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었니?" 이모가 사다 준, 블루베리 롤케이크와 딸기 한 팩

조회수 2021. 1. 21. 18: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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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촬영=김주리 기자)

지난 9월의 일이다. 외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빈소가 마련된 청주와 외갓집이 있는 괴산에 다녀왔다.


병상에 계시던 어머니를 여읜 지 8년. 어머니의 영면 이후 외갓집과는 왕래는 거의 끊어진 상태였다. 딸만 넷을 두셨던 외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잃어버린 당신들의 첫째 딸을 꼭 닮은 기자의 얼굴을 볼 때마다 못내 묵혀둔 설움과 그리움이 올라오는 듯, 늘 울먹였다. 되려 찾아가는 게 죄를 짓는 기분이 들어 괜스레 명절이다 생신이다 하는 날에도 연락을 망설이다 ‘다음’으로 미루는 건 어느덧 일상이 됐다.


출처: (촬영=김주리 기자)

비슷한 이유로 이모들과도 멀어졌다. 반대였지만, 기자로서는 떠나보낸 어머니와 목소리, 말투까지 빼닮은 이모들과 연락을 할 때마다 떠난 사람이 아직 세상에 남아 당신의 딸에게 안부를 묻는 것 같아 종일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게 되고, 그런 마음이 영 불편했다.

출처: (촬영=김주리 기자)

며칠 전 서울에 방문할 일이 있었던 막내 이모가 기자의 집을 찾았다. 조카에게 주려고 청주서부터 들고 온 딸기와 케이크를 잠시 내려놓고, 기자를 향해 활짝 웃으며 “우리 주리 한 번 안아보자”라고 말하곤 다 큰 조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품에 안았다.

출처: (촬영=김주리 기자)

밥은 잘 챙겨 먹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기자의 안부를 묻는 이모와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내 시간은 흘렀고 이모는 떠날 채비를 챙겼다.


맛있게 먹으라며 제철 딸기와 롤케이크를 건네주며 “고기라도 사줘야 하는데”라며 이모는 못내 미안해했다.

출처: (촬영=김주리 기자)

“다음에 만날 때는 더 맛있는 거 사줄게”라고 말하고는 다시 한 번 ‘밥 잘 챙겨먹으라’는 당부를 하고 이모는 문을 나섰다.

출처: (촬영=김주리 기자)

청주에서 올라 온 사랑 먹은 딸기 한 팩, 평소 즐기지 않는 블루베리 롤 케이크.


리뷰합니다. 고기보다 맛있었습니다.


청탁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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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추천곡-George Winston(조지 윈스턴)이 연주한 ‘Canon(캐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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