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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를 발 아래 두려는 애플의 '오만함'

조회수 2021. 2. 17.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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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카 상상도

세계적인 IT 기업 애플이 ‘애플카’ 개발을 위해 여러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지만, 줄줄이 퇴짜를 맞는 모양새입니다. 이유인 즉 IT 분야의 높은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무려 100년의 역사를 가진 글로벌 차 메이커들을 단순 하청 업체 취급하려는 애플의 오만함 때문이란 관측이 나오는데요. 자칫 ‘괘씸죄’에 걸려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손절을 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주요 외신들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일본 닛산과 애플카 공동 개발에 대한 협상을 논의했지만 최종 결렬됐습니다. 양측의 논의는 별 진전을 보지 못한 채 짧게 끝났고 논의가 고위 경영진에게까지 이어지지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애플은 앞서 현대차그룹과도 애플카 생산 협력을 논의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차가 “애플과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하며 최종적으로 없던 일이 됐음을 알렸죠.


일각에선 폭스바겐 또한 애플과 협업을 논의중이라고 하지만,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가 14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율주행 전기차 출시를 준비 중인 애플과의 경쟁이 “두렵지 않다”고 언급하면서 애플과 협력을 논의하고 있지 않거나 협력할 의향이 없음을 우회적으로 밝혔습니다.


정확한 건 아니지만, 분위기 상으론 애플이 줄줄이 차이는 걸로 보여집니다. 현대차와 협업 무산 당시 현대차가 애플카 협업 사실을 언론에 간접적으로 흘려서 애플이 현대차를 거부했다는 설(說)도 돌았지만, 닛산과 폭스바겐 또한 협의 대상이란 게 사전에 많이 알려져 있었다는 점에서 딱히 ‘외부 누설’은 무산의 원인이 아닌 듯 보여지는데요.


그렇다면 천하의 애플이 글로벌 차 메이커들로부터 줄줄이 차이는 이유는 뭘까요. 자동차 산업은 이제 하드웨어가 아닌 아닌 소프트웨어 기술로 경쟁하는 시대가 됐고, 그런 점에서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기업 애플은 최고의 파트너일텐데 말이죠.


업계에선 애플이 생전(?) 처음으로 자동차 시장에 진출하면서 터줏대감인 글로벌 차 메이커들은 발 아래 두려한 게 차임의 원인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IT 분야에서의 극강의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글로벌 메이커들은 그저 하청업체 취급을 하려 했다는 것이죠.


한마디로 “전기차, 자율주행 등 미래차 기술에 대한 소프트웨어 기술력은 애플이 제공할테니 너네들은 하드웨어와 대량생산을 맡아라, 아! 그리고 애플카 브랜드는 애플 브랜드로 간다” 이랬을 거란 얘긴데…


글쎄요. 아무리 애플이라 할 지라도,100년 넘게 산전수전을 겪으며 자동차 산업을 지켜온 메이커들 입장에선 애플의 태도가 꽤 괘씸하고 어이없을 법도 한데요.


애플카가 엔진이 필요없는 자율 주행 전기차라고 하나, 기본적으로 차를 만들 수 있는 전문적 기술과 생산 능력이 기반이 돼야 가능한데 차의 주요 핵심은 차 메이커가 다 만들고, 고작 소프트웨어와 브랜드만 내놓은 애플이 차의 주인 행사를 하겠다는 거니 차 메이커들이 이를 수용할 리가 만무하죠.


위탁생산으로 세계 1위가 된 애플이 기술 집약체라 하는 자동차 산업에 걸맞는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보유 했는지도 아직은 알 수 없는 일이고요.


게다가 최근 글로벌 차 업계는 미래차로 패러다임이 빠르게 전환되면서 새로운 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꽤 치열합니다. 내연 기관 시대의 1위 회사가 미래차 시대에선 변방에, 변방에 있던 회사들이 전기차 시대의 리더가 되는 절호의 기회를 맞을 수 도 있는 상황이죠. 헌데 갑자기 툭 튀어나와 애플의 하청이나 하라니요.


사실 애플이 차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5~6년 전에도 BMW, 다임러와 자율주행 전기차 협업을 위해 협상을 벌였지만 두 회사로부터 거절당한 바 있습니다. 애플은 자신의 아이클라우드 서비스와 융합한 차량을 원한 반면 제조사들은 자사가 직접 개발한 차량용 운영체제OS(Operating System)를 적용하길 원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애플카에 대한 애플의 전략이 만천하에 드러난 이상, 향후 완성차 업체와 손을 잡기는 쉽지 않을 거란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을 이끄는 완성차 업체를 발 아래 두려한 괘씸죄로 차 업계에서 손절을 당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여기에 애플의 유난스런 ‘비밀 유지 원칙’ 또한 협업의 장애가 될 수 있단 해석입니다. 차 메이커 입장에선 애플과 협업해 봤자 공유할 수 있는 기술이 전혀 없기 때문이죠.

요즘 폭스콘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폭스콘은 애플의 아이폰 등을 수탁생산하는 대만 제조그룹입니다. 지난 10여년동안 애플과 합작, 아이폰 및 아이패드를 가장 많이 생산한 회사죠. 하지만 애플과 지금껏 기술을 공유한 적이 없고 큰 재정적 보상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애플카를 협업하게 되면 제2의 폭스콘이 될 거란 이유가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독일 코메르츠방크의 애널리스트인 데미안 플라워스는 CNN과 인터뷰를 통해 “애플은 아무것도 공유하지 않을 것이다. 애플과 협력해서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이점은 생산량 증가뿐”이라고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닛산과의 애플카 생산 협업이 결렬되자 일부 언론들은 혼다, 스텔란티스 등을 마지막 남은 잠재적 협업 대상을 거론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애플의 지금까지의 오만함, 유난한 비밀스러운 전략을 유지한다면 이들과의 협업 또한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자칫 애플카가 실물 없이 그저 웹상에 떠도는 상상도로만 남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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