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폰 '진달래3'도 스마트폰 맞나요?

조회수 2017. 7. 7. 17: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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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스마트폰 진달래3 파헤치기

지난 6월29일 <블로터>는 북한의 만경대기술정보사가 선보인 신형 스마트폰 ‘진달래3’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진달래3은 애플의 아이폰과 삼성전자의 갤럭시 디자인을 반씩 섞어놓은 듯한 꽤 세련된 디자인이 돋보였죠. (*참고기사 <‘아이폰 반, 갤럭시 반’…북한 스마트폰 ‘진달래3’>)

꽤 많은 분들이 진달래라는 이름이 친숙하고 정겹다며 호응을 보내주셨습니다. 비판적인 댓글도 있었죠. 또 한편으로는 이런 댓글도 달렸습니다. 

앱 못깔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없는 스마트폰이라..씁쓸ㅠㅠ

네, 북한의 스마트폰은 지금까지 인터넷 연결이 자유롭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사 본문에도 적혀있듯 앱을 자유롭게 깔거나 사용할 수도 없죠.


그렇다면 인터넷도 마음대로 안 되고 앱도 마음대로 못 까는 휴대폰에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되는 걸까요? 


진달래3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북한이 내놨던 스마트폰 ‘아리랑’, ‘평양타치’ 등도 이러한 특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궁금해졌습니다. 진달래3이 스마트폰인지 아닌지, 한번 차근차근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스마트폰의 정의부터 찾아봤습니다. 메리엄 웹스터는 스마트폰을 ‘추가 소프트웨어 기능(예: 전자메일 또는 인터넷 브라우저)이 포함된 휴대폰’이라고 정의하고 있고, 브리태니커온라인 백과사전은 ‘프로그램 구동 및 데이터 통신, PC 연동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고기능 이동통신단말기’라고 설명하고 있죠. 각자 내린 정의는 조금씩 다르지만 여러 백과사전 등에서 내린 스마트폰의 정의를 종합해보면, 스마트폰이라고 부르기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 요건이 꼭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진달래3의 경우는 어떨까요?

출처: 북한의 '진달래3'

1. OS가 있다


먼저 OS입니다. 북한은 자체 기술력으로 진달래3의 OS를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한 의견은 분분합니다. 북한은 이미 ‘조선식 운영체제’라는 이름의 OS를 가지고 있는데, 이 OS는 구글 안드로이드를 복제한 것일 뿐이라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페도라 리눅스 기반으로 만들어진 또 다른 OS, ‘붉은별’도 있습니다. 맥 OS를 빼닮은 모습으로 주목받았었죠. 순수하게 자체 기술력으로 만든 OS인 것일지는 알 수 없으나 어쨌든 진달래3 내에 OS는 분명 존재합니다.

2. 봉사시장에서 앱을 살 수 있다

두번째로 애플리케이션(앱) 스토어 유무입니다.


북한에도 앱스토어가 있습니다. ‘봉사시장’이라는 북한다운 이름의 앱스토어죠. 다만 우리나라에서 흔히 쓰이는 ‘카카오톡’이나 미국의 ‘페이스북’ 같은 앱을 자유롭게 내려받을 수 없습니다. 북한 당국의 검열을 거친 특정한 앱만이 봉사시장에 이름을 올릴 수 있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북한의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모두 ‘오프라인용’이라고 합니다. 앱은 정부가 통제하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해야 하고, 3G 네트워크상에서 인증 체계에 따라 미승인 앱이 모두 삭제된다고 합니다. ‘앱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사기만 하면 돼’라는 식이죠.

원하는 앱을 마음대로 받기 어렵다는 점이 애매하지만 일단 명목상으로는 두번째 요건도 충족합니다.

3. 인트라넷을 사용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인터넷’ 가능 여부입니다.


북한은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자국민 대다수의 월드와이드웹 접속을 전면 차단하고 ‘광명망’이라는 인트라넷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인터넷이 아닌, 북한 내부에서만 사용하는 폐쇄적인 인터넷망에만 접속이 가능하다는 얘기죠. 그렇다면 와이파이 연결은 가능할까요?

2016년 9월경 <TV조선>은 북한 최신형 스마트폰 ‘평양타치’를 입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해당 보도를 통해 평양타치는 와이파이 접속이나 앱 다운로드가 불가한 것으로 알려졌죠.

이에 대해 김윤도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국제협력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최근에 만들어진 북한 스마트폰은 와이파이 접속이 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북한 스마트폰을 쓴 사람들의 말을 종합해봤을 때, 스마트폰의 전자상거래도 가능하더라. 모바일 구매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중국의 IT기술에 영향을 받는 만큼, 스마트폰의 기능이 우리보다 다소 떨어지더라도 어느 정도까지는 구현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북한 이동통신 시장 동향-이동전화 및 태블릿 PC를 중심으로’를 참고하자면 북한은 평양과 같은 대도시에 와이파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와이파이는 인트라넷에 연결되고, 북한 주민들은 인트라넷을 통해 최신 뉴스, 실생활품 가격확인, 환율검색 등을 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에는 사용자의 교육이나 업무 및 일상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약 20-30개의 소프트웨어가 기본적으로 설치돼 있고, 게임이나 네비게이션 기능 및 사진/영상 등 파일공유를 이용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출처: 스마트폰과 북한, 왠지 신기합니다

북한이 인터넷보다 폐쇄적인 인트라넷을 사용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외부의 접근을 차단 및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인트라넷에 대한 또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2016년 국제앰네스티가 발표한 ‘통제된 사회, 단절된 삶’ 보고서에 따르면, 인트라넷은 ‘콤퓨터망’의 잘못된 말이며 이러한 폐쇄적인 네트워크조차도 소수의 정해진 인원만이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2008년부터 도입된 이동전화 서비스 역시 외부 연결은 금지돼 있고 북한 내에서만 통화가 가능하게 되어 있죠. 작년 9월22일 <허프포스트코리아>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인트라넷으로 접속할 수 있는 사이트는 28개 정도에 불과합니다. 와이파이가 가능하더라도 인트라넷에 한정된 이야기고, 방화벽으로 외부와의 연결은 철저히 차단되고 있습니다.

출처: 더 넓은 세상으로 나올 수는 없는 걸까요?

우리나라에 가져오면 스마트폰으로 쓸 수 있을까?

김윤도 부연구위원은 “기술적으로는 원래 돼야 한다. 북한은 현재 데이터 요금제도 사용하고 있고 3G 데이터 환경을 구축해놓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가능할 것이다”라며 “하지만 인터넷을 마음대로 볼 수 없게 해두는 제한 조치를 취했을 수 있다. 앱 스토어가 연결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3G 환경에서의 인터넷 연결은 가능할 수 있지만 앱 스토어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아서 앱을 자유롭게 내려받고 구동할 수 없을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것이죠.

사실 자료를 찾는 내내 기사마다 내용이 다르고 보고서마다 이야기하는 바가 달라서 애를 먹었습니다. 북한의 스마트폰을 마음껏 보고 분석할 수 없으니 당연할 수밖에요. 보지 못하는 사이에 북한의 ICT도 시시각각 발전하고 있고요. 


다만 위에서 추린 내용들을 토대로 볼 때, 진달래3은 스마트폰의 기능은 갖춰져 있으나 제한된 환경과 폐쇄적인 체제에 의해 반쪽만 쓰이고 있는 스마트폰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참고자료 

-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북한 이동통신 시장 동향-이동전화 및 태블릿 PC를 중심으로(2016)’, ‘북한 유무선 통신서비스 현황 및 시사점(2017)’ 

- 국제앰네스티, ‘통제된 사회, 단절된 삶-북한 내 휴대폰 사용 및 외부세계 정보 제한 실태(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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