지에 치명타를 줄 수도 있습니다. 사용자들도 ‘딱 보면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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