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무선충전 '에어차지', 실현 가능성 있나요?

조회수 2021. 2. 28. 13: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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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자기업 샤오미가 흥미로운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 예고했습니다. 스마트폰 원격충전기기, 일명 ‘미 에어 차지(Mi Air Charge)’입니다. 그런데 이 충전기, 센티 단위가 아니라 미터 단위입니다.


한 번 상상해봅시다. 스마트폰에 충전선을 꽂지 않으면서도 집안에서 배터리 걱정 없이 쓰는 환경입니다. 너무 획기적이지 않나요? 샤오미는 아직 출시도 안 된 이 제품을 관련 영상과 설명자료까지 띄우며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출처: (사진=샤오미 홈페이지 갈무리)

이 제품은 5와트(W)의 전류를 ‘수 미터’ 까지 보낼 수 있다고 합니다. 5W면 시중에서 팔리는 패드 형태의 일반적인 무선충전기의 전류량과 같습니다. 물론 아시다시피, 이 제품들은 정말 손톱만큼만 떨어져도 충전 상태가 나빠집니다.


샤오미의 미 에어 차지가 미터 단위까지 전자파가 이어진다면 당연히 혁신적이겠죠. 그렇다면 이 제품, 진짜로 또 하나의 ‘대륙의 기적’일까요. 그런데 전문가들은 에어 차지가 샤오미의 ‘떡밥’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아닌 게 아니라 상식적으로 뭔가 이상합니다. 이런 기술이 가능했다면 당연히 다른 회사들도 진작에 이걸 만들려고 달려들지 않았을까요? 다른 회사들은 못 하는 혁신적인 기술을 샤오미가 개발한 데 성공한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 모른다’는 겁니다. 다른 회사들이 이 제품을 만들 수 있음에도 여지껏 상용화하지 못한 데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 (사진=flickr.com/londonmatt)
패러데이의 전자기 코일.

무선 충전에는 크게 세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첫째는 ‘자기유도방식’입니다. 영국 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데이(Michael Faraday·1791~1867)가 발견한 전자기 유도 법칙이 활용됩니다. 학교 과학시간에 패러데이의 전자기 유도 현상을 실습해 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자기유도방식의 충전기 작동 원리는 이렇습니다. 먼저 충전패드 속 송신 코일이 신호를 보냅니다. 이 신호는 스마트폰 속 수신 코일을 찾아 전자기 유도를 시작합니다. 송신 코일 내 전자(전기)들이 코일 주변을 흐르기 시작하면 이로 인해 자기장이 생기고요. 전자가 자기장을 통해 수신 코일 내에서 흐르며 배터리를 충전해줍니다.

출처: (사진=벨킨 홈페이지 갈무리)
유도식 무선 충전의 원리.

다들 아시다시피 이런 방식의 무선 충전은 큰 효용을 보진 못하고 있습니다. 유효 충전거리가 1cm 이내로 짧기 때문입니다. 통상 전자 손실 없이 충전 가능한 거리는 4mm 수준이며, 8mm를 넘어가면 충전이 어려워진다고 합니다. 사실상 무선 충전이라 부르기는 좀 민망한 수준입니다.


그래서 나온 대체 기술이 바로 ‘자기공명방식’입니다. 2007년 MIT의 마틴 솔라리치(Martin. Soljacic) 교수가 발표한 논문에 소개됐는데요. 코일을 통해 자기장을 만드는 건 자기유도방식과 똑같습니다만, 여기에는 ‘공명(공진·Resonance)현상’이 활용됩니다.

출처: (사진=벨킨 홈페이지 갈무리)
공명 현상을 활용한 자기공명방식 충전 이미지.

소리는 같은 주파수에서 서로 통하는 성격을 가집니다. 여기서 통한다는 건 저항이 극도로 낮아지면서 신호가 더 잘 흐르는 지점이죠. 이를 공진주파수라고 하고, 이 지점에선 전기가 손실 없이 전달된다고 합니다.


이 기술은 전력 효율이 자기유도방식의 무선 충전보단 다소 떨어지나 유효 거리는 약 1m로 더 깁니다. 효율은 낮지만 거리상으론 조금 더 무선 충전에 가깝죠. 다만 1미터란 거리는 아직 아쉬운 게 사실입니다. 당장 유선 충전기로도 1미터 거리에서 충전할 수 있으니까요.


이번에 샤오미가 들고나온 건 제3의 방식입니다. 바로 ‘전자기파’를 활용한 겁니다. 영국 물리학자 제임스 맥스웰(James Maxwell·1831~1879)가 전자기파의 존재를 증명했고요, 세르비아계 미국 전기공학자 니콜라 테슬라(Likola Tesla·1856~1943)은 실제 이 기술로 수 킬로미터 떨어진 전구에 불이 들어오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경이롭죠.

출처: (사진=샤오미 유튜브 갈무리)
샤오미 ‘미 에어 차지’는 144개 안테나로 전자기파를 빔포밍 방식으로 스마트폰에 쏜다고 한다.

샤오미 제품을 예로 원리를 알아봅시다. 우선 전기를 전자파로 바꿉니다. 그 전자파는 송신 기기 속 144개의 안테나를 통해 마이크로파 형태로 수신 기기에 직접 쏩니다. 일명 ‘빔포밍(Beamforming)’ 방식입니다. 그리고 스마트폰엔 ‘렉테나’라 부르는 정류형 안테나가 들어가 있습니다. 송신장치에서 보낸 전파를 받아서 전기 에너지로 다시 바꾸죠.


이 기술은 이미 오래전 발견돼 연구돼왔습니다. 이미 수많은 유수의 IT 회사가 이 기술을 활용한 무선충전 기기를 고민해왔는데요. 그 이유는 앞서 언급한 두 기술, 즉 자기유도방식과 자기공명방식에 비해 충전 유효거리가 수 미터 단위나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샤오미가 덜컥, 자기들이 이 제품을 상용화할 것이라 나선 겁니다.


그런데 이 기술의 문제는 되고 안 되고가 아닙니다. 기술 자체가 가진 두 가지 치명적 결점이 있는데, 기업들이 이 난제를 제대로 해소하지 못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안전성 문제입니다. 전자파는 온전히 스마트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기기를 중심으로 일정 반경까지는 전자파 범위입니다. 그리고 전자파는 피부에 흡수됩니다. 전자기파 기술에서 쓰이는 마이크로파의 경우 4와트의 전자파에서 체중 1킬로그램 당 체온이 1도 상승하는 효과를 낳는다고 합니다.


또 스마트폰이 머리에 가까울 경우 뇌와 안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사람은 아니지만 쥐를 대상으로 전자파에 노출 시킨 임상실험에서 악성 종양이 생겼다는 미국 국립보건원의 연구 결과도 있었습니다. 샤오미가 과연 이런 문제를 해결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일단 그들의 자료에선 안전에 대한 일언반구도 보이지 않습니다.


또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전파 간 간섭 현상입니다. 당장 스마트폰의 경우 전화 송수신이나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을 활용할 때 모두 전파가 활용되는데요. 무선 충전을 쓸 때 전화가 수신이 안 되는 문제도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안덕주 인천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는 '블로터'에 “일반적인 자기유도방식으로도 충전 중 전화가 수신되지 않거나 하는 문제가 있는데, 전자기파 방식은 이 같은 문제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출처: (사진=샤오미 홈페이지 갈무리)

정리합니다. 샤오미의 에어차지는 전자기파 기술을 쓰는 방식이며, 이는 새로운 기술이 아닙니다. 전자기파 방식은 기기상에서 전파 간섭 현상을 일으켜 전화 수신이나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의 연결에 지장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 당장 사용자의 안전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샤오미가 이 제품을 출시한다면 주목해야 할 게 있습니다. 바로 전파 규제를 통과하는지입니다. 각국 정부의 전파 규제를 통과한다면 안전성과 전파 간섭 측면에선 어느 정도 신뢰를 획득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샤오미 공개한 전자기파 방식의 무선충전은 그 자체로 우리의 삶을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게 사실입니다. 중국 기업이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나 이 회사가 만드는 제품을 그 자체로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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