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단독]'덱스터'표 버추얼 프로덕션, 파주에 둥지 튼다

조회수 2021. 3. 3. 16:3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경기도 파주가 차세대 콘텐츠 생산기지로 각광받고 있다. 넷플릭스와 다년간 임대 계약을 맺은 ‘삼성 스튜디오’가 자리 잡은 데 이어 연내 CJ ENM의 가상(버추얼) 스튜디오 프로덕션도 들어설 예정이다. 영화 ‘승리호’의 메인 시각특수효과(VFX)를 담당한 ‘덱스터 스튜디오'(이하 덱스터)도 파주에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를 구축하고 차세대 콘텐츠를 제작한다.


가상 프로덕션 뭐길래


3일 <블로터> 취재 결과 덱스터가 파주 일대에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를 구축한다. 덱스터는 올 상반기 내 43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버츄얼 프로덕션 스튜디오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과 독일 업체의 컨설팅을 완료한 단계이며 완공 목표는 오는 6월이다.

출처: (사진=덱스터 스튜디오 홈페이지 갈무리)

덱스터의 버츄얼 프로덕션 스튜디오도 CJ ENM과 마찬가지로 에픽게임즈의 원천 기술인 ‘언리얼 엔진’을 활용할 예정이다. 언리얼 엔진은 게임에 활용하는 엔진으로 실시간 랜더링 기술을 통해 실사와 같은 이미지나 그래픽을 시각화할 수 있다. 게임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 실시간 공연 등 시각화가 필요한 산업에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에픽게임즈가 영화를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업계와 꾸준하게 협업하는 이유다.


지난달 CJ ENM은 에픽게임즈와 협업을 발표하면서 “사내 콘텐츠R&D센터를 주축으로 연내 국내 최대 규모의 버츄얼 스튜디오를 완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대형 LED 패널과 인카메라 VFX 장비 등을 갖춘 500평 규모의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를 연내 개관할 계획이다. 해당 스튜디오에서는 언리얼 엔진 기반의 실시간 랜더링 기술로 시각화한 VFX를 대형 LED 패널에 투사하는 제작 환경이 구현될 예정이다. 덱스터가 구축하는 스튜디오 역시 유사한 방식으로 설계된다.

출처: (사진=언리얼 엔진 홈페이지 갈무리)

그렇다면 콘텐츠 제작사들은 왜 버추얼 프로덕션을 도입할까. 버추얼 프로덕션은 가상 환경의 실감 콘텐츠 제작과 실시간 VFX 전반을 아우르는 기술이다. 컴퓨터그래픽(CG)과 3D 기술 기반의 VFX로 작업한 결과물을 촬영 현장에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그린스크린 촬영 대비 10~20%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그린스크린을 활용해 촬영한 결과물을 편집·합성하는 방식에 비해 시간도 아낄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현장 로케이션이 여의치 않은 제작 환경에서 각광받는 기술이다.


헐리우드를 비롯한 국내외 제작사들은 일제히 버추얼 프로덕션 투자를 늘리고 있다. ‘더 만달로리안'(디즈니), ‘웨스트월드'(HBO), ‘미드나잇스카이'(넷플릭스) 등 버추얼 프로덕션 기법을 도입한 제작 사례가 늘면서 관련 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상황이다. 실제로 더 만달로리안의 경우 지난해 에미상에서 특수 시각효과상을 수상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드라마와 영화뿐 아니라 예능, 혼합현실(XR) 공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처도 늘고 있다.

출처: (사진=덱스터 스튜디오, CJ ENM)

업계에서는 CJ ENM에 이어 덱스터도 파주에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를 설립하면서 향후 양사간 협업을 통한 공동 프로젝트 진행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CJ ENM은 콘텐츠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 드래곤을 보유하고 있으며 덱스터의 경우 다년간의 VFX 전문성을 갖춰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CJ ENM이 덱스터의 지분 6.75%를 보유한 2대 주주인 만큼 실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날 덱스터 관계자는 <블로터>에 “해당 스튜디오는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촬영 기법을 사용한다”며 “기존 VFX와 결합할 경우 큰 시너지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버추얼 프로덕션 첫 작품은 ‘더 문’?


덱스터의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 구축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화계와 콘텐츠업계에서는 김용화 감독이 준비하고 있는 우주 SF 장르 신작 ‘더 문'(가제)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라드스튜디오가 제작하는 더문은 달 탐사를 소재로 한 우주 스펙터클을 표방한 작품이다. 김용화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배우 설경구, 도경수, 김희애가 각각 출연을 확정지었다.

출처: (사진=씨제스,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갈무리)
영화 ‘더 문’ 출연을 확정지은 배우들. 왼쪽부터 설경구, 도경수, 김희애.

더 문이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의 첫 작품으로 거론된 배경은 제작 공정에 있다. 일반적으로 4K로 촬영한 영화의 경우 VFX와 색 보정은 2K로 진행하지만 더 문은 전 과정을 4K로 처리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VFX를 4K로 진행할 경우 2K 대비 10억원 이상의 비용이 상승한다. 대부분의 극장판 영화들이 4K로 제작한 후 후공정을 2K로 진행하거나 스케일업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이 버추얼 프로덕션이다. 언리얼 엔진 기반의 실시간 랜더링이 가능하며 대규모 세트장에 VFX를 직접 입히는 형태로 작업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드림웍스, 넷플릭스, 브론 애니메이션 등 유수의 기업들이 직접 스튜디오를 설립하거나 협업 체제를 구축하는 형태로 버추얼 프로덕션을 도입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CJ ENM과 덱스터가 나란히 관련 스튜디오를 구축하는 만큼 한국 콘텐츠 기술력을 전 세계에 보여줄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