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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아닌 '가성비'가 돼 버렸다!..애플 M1맥북프로

조회수 2021. 2. 14. 13:3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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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운영체제(OS)에서 가장 사랑받는 인터페이스는 무엇일까. 고민할 것 없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 시리즈가 먼저 떠오른다. 운영체제 시장조사기관 넷마켓쉐어(NetMarketShare)에 따르면 2020년 12월 기준 운영체제별 점유율 1위가 윈도우10(54.6%), 2위가 윈도우7(26.6%)로 둘을 합치면 80%를 넘는다. 3위가 맥OS X 10.15인데 불과 4.2%로 격차가 크다.


아마도 머지않아 맥OS의 점유율은 오를 게 확실시된다. 애플의 ‘M1 맥북’ 덕분이다. 출시 전부터 인텔을 위협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는데, 실제 공개되자마자 그 경이로움이 드러났다. 아이폰의 확고한 충성층 덕분에 애플만 쓰는 iOS의 점유율이 높은 것처럼, 그간 미미하던 맥OS의 점유율은 M1 맥북으로 인해 뜰 게 확실해 보인다.

애플 M1 맥북 프로.

동급 최강의 퍼포먼스


맥북은 그간 영상, 이미지를 작업하는 디자이너에게 사랑받는 제품이었다. 색 재현율이 높고 여타 애플 기기와의 호환성이 뛰어나며 보안성이 높다는 장점들 때문이었다. 다만 인텔 프로세서 기반에선 퍼포먼스 측면에서 맥북이 딱히 강점을 지닌 건 없었다. 인터넷을 찾아봐도 맥북 선택의 가장 큰 이유는 ‘예뻐서’였던 게 사실이다.


이런 면에서 M1 맥북은 전작들과 차원을 달리하고 있다. 애플실리콘의 M 시리즈 첫 제품인 M1 프로세서를 단 맥북이 인텔의 코어 i5는 물론 i7 프로세서보다도 더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인다는 벤치마크 데이터가 나왔다. 그런데 가격은 i3 프로세서가 달렸던 전작들과 비슷한 129만원부터 시작한다. 이젠 맥북을 ‘감성’이 아닌 ‘가성비’로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같은 1분 30초 분량의 4K 영상을 동시에 렌더링했을 때, M1 맥북 프로(오른쪽)가 약 2분만에 렌더링을 끝내는 동안 2년 전 출시된 맥북 프로(왼쪽)는 절반밖에 렌더링하지 못했다.

M1 맥북의 성능은 어떨까. 웹 서핑 상황에서 웹 브라우저인 사파리로 영상을 포함해 50개의 탭을 열었는데 별다른 문제 없이 잘 실행됐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16GB 램을 탑재한 맥북 프로로 사파리에서 400개 탭에 더해 몇 가지 프로그램을 추가로 실행했음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물론 일상생활에서 400개 이상의 탭을 열 이유가 없을 테니, 일반적 웹서핑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영상 작업은 실사용 측면에서 보기 위해 M1 맥북 프로에 어도비 사의 영상 프로그램인 ‘프리미어 프로’로 4K급 영상 렌더링을 시험해봤다. 일반적인 노트북에서 4K 영상을 돌리면 단순 렌더링은 물론 영상 재생 시점부터 끊김이 발생하는 게 일반적이나, M1 맥북 프로는 아주 부드럽게 영상을 재생해냈다.


2년 전 최신형이었던 맥북 프로를 옆에 놓고 1분 30초 분량의 4K 렌더링 테스트를 해봤는데, 결과는 놀라웠다. 불과 2년 전 구매했던 구형 맥북의 렌더링 시간이 약 4분 소요됐는데 M1 맥북 프로는 단 2분 만에 끝낸 것이다. 2배에 달하는 차이는 M1 초기 모델에서 나올 것이라곤 전혀 예상치 못한 수준이었다.


더 놀라운 건 렌더링 중 노트북 상태였다. 구형 맥북은 렌더링 내내 팬이 빠르게 돌면서 소음을 냈고 키보드 상단 발열도 상당했다. 반면 M1 맥북은 팬이 돌아가는지 아닌지조차 모를 정도였으며 쓰로틀링은 커녕 발열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M1 프로세서에 최적화하지 않은 기존 프리미어 프로 앱이라는 것까지 참작하면, 그 차이는 실로 어마무시한 것으로 보인다.


3D 그래픽 작업은 실제 시험해보지 못했으나 여타 유튜버들의 측정 결과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언급하면 블렌더 프로그램 기준으로 델의 XPS 13나 레노버의 아이디어패드 등 비교군에 비해 약 30%가량 빠르고, 기타 AMD나 인텔 기반 프로세서를 쓰는 노트북보다도 소폭이나마 빠른 렌더링 성능이 확인된다. 비교 제품들이 외장 그래픽을 쓰는 반면 M1 맥북은 내장 그래픽이며, 블랜더 프로그램 또한 M1용이 아니란 점을 감안해 보자.

M1 맥북 프로에선 수십만 개의 이미지가 들어가는 벡터이미지 작업에도 수월한 줌인, 줌아웃, 패닝이 가능하다.

이미지 작업은 어떨까. 포토샵에서 초고해상도의 이미지를 만질 때나 인피니티 퍼블리셔에서 수십 만개의 이미지가 들어간 백터이미지를 다룰 때도 그래픽을 빠르게 로딩한 뒤 부드럽게 줌인, 줌아웃, 패닝이 가능하다. 각종 효과를 넣을 때, 기존 컴퓨터는 사양에 따라 팬도 심하게 돌고 쉽게 쓰로틀링이 걸리는데 M1 맥북은 그와 같은 현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실로 디자이너에 특화된 제품이라 할 수 있겠다.


M1에 구동되지 않는 프로그램도 기존 맥OS에서 돌아갔다면 새 OS인 빅서(Big Sur)의 ‘로제타2’을 통해 구동할 수 있다. M1 언어에 맞게 번역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1~2초로 사용자가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물론 M1용 프로그램보단 속도는 약 10~20%가량 느린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용 측면에선 전혀 불편함을 느낄 수 없었다.


스마트폰에 이어 컴퓨터도 점령하려는 애플


M1 맥북은 어떻게 이런 괴물 같은 성능을 낼 수 있을까. ARM 사의 설계를 쓰는 덕분이다. 원래 ARM 기반의 AP는 전력 소모를 최소화해 스마트폰에 특화됐는데, 애플은 ARM의 라이선스를 받아 영상·사진·코딩 등 고연산 작업이 돌아가도록 만들었다 기존 프로세서들이 태생부터 ‘헤비급’이었다면, 애플의 M 시리즈는 ‘플라이급’에 근육을 붙여 ‘미들급’ 이상으로 만들었다고 비유할 수 있겠다.


M1 맥북과 기존 프로세서와의 가장 큰 차이는 메모리다. 별도의 메모리 슬롯이나 칩 없이 패키지 안에 통합된 메모리로 이를 ‘통합 메모리 아키텍쳐’라 부른다. 이 방식을 취하면서 M1은 동시에 여러 프로그램을 쓸 때 생기는 병목현상을 없앰과 동시에 필요에 따라 메모리를 CPU나 GPU, 뉴럴엔진(NPU) 등으로 탄력적으로 할당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큰 대역폭과 낮은 레이턴시, M1에 최적화된 맥OS는 메모리가 능동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기초가 된다.

출처: (사진=애플)
M1 프로세서는 CPU와 GPU, 램, 뉴럴엔진 등을 한 칩 안에 얹는 SoC 방식을 택했다.

물론 M1 맥북은 아직까지 호환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윈도우즈를 쓰려면 패러렐즈(Parallels)를 돌려야 함은 물론 각종 플러그인을 깔아야 하는 홈페이지(특히 금융사·정부기관 홈페이지)는 막히는 경우가 많다. 기존 맥OS에서 잘 돌아가던 프로그램도 M1에서는 구동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최적화까지 과연 얼마나 걸릴지조차 요원하다.


다만 이런 문제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M1 칩의 뛰어난 성능이 이미 검증된 만큼 이를 탑재한 기기 사람들이 많이 쓸 테고, 그러면 프로그램 제작사들이 자연스럽게 M 프로세서에 맞게 프로그램을 내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애플이 스마트폰에 이어 컴퓨터에서도 자리를 확고하게 다질 날이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출처: (사진=애플)
M1 맥북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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