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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야인' 박철완, 금호석화 분쟁 불씨로 거론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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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지(story G)는 테크(Tech) 기업, 전통 기업, 금융회사, IT(정보기술)의 지배구조(Governance)를 모니터링하고 정보를 축적합니다. 기업과 기술의 거버넌스를 돌아보고, 투자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캐 내 보겠습니다.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

출처(사진=금호석유화학)

요즘 재계에서 금호가 3세 경영인 중 한명인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린다. 박철완 상무가 자신을 거두어 준 숙부에게 반기를 들 수 있다는 관측도 있고 지분을 펀드에게 넘겨, 간접적으로 숙부와 경영권 분쟁을 벌일 수 있다는 얘기들 때문이다.


분쟁의 현실화 여부, 지금으로서는 속단하기 어렵다. 물밑 움직임이 있을 수도 있고 루머일 수도 있다. 아니땐 굴뚝에 연기날까 싶기도 하고, 어려울때 도움을 준 숙부에게 설마 칼을 들이대는 어리석은 일을 벌일까 하는 양갈래 시각이 존재한다.


사실 여부를 떠나 박철완 상무가 왜 이렇게 분쟁 유발자로 재계에서 거론되는지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아울러 박철완 상무를 중심으로 한 금호석유화학의 잠재적 경영권 분쟁 가능성, 박철완 상무가 그 중심에 서게 된 이유, 분쟁이 현실화할 경우 그 결과가 어떨지 궁금해진다.

박철완 가계도.

출처(자료=공시 종합)

박철완 상무가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그가 가진 금호석유화학 지분 10%(27일 종가 기준 시가 약 6855억원) 때문이다. 이 지분율은 경영권 분쟁을 일으킬 수도 있고 분쟁을 잠재울 수도 있을 만한 지분율이다. 2020년 9월말 기준 오너 일가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가계(박찬구,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전무, 그리고 박주형 금호석유화학 상무)의 지분율 합은 14.27%다.


10%를 가진 박철완 상무의 지분율이 상당히 비중있게 부각시켜주는 상대 지분율이다.


사라진 아시아나항공 경영 참여 노림수


이런 루머가 나돈 이유는 최근들어 그가 경영권에 관심을 갖고 있던 아시아나항공이 결국 한진그룹으로 매각된데 주로 이유가 있다. 더는 항공사 경영에 참여할 수 없게 되자, 이제는 그가 금호석유화학을 등질 수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상징적 사건이 2019년에 있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산업은행과 합의한 직후인 4월29일 박철완 상무는 갑작스럽게 흥아해운 사외이사 자리에 올랐다. 2006년 아시아나항공에 과장으로 입사하면서 업무를 시작했었고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본부 등을 거쳐 금호석유화학에서 고무해외영업을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해운회사 사외이사 자리는 의외다. 금호석유화학도 이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심중에 아시아나항공 경영 참여를 담아두고 있던 박철완 상무가 아시아나항공이 결국 제3의 기업(대한항공)으로 매각되는게 확정되면서 항공사 경영참여의 꿈을 마침내 접어 이런 일을 벌였던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에 몸 담고 있으면 언젠가는 아시아나항공 경영에 참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있었다가 이 기대가 물거품이 되자 더는 ‘숙부들(박삼구, 박찬구)’에게 기대기 힘들어졌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고 심경 변화가 ‘흥아해운 사외이사’라는 돌출 행동으로 표면화됐다는 것이다.


최근 한진그룹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확정되자 그의 거취에 대한 얘기가 강하게 회자되는 것도 2019년 4월의 상황과 같은 연장선에 있다.


비운의 왕자?, 숙부들 사이서 노선 우왕좌왕


박철완 상무는 부친의 이른 작고로 경영자의 반열에 오르지 못한, 비운의 왕자(?)라는 점도 그를 입방아에 올리게 한다. 박철완 상무의 부친인 고 박정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2002년 작고했다. 박철완 상무가 20대 중반일 때다. 이후 가문에서 홀로서기란 여간 어려운게 아니었다.


아시아나항공 차장으로 근무할 당시 숙부들간 경영권 다툼이 일어났다. 그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편에 선 것으로 알려진다. 형제들간 돌아가면서 경영을 하기로 한 원칙이 깨질 조짐을 보이자 당시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던 박삼구 전 회장 편에 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관계는 오래가지 못했다.


2010년 그룹 전체가 워크아웃 및 자율협약 등 채권단 관리에 들어간 직후 박삼구 전 회장 측과 갈등을 빚게 됐고 오갈데가 없어진 박철완 측이 채권단에 돌연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을 요구했다가 채권단으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았다

산업은행 주도로 금호아시아나그룹 주요 계열사 경영권이 교통정리되던 시기다.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은 박삼구 가계가,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가계가, 아시아나항공은 박철완 가계가 맡겠다는 적극적 의사표시였으나 거부당했다.


그를 거두어 준 인물이 지금의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인 박찬구 회장이다. 임원 자리를 줬고 합성수지와 합성고무 부문을 번갈아 맡겼다. 박찬구 회장은 박철완 상무의 부친인 고 박정구 회장을 형제 중 가장 존경했고 너무 빨리 고인이 된것을 안타깝게 생각해오다 박삼구 회장편에 섰던 박철완 상무가 박삼구 회장과의 갈등으로 오갈데가 없어지자 품에 안아주었다고 한다.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팔지 않은 이유는 여러 해석이 있으나 박철완 가계를 배려한 행보라고 보는 시각이 많았을 정도다.


배신과 실리 사이, 경영권 분쟁 딜레마


그러나 박철완 상무는 이상적인 경영 수업 과정을 잘 밟는다는 인상을 주지 못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금호석유화학이 채권단 자율협약 상태에서 경영이 되던 시기에 박찬구 회장 가계와의 공동경영을 주장하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측에 여러차례 불만을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2011년에는 그의 모친인 김형일 고문이 금호석유화학 주식 7만여주를 장내에서 매수했다가 팔았으나 공시를 하지 않아 화제였다. 매수 금액은 대략 100억원 가량이고 약 40억여원의 시세차익을 봤던 것으로 추정된다. 공시 의무가 있으나 공시하지 않은 것을 두고 여러 뒷말이 나왔다.


지난해 사촌인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전무로 승진하는데도 함께 승진하지 못하자 그의 일탈 행보가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이 일기도 했다. 금호석유화학 내부에서도 ‘절반의 야인’처럼 지냈다. 사내 네트워크가 그리 탄탄하지 않아 금호석유화학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오래전부터 있었다. 한마디로 금호석유화학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래서 그의 행보를 예상하는 재계에는 우려의 시선이 가득하다. 독립이나 홀로서기가 아닌, 숙부를 향한 배신설이 먼저 불거진 것도 사실 여부를 떠나 그를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명분없는 싸움을 벌일 수 있다는 것인데 만일 현실화하면 숙부를 향한 배신설이 더 고개를 들 것 같다”며 “왕자의 난, 시숙의 난, 남매의 난은 봤지만 조카의 난은 처음일 것”이라고 했다.


분쟁이 벌어질 경우 승리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박철완 상무는 지분율로는 금호석유화학의 단일 최대주주다. 박찬구 회장 가계 지분율 총합(14.3%)과 4%포인트 남짓의 차이일 뿐이다. 누구든지 경영권 분쟁을 하면 승산이 있다고 믿기 쉬운 지분율 분포다.


하지만 자사주(559만2528주)를 제외한 의결권 지분율로 따지면 달라진다. 자사주를 제외한 박철완 상무의 의결권 지분율은 12.25%이고, 박찬구 회장 가계 총합 의결권 지분율(18.17%)과 격차가 벌어진다. 우호세력을 고려하면 경륜과 네트워크가 더 넓은 박찬구 회장에게 이니셔티브가 있지 박철완 상무에게 있지 않다. 도의적으로도 자신을 거둬준 숙부에게 등을 돌리는 모양새가 돼, 우호 지분 확보에도 애를 먹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박철완 상무가 최악의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재계에서는 보고 있다. 루머일 뿐이라는 얘기다.


박철완 상무 가계는 재계 여러 가문과 혼맥으로 연결돼 있다. 큰 매형은 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차남 김선협 (주)아도니스 부회장이다. 둘째 매형은 장세홍 키스코(KISCO)홀딩스 대표이며, 셋째 매형은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다. 그의 처가는 GS그룹의 방계인 코스모그룹이다. 주변에 그의 독립에 대해 관심을 갖는 지인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는 뜻이지만 동시에 그만큼 신중하게 움직여야 함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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