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에 선행한 치킨집 '영업 중단'..회사마저 '돈쭐' 내

조회수 2021. 2. 27. 13:3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출처: (픽사베이 제공)

한 형제에게 무료로 치킨을 제공한 모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 점주가 주문 폭증에 잠시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사연을 접한 누리꾼의 ‘돈쭐’(돈+혼쭐) 응원이 이어지면서 주문이 소화하지 못할 만큼 늘어난 덕분이다. 또한 해당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는 점주에게 1000만원 상당의 영업 지원을 하기로 결정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프랜차이즈 치킨 매장을 운영하는 박재휘 씨는 지난 26일 배달 앱을 통해 “현재 많은 관심으로 인해 주문 폭주가 이어지고 있다”며 “밀려드는 주문을 다 받자니 100% 품질을 보장할 수 없어서 영업을 잠시 중단한다. 빠른 시간 안에 다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출처: (배달 앱 리뷰 갈무리)

이렇게 뜨거운 반응이 쏟아진 것은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형제에게 박 씨가 치킨을 무료로 대접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진 뒤다. 최근 박 씨의 프랜차이즈 업체 본사는 고등학생 A군이 보낸 손 편지를 받고 내용을 공개했다.

A군이 보낸 손 편지

편지 속 이야기는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편지를 쓴 A군은 어릴 적에 부모님을 사고로 잃고 할머니, 일곱 살 차이 나는 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고 밝혔다. A군은 코로나19 여파로 아르바이트를 구하기가 힘들어 택배 상하차 업무 등을 하며 가족을 돌보는 소년 가장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어린 남동생이 치킨이 먹고 싶다고 졸랐다. 하지만 A군의 수중에는 5000원밖에 없었다. A군은 동생을 위해 치킨집에 들어가 “조금이라도 좋으니 5000원에 먹을 수 있냐”고 물었지만 가는 곳마다 문전박대를 당했다.


그렇게 형제는 집에서 약 30분 거리인 서교동까지 걸었고 박재휘 점주의 가게 앞까지 이르게 됐다. 당시 박 씨는 가게 앞에서 ‘치킨’을 외치는 동생과 이를 바라보는 형을 보고 사정을 짐작했다. 둘을 안으로 들어오게 한 박 씨는 치킨 세트 메뉴와 콜라 두 병을 제공했다. 식사를 마친 뒤 A군은 5000원이라도 계산하려고 했지만 박 씨는 거절하고 그냥 내보냈다.


편지에서 A군은 “죄송해서 다음날도 찾아뵙고 계산하려 했지만 오히려 큰소리를 내시며 돈을 받지 않으셨다. 얼마 만에 느껴보는 따뜻함이었는지 1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고 밝혔다. 또한 “이후에도 동생이 저 몰래 가게를 찾아가 치킨을 먹었다고 해서 혼냈는데 사장님이 근처 미용실에 데려가 동생 머리까지 깎아 주신 것도 알게 됐다. 진심으로 감사하다. 앞으로 저처럼 어려운 사람들 도와주며 살겠다”고 썼다.

출처: (배달앱 리뷰 갈무리)

이 사연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확산됐다. 감동 받은 누리꾼들은 “저런 착한 사장은 ‘돈으로’ 혼쭐을 내줘야 한다”며 치킨 주문을 시작했다. 배달 앱 리뷰에는 “이런 분은 돈벼락을 맞아야 한다”, “덕분에 안구 건조증이 나았다”, “순살 주문했는데 뼈가 왔지만 어차피 돈쭐 내주려고 주문한 거라 맛있게 먹었다” 등의 응원이 이어졌다. 이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주문이 밀려들자 급기야 박 씨는 영업 일시 중단을 알리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박재휘 점주는 26일 배달 앱 리뷰를 통해 “(선행이 알려진 뒤) 저를 돈쭐 내주시겠다며 폭발적으로 주문이 밀려들었고, 주문하는 척 선물이나 소액 봉투를 놓고 가신 분도 계시다”면서 “전국 각지에서 응원 전화와 DM, 댓글이 지금도 쏟아지고 있는데 진심으로 감사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인사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프랜차이즈 업체 역시 박 씨에게 1000만원 상당의 월세와 물품 등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현석 철인7호 대표는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이런 감동적인 사람이 저희 브랜드의 점주 분이라는 게 너무 자랑스럽고 감사하다”며 “홍대 점주님 선행에 감동받아 영업에 필요한 지원을 해드렸다. 보상받아 마땅하시다”고 썼다. 또한 김 대표는 “A군과 연락이 닿는다면 장학금 전달을 꼭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박 씨는 “아직도 제가 특별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라도 그렇게 하셨을 것이라 믿기에 많은 관심과 사랑이 부끄럽기만 하다”면서 “소중한 마음들 평생 새겨두고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겠다”고 밝혔다.

출처: (배달 앱 리뷰 갈무리)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