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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 김우중 회장 유산을 품다..막차 올라탄 '대우 DNA'

조회수 2021. 2. 19. 1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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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출처: (사진=대우세계경영연구회)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두산그룹의 ‘캐시카우’였던 두산인프라코어가 현대중공업그룹으로 옮길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 5일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분 34.97%(취득 주식수 7550만주)를 이전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두산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의 최대주주로 지분 35.41%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한거죠. 이번 딜은 공정거래위원회 등 국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거쳐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9년 대우조선해양, 2021년 두산인프라코어까지 조선업과 건설기계 분야의 대기업을 인수하게 됐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에 이어 글로벌 2위의 조선사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에서 점유율이 9번째로 높습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글로벌 시장의 리딩기업 2개를 M&A로 품게 됐습니다.


두 기업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유산’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대우조선해양 모두 과거 ‘대우중공업’에서 분사돼 설립된 기업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은 대우중공업의 조선사업부, 두산인프라코어는 기계사업부였죠.


대우중공업은 1999년 대우그룹이 외환위기의 여파로 해체되면서 조각나 팔려갔죠. 조선사업부는 산업은행으로 편입돼 대우조선해양으로 명칭을 바꿨고, 두산인프라코어는 한국자산관리공사에 편입된 후 2005년 두산그룹에 인수됐습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2010년 포스코그룹에 편입돼 포스코인터내셔널로 사명을 바꿨고, 대우자동차는 미국 GM에 대우건설은 금호그룹에 편입됐죠.


김우중 전 회장의 유산은 조각나 대그룹에 편입됐고, 대우조선해양과 두산인프라코어의 ‘현대중공업그룹행’은 대우그룹 잔여 계열사의 ‘ 마지막 이적’이 될 전망입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20여년 째 산업은행의 관리 체제에 있었던 만큼 의미가 있습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번 M&A로 대우그룹의 ‘DNA’를 품게 됐습니다.


2019년 사망한 김 회장은 만 30세 때 대우그룹을 창업해 30여년 만에 그룹을 자산 규모 2위의 대그룹을 키운 신화적인 경영인입니다. 한때 대우그룹의 수출 규모는 국내 수출액의 10%를 차지할 정도였습니다. 대우그룹이 일군 ‘중후장대’ 산업들은 대그룹들에 팔려가 그룹의 성장축이 됐습니다.

출처: (자료=금융감독원)
현대중공업지주 지배구조.

대우조선해양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로 현대중공업그룹의 자산 규모는 15조 늘어날 전망입니다. 약 60조원 규모의 그룹으로 몸집이 커집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그룹에서 이전처럼 성장할 수 있을까요. 조선업이 여전히 침체기에 있는 만큼 대우조선해양을 전망하는 건 섣부를 수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수주 잔고가 갈수록 줄고 있고, 매출 규모도 덩달아 줄고 있습니다. 매해 영업외비용의 규모가 달라져 순이익을 예상하기도 어렵습니다. 조선업이 수주 산업인 점은 대우조선해양의 실적을 전망하기 어렵게 합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주력 선종이 일부 겹쳐 향후 구조조정도 예상됩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현재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국내 제조산업은 ‘풍전등화’의 상황에 몰렸죠. 두산인프라코어는 이 같은 상황에서 매출이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는 매출 3조2298억원, 영업이익은 264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두산밥캣의 실적(매출 4조2381억원)을 제외한 수치인데요.

출처: (자료=금융감독원)
두산인프라코어 실적 추이.

두산인프라코어 중장비 부문의 매출은 3조2298억원, 엔진 부문 매출은 466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보다 매출은 814억원(2.5%) 늘었고, 영업이익 185억원(6.6%) 감소했습니다.


무엇보다 글로벌 건설기계 업체가 각축전을 벌이는 중국 시장에서 성장이 눈에 띕니다. 지난해 중국시장 매출은 1조4672억원으로 전년보다 2136억원 증가했습니다. 중국시장은 두산인프라코어 전체 매출의 48%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도가 큽니다.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는 국내 시장과 신흥시장, 북미 및 유럽 시장에서 모두 매출이 줄었는데 중국 시장에서만 매출이 커졌습니다. 중국 시장 매출은 전년보다 17% 늘었고, 신흥시장(국내 시장 포함)과 북미 시장(유럽 포함)은 각각 6.4%, 7.8% 매출이 줄었죠.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중국 시장에서 전년보다 23% 성장할 것이라고 두산인프라코어는 전망했습니다. 중국시장 매출은 매해 최대치를 찍고 있습니다.

출처: (자료=두산인프라코어 IR북)
두산인프라코어 중국시장 판매대수.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만큼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이 나올 경우 추가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대형 기종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와 신제품 출시 등 온라인 판매를 강화해 성장을 견인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기준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6.4%를 기록했습니다. 전년보다 0.9% 포인트라 하락한 수치입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중국 건설기계 시장에서만 약 2조원이 넘는 매출을 낼 전망입니다. 지난해 현대건설기계의 중국시장 매출(8087억원)과 두산인프라코어(1조4672억원) 매출을 합하면 2조원이 넘습니다.


현대건설기계에 따르면 올해 중국 건설기계 시장은 5% 가량 성장할 전망입니다. 지난해 총 29만대의 건설기계 차량이 판매됐는데 올해 판매량은 30만대를 넘을 전망이죠.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시장에, 현대건설기계는 북미 시장에 강점이 있어 보입니다. 양사가 주력 제품의 라인업을 조정하고 각자 경쟁력 있는 시장을 공략할 경우 현대중공업그룹의 건설기계 부문은 경쟁력이 보다 강화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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