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루기' 이긴 스포티파이, 카카오엔터 음원 얻었다

조회수 2021. 3. 11. 1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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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파이의 강수가 통한 걸까. 11일 스포티파이·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구 카카오M)는 “글로벌 음원 라이센싱 재계약에 대한 협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힘겨루기’가 열흘 만에 일단락되면서,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스포티파이 서비스에서 카카오엔터가 유통하는 국내 가수들의 음원을 들을 수 있게 됐다.


앞서 스포티파이는 지난달 2일 국내에서도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개시했다. 카카오엔터는 국내를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 스포티파이를 통해 음원을 유통하고 있었다. 그러나 스포티파이가 한국에 진출하자 카카오엔터는 국내 유통 계약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엔터의 모기업 카카오는 국내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을 운영 중이다. 이 때문에 시장 점유율 37.5%를 독점하고 있는 카카오엔터가 스포티파이를 견제하기 위해 음원 공급을 거부하고 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스포티파이보다 먼저 국내 상륙했던 애플뮤직도 카카오엔터와 계약에 실패한 바 있다.


스포티파이도 ‘맞불’을 놨다. 지난 1일부로 카카오엔터의 음원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힌 것이다. 재계약 조건에 대한 양사의 의견이 달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당시 카카오엔터는 “해외와 국내 계약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는 스포티파이 정책에 따라 해외 계약이 만료됐다”고 설명했다. 스포티파이가 국내외 시장 음원을 ‘함께’ 계약하기를 요구했지만, 카카오엔터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의미로 읽힌다. 다만 스포티파이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해외 라이센싱 계약 건은 한국 서비스 출시와는 관계없다”며 “1년 반 전부터 협상을 진행해왔다”고 부인했다.

협상 결렬이 카카오엔터에게도 득이 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음악 스트리밍 구독 서비스 가운데 스포티파이 점유율이 약 4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전세계 팬들의 항의도 잇따랐다. 이들은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스포티파이카카오엠(#SpotifyKakaoM)’, ‘카카오M 아웃(OUT)’ 등의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며 불편을 호소했다. 에픽하이의 타블로도 트위터를 통해 “기업이 예술보다 탐욕을 우선할 때 왜 아티스트와 팬들이 고통받는가”라며 사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일부 아티스트들은 유통사를 바꾸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케이팝을 위해 음원 유통산업의 독과점 방지법을 만들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까지 했다.


열흘 만에 두 회사가 이견을 좁히고 계약 체결에 나서면서 다행히 이번 사태는 ‘해프닝’으로 끝나게 됐다. 스포티파이는 “카카오 측 아티스트의 음악을 전 세계의 팬 그리고 170개국 3억4500만명 이상의 스포티파이 청취자에게 다시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아티스트, 레이블 및 권리자 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한국의 음원 스트리밍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카카오엔터도 “스포티파이 측과 음원 유통을 위한 계약 협의를 마치고,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서비스에 음원 공급을 재개하기로 했다”며 “앞으로도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대한민국 음악산업의 성장과 안정적인 창작 생태계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인 ‘모바일인덱스’ 자료에 따르면 스포티파이의 지난달 말 일간활성사용자(DAU) 점유율은 0.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티파이가 카카오엔터의 음원을 확보하게 되면서 국내에서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음원 수급에는 성공했지만 한국에선 무료 재생 옵션이 없고 가격경쟁력도 떨어져 결국 이용경험이 핵심요인이 될 것”이라며 “동일선상에서의 경쟁이 가능해지게 된 점은 국내 음원 생태계에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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